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야
살다보니 내가 이런데 들어와서 푸념하는 날도 오네
니가 이걸 볼일은 없겠지만,
답답한 내 마음 조금이나마 풀고 싶어서 끄적여볼까 해
우연히 알게된 여기엔 나랑 비슷한 사람들 많더라고
내 소식 하나도 없어서 궁금해할지는 모르겠어
사실 너무너무 힘들어 진짜 너무.
그래도 뭐 꾸역꾸역 지내고 있긴해
이게 지내는건지 버티는건지는 잘 모르겠네
그날, 전화로, 또 카페에서 니가 우리 그만하자 했을때
나름 이성적으로, 좋은 마무리로 너 보내려고
노력했던거 같애
솔직한 내 진심을 말하자면
아직도 니가 간절하게 필요하다는거, 사실 그게 진심이야
그래도 동정심으로, 미련으로 잡고 싶진 않았어
감정에 휩쓸려 다시 우리가 만나면
서로 똑같은 스트레스의 반복일테니까 누나 말처럼
지금은 정말 아니니까,
내 감정만 생각하고 강요하면 안되니까
누나 눈에 안띄게, 소식 안들리게
어떻게든 참고 견뎌볼라구 용쓰는 중이야
근데 참 습관이 무섭긴 하더라
침대는 넓어졌는데 나 여전히 오른쪽에 붙어서 잔다?
누나, 나 투정 많이 부리고 집착 많던
내가 더 여자같던 그런 남자친구였잖아
그래도 헤어질때 너랑 했던 약속만큼은
남자답게 전부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
처음엔 혼자 남겨진게 너무 힘겹고 버거워서
다 놔버리고 고향으로 도망갈까 생각하기도 했었지만
여기서 꿋꿋하게 버텨볼라고 해.
힘들다고 피하진 않을래
지옥같은 이시간이 지나면 다 비워내고
좀 더 성숙한 내가 되어있기를
그때는, 그때가 되면 누나 눈앞에 나타나볼게
우리 둘 해묵은 감정들이 조금은 풀려있을 쯤엔,
많이 변한 모습으로 서로 마주하자
다시 잘 안되더라도, 웃고 지낼 수 있는 사이로는 남자
혹시 몰라, 작년 봄 우리 그랬던거 처럼
설렜던 그 마음으로
다시 너랑 광안리 테라스에서 맥주 한 잔 할지도 모르잖아
덜렁되지말고 잘 지내고 있으렴
마스크 잘 하고 다니고
보고싶다 누나, 말썽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