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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만나고 잠수이별+환승이별 당했네요...

흑백포도주 |2020.03.01 20:13
조회 3,040 |추천 6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30대초반 연애경험 많이 없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며칠전 잠수+환승이별을 당하고,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충격이 커서 2주 가까이 폐인처럼 지내다가 친구들 만나고 열심히 운동에 몰두하면서 어찌어찌 조금씩 극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와 함께 했던 순간이 떠오를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서 하소연이라도 할겸 글을 써봅니다.


그녀는 내가 다니는 회사 선배 소개로 만났습니다.

작년 10월말이었던걸로 기억해요.

아직도 첫 소개팅때 부산 서면역 출구에서 계단으로 걸어올라오던 그녀를 실물로 처음 보고 가슴이 설렜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이후 3번을 더 만나면서 그녀는 제말도 잘 들어주고, 잘 웃어주고, 더치페이도 잘하고, 면전에서나 카톡에서나 티키타카를 잘해줬어요.

특히 그녀는 미소가 너무 이뻤죠..ㅎㅎ

그녀에게 마음이 가게된 결정적인 포인트는 그녀가 강아지를 키우게된 계기를 듣던 순간이었습니다.
사연인즉슨
그녀의 집근처에 떠돌던 유기견을 발견해서 주인에게 데려다줬는데 주인이 매몰차게 안키우겠다고 했고, 결국 자기가 발견했으니 끝까지 자기가 책임지기로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뭐 특별한 사연이라고 하는 분들도 많으실테지만 저는 그 마음씨가 너무 곱더라구요..ㅎ

결국 저는 고백을 했고, 19년도 수능날 그렇게 우리의 1일이 시작됐습니다.


사귀는동안 솔직히 저는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왜냐면 그녀 이전에 만났던 예전 여친한테는 너무 제가 신경도 안써주고, 무심했고, 사랑한다는 표현도 잘 안해줘서 많이 울리기도 했고, 결국 헤어지면서 제가 느낀점이 참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사랑하는 사람 눈에서 눈물나게 하는 짓은 절대 안하겠다고 결심했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만난 그녀는 제가 너무 좋아하다보니 본능적으로 계속 챙겨주고싶고, 보고싶어지더군요..

항상 제 머릿속에는 그녀가 있었고, 지금은 뭐하고있는지 항상 궁금했고, 길가다가 꽃집이 보이면 저색깔의 꽃은 그녀도 좋아하려나? 티비에서 맛집이 나오면 저음식도 그녀가 좋아하려나? 항상 그녀뿐이었던것 같아요..

남부럽지 않게 사랑했고, 카페와 빵을 좋아하는 그녀라서 항상 만날때마다 저희는 카페투어를 다녔습니다..

그랬는데..

​1월말부터 그녀가 카톡 텀이 점점 길어지더군요.
그리고 월말이라서 바쁘니까 야근도 많이 한다고 했고, 저녁에는 카톡이 갑자기 끊기더니 다음날 아침에 어제 자기도 모르게 잠들었다고 하는 날이 잦아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말을 믿어주었죠.
아니..사실 서로 1시간반 거리에 사는지라 확인하러 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2월 11일 화요일 ...
점심까지 서로 카톡을 주고받았는데 그 이후로 24시간 넘게 전화는 아예 받지도 않고, 카톡을 아무리 보내도 읽지 않더군요..

이건 뭔가 사고가 난게 분명하다.. 폰을 잃어버린건가? 온갖 생각이 다 들더군요..

결국 수요일에 1시간 조기퇴근하고, 그녀회사로 무작정 차를 몰았습니다.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해보니 사무실은 이미 불이 꺼져있더군요.

한번더 연락을 해봤지만..역시나 안받아요..

그녀의 집앞으로 갔어요.

그녀의 차는 주차장에 없었고, 한번더 연락해보고 답이 없으면, 그녀의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물어볼려고 했지요.

"너가 하루종일 연락이 없어서 너무 걱정되서 자기 집으로 가고 있는 중이야..카톡보는대로 연락줘..."라고 보냈는데..

카톡 내용들을 무심코 올려보는데 그 많던 1 이라는 숫자가 주루룩 없어지더니
바로 그녀가 답장을 하더군요..


"오빠 미안해요..지금 회사 회식중인데 나중에 연락할게..."


일단 알겠다고 답장을 보냈고, 그녀를 만나서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녀 집앞에 주차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래도 회식을 한다니 혹시나 싶어 그녀에게 줄 컨디션 2병과 함께 ㅎㅎ

5시간 정도 기다렸을거에요..

그런데 자정을 조금 넘긴시간에 K5 한대가 그녀집앞에 서더군요..

