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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식구가 부담되는게 죄책감 들어요

ㅇㅇㅇ |2020.02.20 03:08
조회 37,514 |추천 124
자려고 보니 덧글이 많아서 추가해 봅니다.
속상해서 쓴 글이고 따끔한 충고나 위로 덧글 잘 봤습니다.

제 남편 걱정해 주는 분도 계시던데 제 남편은 솔직히 말해서..
저 같은 자기 부모에게 돈 쓰는것에 찌질한 인간이 아닙니다.
반듯한 시부모님 밑에서 예쁜 받는 아들이라 효자이기도 하고
저희 친정 부모님께도 저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에요.
아빠 전화 왔을때도 저보고 언니한테 전화하지 말고 그냥 우리가 다 보내자고 저 설득하는 사람이에요.
가족형제들 주변에 잘 베푸는 성향이고 그래서인지 결혼 당시에 모은 돈도 5천도 안되었지만 해맑고 다정다감합니다.
경제적인 조건 좋은 남친들 있었지만 무엇보다 저만 사랑하는 순정남이라 결혼했어요.
상대적으로 전 이 악물고 회사 생활한 사람이라 결혼 당시 집(아파트 자가) 제가 했고 전 현재까지 운좋게 벤처회사 팀장이라 연봉은 늘 제가 더 높았어요. 친정 생활비 드리는 50 빼고도요..
제가 이모 노릇하듯이 남편도 삼촌 노릇하게 시조카 3명도 동일하게 챙기고 있고 시부모님 병원 예약부터 결혼기념일 영화예매, 매년 두분 모시고 2박3일로 국내여행 갑니다. 일정도 제가 다 짜고요..
며느리 잘 들어와서 좋다고 저를 예뻐하시니 제 남편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되요.

쓰고 보니 양가에 너무 잘하려고 애쓰는 제 성향 때문인가 싶기도 하네요...
아니면 자식 없는 것에 대한 우울감일까요..
이래저래 아직은 마음이 심란하네요..

_________ 이하 본문

결혼10년차 45세 맞벌이하는 여자입니다.
어제 친정 아빠가 앞니가 부러지셨다는 연락을 받았고
오늘 치료비 300 보내드렸는데 기분이 다운 되어 끄적 거립니다.

평소에는 친정 부모님과 사이가 좋은데 돈 들어갈 일이 생기면 저도 모르게 예민해지네요.
도리어 시부모님과는 이렇지 않은데 내 부모한테 왜 이런 마음이 드는건지... 시아버지 수술비로 500만원 드리고 시어머님 무릎 수술비도 200 드리고.. 드리면서도 괜찮았거든요.
자식 된 도리로 당연히 해드려야 하는 건데 왜 이렇게 못 난 마음이 드는 건지..저 자신이 싫어집니다.

오늘 300 보내기전에 언니랑 얘기해 보겠다고 하니 언니네는 애들 키우고 거기는 시부모님도 어렵지 않냐고 어쩌냐고 하시는데 저도 모르게 그래도 언니도 자식이니까 알아야지 하고 냉랭하게 말하고 끊고 나니 저도 기분이 더 별로에요..

