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을 시작하며
저는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이 글을 쓸 때에도 인신공격을 당하진 않을까 많이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퇴사한지 이미 네 달이 지났고, 제 일을 하며 잘 살고 있는 상황에 괜한 참견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미 '직원갑질' 논란이 터진지도 시간이 꽤 흘렀고, 어차피 '학교폭력'이라는 크나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 밝혀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괜한 과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전적으로 하늘하늘에 남아있는 직원 분들 때문입니다. 그 분들이 겪을 억울함과 불안함을 퇴사자 입장에서 이야기해주고 싶었습니다. 갑질을 당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2017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하늘하늘에서 운영총괄을 담당했던 한 직원입니다. 얼마 전 하늘하늘 직원 분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퇴사하고 지난 이야기를 해봐야 무슨 소용인가 싶겠지만 직원 갑질 논란에 대해서 다른 관점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자 합니다. 우선 제가 회사에 정식 합류하기 전인 2017년 3월 이전의 일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학교 폭력은 하늘 대표가 학창시절에 저지른 잘못이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제가 아는 하늘하늘 직원 분들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진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연차나 경험이 부족해도 열정과 자부심을 갖고 본인의 일에 임했던 분들이었습니다. 그런 분들이 퇴사자 몇 명의 잡플래닛 글로 인해서 '갑질하는 인플루언서 대표'의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점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자부심을 갖고 일하던 '디자이너', '마케터'에서 한 순간에 '논란의 회사'에 다니게 된 직원 분들은 얼마나 허탈할까요.
대표를 늘 좋아하는 직원이 몇이나 될까요? 직장인들 중에서 늘 대표를 존경하고 좋아하는 직원이 얼마나 될지 사실 궁금합니다. 저 또한 하늘 대표를 늘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서로 의견이 안 맞을 때도 참 많았습니다. 업무를 지시하고 성과를 관리하는 사람을 누가 좋아할까요. 회사는 친해지기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 아니라, 이윤과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 모인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했던 하늘하늘의 조직문화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실패에 대해서 비교적 관대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본인만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배우거나,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지킬 것보다는 만들 것이 훨씬 많았던 회사였기에 저는 자유를 주고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자유와 책임의 문화'를 바탕으로 회사를 운영하였습니다. '자유와 책임의 문화' 아래서 직원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둘로 나눠졌습니다. 그 기회를 활용해서 성장하는 직원들과 자유만 누리고 책임지지는 않으려는 직원들로 말입니다. 웹디자이너로 입사하여 포토샵만 다루면 되는 사원이 일러스트와 파이널컷까지 배워서 더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 모습도 보았고, 페이스북 광고를 한 번도 집행해보지 않은 사원이 모든 마케팅 채널의 KPI 관리할 수 있을만큼 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반대로 몇몇 직원은 자유로움을 악용했습니다. 100만 원이 넘는 교육을 지원해주었지만 불평불만하기 바쁘고, 동아리 활동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차피 실수해도 아무도 모른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던 그 직원은 본인이 퇴사한 후에, 그 분의 실수를 처리하느라 후임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마 몰랐을 것입니다.
물론 회사 자체가 성장하고 있어서 회사가 체계가 없다는 점은 사실이었습니다. 시스템을 빠르게 갖추기 보다 성장에 필요한 인재 충원에 급급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점은 똑같은 환경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팀원들의 반응이 너무나 달랐다는 점입니다.
18년말 재무제표를 보면 하늘 대표는 회사에 3억 원 정도의 대표 가수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크리에이터 수익 대부분을 하늘하늘에 투자한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회사는 사입 속옷 판매를 주력으로 하다가, 속옷과 화장품을 제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하늘 대표는 당시 갖고 있는 거의 전재산을 투자하여 이 변화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고자 하였습니다. 물론 이 사실은 대부분의 직원들이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표는 평소에 놀러다니면서 유튜브나 찍고, 유튜브 찍을 때만 회사에 놀러 나온다.' 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유튜브 촬영으로 번 돈으로 월급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인플루언서 대표는 참 취약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대표여도 인플루언서이기 때문에 공격당하기 참 쉬운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인플루언서이자 동시에 하늘하늘의 대표이니 좀더 책임감을 가지고 이번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는 소통을 창구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더불어 한사람의 직원으로서 표현은 자유일 수 있지만, 좀더 현명한 방법으로 해결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조금 더 정리가 필요한 것 같아 조금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