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판에 글쓰는 건 처음인데, 요즘 신천지 및 사이비 종교와 관련된 일이 많이 터져서 저도 썰 하나 풀어볼게요.
판은 음슴체가 여전히 대세인듯하니 자도 음슴체..
<사이비종교 JMS에 두 번이나 들어갈 뻔한 썰 - 1>
첫번째는 2003년 겨울, 고3 수능 직후.
'먹고 자고 공부하고, 먹고 공부하고 자고'를 반복했던 수험생 생활이 끝나니 내게 남은 건 살이라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결심함.
때마침 고3 담임쌤이 어떤 단체(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무슨 열매(?)였던 것 같다)의 사람들을 데리고 왔음.
그 단체에서는 할 일 없이 놀고있는 우리들에게 건전한 취미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댄스, 기타, 미용 등을 알려준다며 신청서를 받아갔음.
지루하게 헬스장 다니는 건 싫고, 춤에 소질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다보면 살도 자연스럽게 빠질 것 같아서 친한 친구 서너명과 함께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했음.
며칠 뒤에 노원 청소년 수련원의 무용실(?)로 편한 복장을 하고 오라는 연락을 받고 친구들과 들뜬 마음으로 갔음.
나랑 같은 생각으로 모인 여학생들이 15명 정도 있었던 걸로 기억함.
수능이 끝나고 할 일 없던 우리는 일주일에 3~4번정도를 그 곳에서 모여 거울에 습기가 차서 뿌옇게 될 때까지 춤을 배웠음.
그 댄스강사는 본인이 성균관대학교 댄스 동아리 창시자라며 소개를 했음.
그땐 내가 성대에 들어가게 될 줄은 몰랐지만, 1년간의 재수생활이 끝나고 성대에 입학한 후 금잔디에서 동아리 신입생 모집을 하는 댄스부에게 혹시 XXX라는 사람을 아냐고 물었는데 자기네 1기 선배가 맞다고 했음;;
(그렇다고 울 학교 댄스부가 사이비라는 소리는 절대 아님!!)
어쨌든, 초반 한 2주 정도는 모여서 2~3시간 정도를 춤만 췄음.
너무너무 재밌었고 살도 빠지는 것 같고 즐거웠음
한 달쯤 뒤에 이 단체에서 진행하는 댄스부, 기타부 등의 모든 친구들이 모여서 장기자랑을 할 예정이니 더 열심히 하자고 힘을 돋우기도 함..
그런데 2주쯤 지나자 이런 말을 했음.
"아직 미성년자인 너희들을 데리고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몇 퍼센트의 시간을 인성교육으로 할애하도록 되어있는데, 초반에는 그런거 하자고 하면 지루하기도하고, 빨리 춤을 배우고 싶었을테니 지금까지는 생략해왔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지난 2주간 못했던 인성교육을 몰아서 하려고 하는데 괜찮겠니?
지금 우리가 3시간씩 모이니까 두 시간은 춤을 추고 한 시간은 인성교육을 하자."
애들의 반응이 썩 좋지않자, 몇 달 뒤에 일본에서 댄스경연대회(?)같은 게 있는데, 우리 중에서 특히 춤을 잘 추는 사람들을 차출해서 일본으로 놀러갈 수도 있다는 말도 하며 회유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음.
(나중이 알고보니 JMS가 일본에서 활동하는 교주였..)
춤 추러와서 뭔 놈의 인성교육인가 싶었지만 그래도 두 시간은 춤을 춘다고 하니까 한 시간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았음.
그 이후 우리는 만나면 인성교육이라는 걸 받게 됐는데, 전 세계의 베스트셀러가 뭔 줄 아냐고, 바로 성경이라고, 성경 안에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삶의 지혜가 많으니 집에 기독교 성경책이 있는 사람은 들고 오라고 했음.
지금 나는 천주교로 개종을 했지만 초등학교 때 잠깐 교회를 다닌 적이 있어서 기독교 성경책이 집에 있었기에 그걸 들고 갔음.
노트 필기도 시키고, 성경 내용에 대해서 공부를 시켰음.
아놔, 여태 수능 공부하느라 머리 터지겠는데 무슨 또 공부야 싶다가도 춤을 배우면 즐겁고, 뭐 약간 그런 애매모호한 상태였던 것 같음.
그런데 어느 날, 댄스 강사가 또 이런 말을 했음.
"인성 교육을 더 해야하는데 우리가 춤을 너무 열심히 배우다보니 시간이 많이 모자란다.
게다가 노원 청소년수련원에서는 더이상 무용실(?)을 빌릴 수가 없다고 한다.
미아역에 있는 XX교회로 와라, 거기서 좀 더 남은 인성교육을 마무리하자."
아놔, 상계(노원)에서 왜 또 미아역까지 오래... 짜증나...
라고 생각했지만 또 쓸 데 없이 책임감이 강했던 나는 성경책을 들고 지하철을 타고 미아역에 있다는 그 교회를 찾아갔음.