언니한테 연락하니 쌍둥이가 이번에 고등학교 들어가서 교복도 맞춰야 하고 한명이 사립외고 들어가서 학비도 내야하는데 어쩌지..
저도 모르게 그래서? 라고 냉랭하게 말하니까 화내지 말라고 형부랑 얘기해 보겠다고 하고 카톡으로 150 보내줄게. 근데 대출 받아야 해서 다음달에 보내야 할거 같아 미안해 라고 하는데 나도 괜히 미안해지고..
그래도 쌍둥이들 고등학교 들어간다고 이번에 새뱃돈은 인당 30씩 줬고 생일이며 어린이날 크리스마스까지 여태 이모 노릇 못하거는 없는데 난 자식도 없는데..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난 친정 식구들에게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루하고 긴 글이지만 속풀이로 제 얘기 좀 써볼께요.
고등학교 때 집이 어려워져서 동덕여대 합격했지만 그런 대학(?) 가면 뭐하냐고 돈벌라고 하셔서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어요.
(나중에 부모님이 미안하다고 하심)
언니는 SKY 다녔는데 등록금 없어서 휴학했고 알바 1년하고 복학했지만 등록금 모자라서 제가 등록금 내줬어요. (이건 언니가 취업해서 바로 갚았습니다)
언니 좋다는 부자집 남자들이 많아서 그러면 안되지만 내심 언니가 결혼해서 그렇게 가고싶다던 유학도 가고 대학원도 가기를 바랬는데... 같은 대학 선배랑 26살 때 바로 결혼했어요.
그 집은 우리집보다 더 심하게 가난한 집이라 지원은 커녕 거기도 형부가 생활비 드려야 하는 처지라 둘이 월세로 시작해서.. 맞벌이 했는데 쌍둥이 낳고 독박육아라서 언니는 전업주부에요.
그나마 형부가 대기업 부장까지 하고 있지만 언니 삶은 육아와 제사.. 시부모, 시아주버님, 시조카 과외까지 해줄 정도에요.
언니 학벌이나 능력 아깝다고 생각하는데 친정이나 시가 지원 없이 달리 선택할수 있는게 없으니..
남동생은 지방 전문대 합격했는데 남자는 일단 전문대라도 나와야 한다고 해서 저랑 언니가 등록금 내줬는데 공부는 못해도 착하고 얌전한 줄만 알았던 남동생은 일주일 다니고 자퇴하면서 그 등록금 환불 받아서 PC방 다니면서 학교 다닌척 했고 가을학기 시작할때 되서야 가족들 알았습니다. 집 난리났고 바로 군대 갔어요.
군대 제대라고 나서 그 뒤로 남동생은 혼자 자취해서 삽니다. 친정집이 좁아서 방한칸인데 거기서 살기 싫다고 알아서 살겠다고..
사이가 나쁜것도 아닌데 연락도 잘 안받고 본인이 필요할때만 연락을해요. 직장이라도 멀쩡히 다니면 좋을텐데 적응을 잘 못하는지 대부분 백수 상태.. 그 와중에 월세 내니까 지금 나이 40인데도 월세 보증금 1000이 전재산이에요. 명절에도 친정 집에 안오고 친정 부모님과 일체 연락 안하고 심지어 친정 부모님 생신때도 안와요. 저희 집이나 언니집에 1년에 2~3번 놀라와서 2일 정도 자고 갑니다.
솔직히 어릴때부터 아들이라고 진짜 부모님이 애지중지 키웠는데 부모님한테 왜 저렇게 상종도 안하는건지 저도 속이 탑니다. 물어보면 부모님 보는게 부담되서 만나기가 싫고 자기 삶만으로도 본인이 벅차다고 하네요. 허참..

상황이 이러니 결혼 전까지 15년간 친정집에 문제(?)는 다 제가 해결했어요. 부모님도 둘다 일하셨지만 아빠는 경비 하시고 엄마는 식당일 하다 다치셔서 병원비가 더 나온 상황이라..
결혼은 당연히(?) 제 돈으로 했고 친정부모님은 밥 한끼 사주신게 다에요. 제가 결혼하면서 친정 세탁기. 냉장고. TV. 노트북 사드렸고 축의금도 비상금 하시라고 다 드렸네요.

지금도 매월 생활비 50 보내드리고 (언니도 50 남동생은 10) 소소한 생필품 이런거는 제가 다 보내드립니다.
언니네가 2시간30분 거리에 살고 저는 30분 거리에 살아서 아무래도 더 자주 뵙기도 하고요.

어릴때는 둘째고 여자라서 언니나 남동생에 비해서 차별 받았는데 어째 자식 노릇은 제가 다 하는 느낌..
난 자식도 없는데 나중에 나는 누가 챙길까 싶은 생각도 들고
차라리 내가 먼저 죽어서 사망보험금이라도 몇억 나오면
그게 친정식구들한테 더 도움될까 싶기도 하고
돈이 많으면 이런 생각을 안할까 싶기도 하고
머리도 복잡하고 속도 상해서 잠이 안오네요.
추천수124
반대수7
베플ㅇㅇ|2020.02.20 05:46
언니랑 동생은 주고 싶은 자식이고, 님은 살림밑천인가..? 가족간에도 주기만 하는 사람, 받기만 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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