시동도 안끄고 서있길래 별 신경 안썼죠.

20분정도를 그렇게 있더니 차에서 두명이 내렸는데...

운전석에서는 내 또래로 보이는 남자, 조수석에서는 내 여친....

그 둘은 손을 맞잡고 얘기를 5분정도 나누더니 여친은 집으로 들어가고, 남자는 가버렸어요..


하....

손은 손대로 떨리고, 눈에서는 그냥 눈물만 나오대요..

그녀방에 불이 켜지고,, 그리고 꺼진 이후에도 제게 연락은 오지 않았어요..

도저히 한시간반을 운전해서 집에 못가겠더라구요..  사고날거같아서...

그래서 근처 모텔에 방을 잡고, 새벽 두시에 다시 카톡을 보내봤어요.
그래도 한줄기 희망을 놓지 않으려구요.

"자기야 아직 회식 안끝난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거야.. 나 지금 너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내일 일찍 마치구 부산으로 넘어갈테니 만나서 우리 얘기좀 하자.. 말못할 고민이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자기 남자친구니까 우리 같이 해결해보면 극복할수있을거야! 집에 도착하는대로 꼭 연락줘!"

이미 집에 들어간거 알지만 저렇게 보냈네요..

그리고 그 다음날인 목요일 아침...
저는 다시 그녀집앞에 가봤습니다.
혹시나 그녀차가 있으면 어제 본건 그녀가 아닐것이라는 헛된 희망이 있었나봐요.

하지만 역시나 차는 안보이더군요...

그녀가 출근하는지 보려고 또 기다렸어요.
그리고 잠시후 콜택시가 오더니 그녀가 집에서 나왔고, 택시를 타서 회사로 가더군요.

저는 무작정 따라갔습니다.
전화도 해봤죠.

역시나 안받네요...
회사앞에 도착해서 그녀는 출입증과 지문을 찍는데 한손에는 폰이 들려있더군요...

....

저는 현실을 받아들일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가 지금 나를 일부러 피하고 있구나 라구요...

그렇게 회사로 돌아왔는데
점심시간에
그녀에게 마지막 문자가 왔어요..

"며칠동안 연락안되고 오빠 걱정시킨거 미안하다..자기가 요즘 회사일도 너무 벅차고, 정신없는 일이 너무 많아서 이기적으로 행동한거같다..그래서 오빠를 볼 용기가 안난다..지금 자기가 누굴 만날수있는 상황이 아닌거같다..항상 오빠가 신경써주고 , 사랑해줬는데 자기는 그렇게 못해준거 너무 미안하다..오빠는 착한 사람이니 항상 잘 지냈으면 좋겠다..."


이렇게 저의 90일간의 연애는 발렌타인데이 시즌에 끝났습니다..

말로만 들었거든요.. 잠수이별, 환승이별 너무 거지같다고..

그런데 그 두개를 다 겪어보니 실감이 나네요..

사람이 완전 넋이 나가버려요...

특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는 이런 사람이라면 결혼상대로도 괜찮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지라 더 충격이 컸던것같습니다.

그리고 일주일뒤 걔가 인스타 차단이 안되어있더라구요.
2년정도 글을 올리지 않던 애였는데
스토리를 새로 하나 올렸다고 알림이 뜨길래 보고야말았어요.

영상속에는 자기가 키우던 강아지랑
어떤 남자랑 같이 제주도로 여행을 가있더군요.
공항에서부터 해변까지의 여정을 올렸던데
그거보니까 이젠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ㅋㅋ

잠수타고 바람까지 피던 애라서 뻔뻔하다고는 알고 있었는데 이별통보하고 2주도 안되서 그남자랑 제주도 여행까지 갈 정도면 ...ㅋㅋ


그래도 저  힘내볼게요!

헤어지고 3일뒤, 그녀집앞에 그녀 차가 있길래 선물로 받은 핸드크림이랑 차 방향제 올려놓고 왔어요..

그렇게 돌려줘야 내가 그녀를 마음에서 조금더 쉽게 놓을수있을거 같았거든요..



그녀에게도 한마디 해주고싶네요 ㅎㅎ


고맙다.

아직까지 너한테 작은 미련과 남은 정이 있어서 나혼자 너를 완전히 지우는게 힘들었는데

이제 완전히 너를 잊을수있게 해줘서 고맙다.


아니 ... 내가 너 때문에서라도 꼭 더 좋은 사람 만나서

더 좋은 연애할거고, 돈도 많이 벌고 꼭 성공한 사람이 되겠다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해줘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긴글 읽어줘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아픈 이별하는 건 이세상에서 내가 마지막이기를 바래요..  ㅎㅎ

추천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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