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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등급 4점대가 연세대에 입학하기까지

ㅇㅇ |2020.03.14 09:39
조회 1,285 |추천 16
중학생 때까지 나는 내가 공부를 잘한다고 생각했었음
항상 전교권 안에 들었었고 특히 국어는 수업만 열심히 듣고 시험기간이라고 별다른 공부를 하지 않아도 만점이나 하나 틀리는 경우가 다반사였으니까ㅇㅇ

근데 중3 모든 학사일정이 끝나고 딱 졸업만을 앞두고 있는 시기에 국어 선생님이 풀 사람 풀어보라고 고1 모의고사를 출력해서 갖다주셨음
자신만만하게 풀고 집에 가서 채점을 하는데
틀린 문제 개수가 점점 늘어나니까 채점도 하기 싫더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딱 열여섯 문제에 틀린 표시 하고 나서 나머지는 더이상 채점하기도 싫어서 구겨서 어디 숨겨놨었음. 누구 보는 사람도 없었고 그냥 혼자 풀어본거지만 스스로한테 쪽팔리고 자존심도 상해서

그 뒤로 아 나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구나 싶은 생각에 혼자 뭐라도 해보겠다고 이것저것 사다 풀고 ebs 인강도 마구잡이로 듣기도하고 했음
그러고 고1 입학해서 첫 모의고사를 봤는데 국어 3 수학 5 영어 4

겨울방학 때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던 공부는 진짜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야
그 성적표 받고는 진짜 쪽팔리더라
16년을 잘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아니더라고ㅋㅋ..
엄마한테도 차마 보여줄 수가 없었음

나름 나는 한다고 했는데 그게 제대로 된 공부가 아니었다는 걸 아니까 공부가 너무 하기 싫었어 방법도 모르는데 어떻게 공부를 하란거야 약간 이런 반항심이었달까ㅋㅋㅋㅋ
그래서 1학년을 정시고 수시고 뭐하나 제대로 챙기는 거 없이 애매하게 보냈음
그래놨으니 뭐 그 애매한 성적 가지고 인서울을 바란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

그러다가 어느순간 문득 아 이대로는 안되겠구나 싶어서
그래서 그날부터 당장 쌩기초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음
자만심을 버리고 난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가 인정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

이때부터 내 하루 일과는 무조건 6시 전에 기상 해 뜨기 전 깜깜할 때 일어나는 게 스스로 만족스러웠음
일어나자마자 국어 공부 하고 등교준비 하면서 영어듣기 듣고
학교 가면서도 버스에서 영어듣기 듣고 일곱시 반 정도까지는 학교에 도착했음 수능 날도 그정도 시간에 입실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때 가서 책상에 앉으면 점심 먹기 전까지 자리에서 안 일어났어
그때 점심 먹고 또 교실 와서 앉으면 석식 먹기 전까지 또 안 일어남 석식 시간 되면 일어나서 밥 먹으러 가고..
야자가 9시 50분에 끝나면 바로 나와서 독서실 가서 마감 때까지 있었음 내가 제일 늦게까지 남아서 공부하고 제일 늦게 나가는 거에 나름 희열도 느꼈고ㅋㅋ

수학은 중학수학 개념부터 다시 시작했고 국어영어는 기초 잡는 인강 찾아 듣고

학교에서도 쉬는시간에 공부하고 야자 끝나고 바로 독서실 가고 나름 쉴틈없이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안 오르더라ㅋㅋㅋㅋ 한 등급 정도씩은 올랐나

근데 성적 안 오른다고 바로 놔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1학년 때 한 번 겪어봤기 때문에 그냥 참고 꾸역꾸역 책상앞에 앉아있었음

수학 너무 하기 싫은데 문제는 안풀리고 내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그래서 독서실에서 울면서 공부한 적도 꽤 있는 것 같아

학교에서도 아직 고2니까 선생님들이 정시 준비한다고 편의 봐줄 리도 없고 그래서 손바닥이나 손등 같은 데다 꼭 영어단어라든가 외워야할 확통 공식이라든가 그런 거 적어다녔음. 점심시간에도 3학년 선배들이 먼저 먹으면 줄 서서 기다려야 하니까 그 시간 아까워서 선배들 좀 빠지는 시간까지 도서관 가서 공부하다가 점심시간 20분 남겨놓고 가서 밥 먹고

아예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서 차근차근 악착같이 하니까 오르긴 오르더라
고2 마지막 모의고사 때 처음으로 1이라는 등급을 받아봤음 수학 빼고

딴 건 다 그렇게 악착같이 해서 올렸는데 수학은 안 오르는거야
오기가 생겨서 고2에서 고3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부터 하루에 13~14시간 정도 공부했는데 그중에 평균 7시간 정도를 수학에 쏟은 듯
대체 뭐가 부족하길래 난 할만큼 한 것 같은데 이런 생각에 개념을 몇 번이고 다시 돌렸음

고3 초반에도 내내 2~3 언저리만 돌다가 7월에 처음으로 1을 딱 받았어
수학이란 게 진짜 한번 딱 1 찍으면 안정권에 돌입하더라구
그 뒤로 평가원은 기본이고 사설 포함해서 교육청 모의고사까지 여러 번 풀어봤지만 많이 못봐봤자 높은2 아래로는 안떨어지더라

담임선생님이 항상 나 엉덩이가 의자에 붙은 애마냥 공부하는데도 성적 잘 안 오르는 걸 보시면서 늘 공부 하는 게 다 너한테 쌓이고 있는거라고 바로 가시적인 티는 안 나지만 다 쌓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해주셨는데
진짜 그렇더라.. 어느 순간 확 올라

성적 오르는 걸 보는 순간부터 공부에 재미가 붙는 것 같아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정말 많은 노력을 했고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불면증 허리디스크 역류성식도염 변비 등등등 신체적으로도..)
결국은 수학 반타작 하던 나도 연세대에 입학하는 날이 오더라

마무리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 암튼 이 글 보고 있을,코로나 때문에 많은 게 엉켜서 힘들어하고있을 수험생들 파이팅이야

추천수16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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