불도 꺼져있고, 뭔가 음침한 분위기가 감도는 교회같은 공간에 댄스부 친구들과 댄스 강사, 교회 선생님이라는 사람들까지 옹기종기 모여서 3시간이 넘게 성경공부를 했음.
그들이 쓰는 단어도 '인성교육'에서 어느새 스리슬쩍 '성경공부'로 바뀌어있었음.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에게 세뇌를 시켰던 한 가지.
"우리가 이런 성경공부를 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면 사탄이 채간다!! 그러면 예수님도 싫어하실 것이다. 그러니 부모, 형제는 물론이고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가 구원을 받는다!"
아.. 19년간 공부만 하느라 세상 물정도 모르고 순진한 아이들에게는 저 말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름.
그래서 한 두번은 조용히 그 교회에 나가 성경공부를 했음.
근데 점점 회의감이 들고, 그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지루하고 귀찮아지기 시작했음.
그래서 나는 잠수를 타기로 결정을 했음.
엄마께도 전부 다 말씀을 드렸음.
그랬더니 엄마는 콧웃음을 치시며 "성경을 공부하는데 왜 사탄이 채가?? 예수님이 그걸 지켜만 보고 계신대? 당연히 지켜주시겠지. 뭔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 단체가 사이비였던 걸 눈치를 채셨던 건지, 딱히 믿는 종교가 없는 엄마도 거기는 더이상 나가지 말라고 하셨음.
그런데 말도 없이 잠수를 타자 나의 2G 폴더폰에 불이 나도록 문자와 전화가 오기 시작했음.
전화는 당연히 씹었지만 그들은 "사탄이 채가기를 원하는거냐, 구원받지 못할거다, 지옥에 가게될거다" 등등의 협박성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음.
나와 비슷한 시기에 싫증을 느끼고 같이 잠수를 타기로 한 친구가 인터넷으로 그 단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연혁을 살펴봤는데 제일 위에 단체 설립자 이름이 '정명석' 즉 JMS였던 거임.
진짜 나는 너무 순진? 멍청?해서 JMS가 뭔지도 몰랐었는데 그나마 나보다 좀 더 똑부러지는 친구 A는 그 모임이 사이비인걸 알고서, 아직 그 모임에 나가는 친구들에게 "빨리 빠져나오라"며 얘기를 하고 다녔음.
그런데 그 모임에 푹 빠져버린 친구 B가 자기는 이게 사이비라고 하더라도 여기가 너무 좋고, 선생님들도 너무 좋으니 자기한테는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함.
A는 B를 그 모임에서 빼내려고 노력해봤지만, B는 오히려 A를 사탄으로 여기고 교회의 선생님들에게 "A가 나를 여기서 빼내려고 한다"라고 이른 모양임.
그날 이후 A는 하루에도 수십통씩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함.
지금은 문자 발신 번호를 수정할 수 없지만 2004년 당시에는 8282, 486 등으로 발신번호를 바꿔서 문자를 보낼 수 있었는데, A에게 0000000000000과 같이 이상하고 일관성 없는 번호로 문자가 오는데 그 내용은 정말 무서웠음.
"너 내가 가만 둘 줄 아니? 죽여버릴거야. 너 2월xx일에 졸업식이지? 그날 두고보자. 두발로 못 걸어다니게 해줄게. 나 마주치면 죽는 줄 알아라." 등의 문자 메시지였음.
등교를 하면 A는 휴대폰을 들고 우리를 불러모아서 어제 하교 후에 받은 문자를 하나씩 보여주곤 했는데 등골이 오싹해지는 협박성 문자들이 가득했던 걸로 기억함.
번호가 이상하니 누가 보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 모임의 누군가가 보낸 것으로 충분히 추측하고도 남았음.
결국 친구 하나는 그 단체에서 빼내오지 못했지만 A덕분에 많은 친구가 JMS에 빠지지않고 잘 헤어나올 수 있었던 것 같음.
다행히도 졸업식에서 A를 위협하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고, 우리 모두 무사했음.
졸업을 하고 나는 또다시 수험생의 신분이 되면서 연락이 끊겼지만 다시 생각해도 그 친구에게 참 고마움.
나중에 그 친구가 알려준 건데, JMS에서는 정명석과 잠자리를 하면 천국에 간다고 (우웩) 믿고 있고, JMS가 일본에 본거지를 두고 있어서 우리를 일본으로 데려가려고 했던 거라고 함.
아무튼.. 나는 아무것도 몰랐던 19살에 JMS에 빠질 뻔 했던 일을 교훈 삼았고, 뭐든 한번 더 의심해보기로 결심함.
그리고 앞으로는 사이비에 절대로 속아넘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함.
그러나... 2004년 1년간 재수를 하고, 2005년에 대학교에 입학한 후 그 다짐이 또 무용지물이 됨.
또 JMS의 표적이 된 것임...
16년도 더 된 기억을 끄집어내서 핸드폰으로 급히 쓰는 거라 두서도 없고 힘들어서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