남편이 아파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정신과 치료 받고 있어요
회사에서 몇년간 너무 힘든 일을 당했어요
알아요
인정해요
많이 힘든 것도 알겠어요
근데 나는요.. 나는 안힘든가요?
저 지금 애둘 혼자 독박하면서 프리랜서로 일해요
남편은 현재 백수.
모아둔 돈 까먹으면서 살아요
큰애는 기관 다니는데 둘째는 너무 애기라 못가요.
큰애 없을 때, 애들 재우고 틈틈이 일하는데 많이 못해요.
집안 살림도 엉망, 청소도 엉망, 애 둘 어지르는데 애 아빠는 더 큰 스케일로 어질러요
정신과 의사가 애 아빠한테 취미 생활하래요
즐거운 일을 해야 부정적인 생각 (자살 충동 등) 같은거 없앨수 있대요
그래서 좋아하는 낚시하고 캠핑해요.
온 집안이 캠핑 도구, 낚시 도구 애들 장난감으로 어지러워요.
치워도 치워도 몇일 지나면 다시 다 밖에 널브러져있어요
잔소리하면 귀 막아요
안대요 자기도 치우고 싶은데 안된대요
머리 속이 너무 복잡해서 일상적인 생활이, 기본적인 생활이 안된대요
자꾸 회사 일 생각나고 생각나면 죽고 싶고 화 나고 미칠 것 같대요
그래서 낚시 갈 계획 세우고 캠핑 준비하면서 그 생각 안하려고 한대요
그리고 그거 안하면 폰 들여다봐요
게임 같은거 안해요
그저 자기 같은 케이스 재판 같은거 찾아보고 아니면 자기 병에 대해 논문 같은거 읽고 변호사랑 얘기하고 그래요
근데 나는요..
애기 돌봐주다가도 마감이라 일해야 하는데 애기는 자꾸 저한테 치대고 뭐해달라 요구하는데
남편은 폰만 쳐다보고 있고 나는 혼자 애 보다가 일하다가 밥때되면 밥하고..
미칠 것 같아요
그래서 이삼일에 한번씩 혼자 운동도 하러 다녀요
집에 오면 애는 티비 보고 있고 남편은 낚시 도구 정리하거나 폰 보고 있어요
남편도 나름 뭔가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시키면 기저귀도 갈고 밥도 간단한건 일주일에 한번은 해요
가끔 애들 데리고 나가서 놀다 오기도 하고요
근데 부족해요
시간도 부족하고 나 혼자 있는 시간도 부족하고 그냥 답답해요
오늘은 일해야 하는데 둘째 안보고 계속 폰만 보는 남편한테 너무너무 화가 나서 크게 화냈어요
둘째가 일하는데 와서 심심하다고 컴퓨터를 꺼버렸거든요
제발 폰 좀 그만 보고 둘쩨랑 좀 놀아주라고 소리 질렀어요
혼자 친정에 가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니까 남편이 우네요
자기도 이러고 싶지 않다고
근데 너무 힘들다고
내가 화내면 자기는 죽어버리고 싶다고
자기 잘못이 아닌데, 피해자인데 왜 이렇게 자기만 고통당해야 하는지 미치겠다고.
알아요 그 망할 회사가 잘못인데, 그 회사가 내 남편을 아프게 했는데
왜 난 남편한테 화가 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