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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수-미키정 입양 TV 프로그램에 네티즌 논란

뒷골목대장 |2007.05.06 00:00
조회 2,159 |추천 0
p { margin: 5px 0px } 5월 19일 결혼하는 가수 하리수와 미키정 커플의 입양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트랜스젠더가 입양을 할 경우 아기의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입양 과정을 tv 프로그램으로 다루는 것에 대한 비난도 있다.

◇트랜스젠더의 입양 찬성 vs 반대=하리수와 미키정 커플은 3월 8일부터 케이블tv mnet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리수의 결혼이야기: 베이비 달링 여보'(이하 베달여)에 출연 중이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남에서 결혼까지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한편 입양 의사를 밝혔다. 이에 베달여의 제작진은 입양기관 7곳을 접촉했다. 제작진은 "하리수라고 밝히지 않은 채 경제력과 결혼조건, 성품과 입양 의지만 제시했다. 입양기관들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당사자가 하리수이며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밝힌 순간 정확한 답변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하리수의 입양 관련 보도가 나간 후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베달여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는 논란이 거세다. 하리수가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에 입양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하리수가 호적상 여성이고 법적인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입양을 못할 이유도 없다는 입장이 엇갈린다. 한 네티즌(id seungjaeya)은 "아기가 자라서 엄마와 아빠 모두가 남자인 것을 알았을 때는 몹시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이 클텐데 엄마가 트랜스젠더라면 더욱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id sakura79)은 "하리수는 신체학적 성과 사회학적 성이 모두 여자고 이미 호적도 여성으로 정정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분명 여자가 맞다"며 "여자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도 했다.

하리수 본인도 지난달 27일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과거에 어떻든 현재는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엄마로서 모르면 몰라도 다른 가정 못지않게 사랑을 주면서 살아갈 것이라 생각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5명의 조카를 분유값부터 기저귀값 하물며 병원비에 학비까지 제가 다 대면서 집에서 데리고 살았다"며 "그 조카들이 지금껏 성정체성으로 고민 한적 있냐구요? 천만에요"라고 말했다.

법계와 정신과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트랜스젠더의 입양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법무법인 로텍 권정순 변호사는 "성인이 된 사람은 누구든지 입양을 할 수 있다. 하리수가 성별 정정을 안 한 상태였더라도 입양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대학교 노명우 교수(사회학)는 "부모로서의 지위에 수반되는 의무를 지킬 마음의 준비와 자세가 돼 있다고 스스로 판단을 내린다면 입양은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대학교 김붕년 교수(소아.청소년 정신과)도 "하리수는 본인 스스로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에 흔들림이 없고 호적 정정과 결혼 등으로 대표되는 성숙성도 갖추고 있다"며 "잦은 부부싸움 등으로 부모가 될 자세를 갖추지 못한 사람보다는 아이를 간절히 원하고 사랑해줄 준비가 돼 있는 트랜스젠더가 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트랜스젠더의 입양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홀트아동복지회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트랜스젠더가 입양을 한 사례가 없다"며 "하리수가 입양에 대해 적극적인 신청을 해온다면 아마 그 진행 과정이 입양 희망 부모 중 첫번째 트랜스젠더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사회복지회의 한 관계자도 "트랜스젠더의 입양 사례는 없었다"고 전하며 "하지만 트랜스젠더인데다 유명 연예인인 하리수의 입양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달여는 한국판 트루먼쇼?=문제는 하리수의 입양 과정이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베달여를 통해 전국에 방송된다는 점이다. '한국판 트루먼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하리수와 입양 아기를 이용해 베달여가 시청률을 올리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한다. 한 네티즌(id 정미소)은 "하리수가 입양을 하건 안하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 과정이 방송을 통해 전국에 전해진다면 그것은 진정 그 아기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id dove는중성)도 "출생의 비밀이라는 은밀한 사실을 자신이나 부모 외에 많은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알고 있다는 것은 적지 않은 혼돈을 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베달여 조은석 pd는 "방송 자체가 사적인 이야기를 공개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입양 문제 역시 사생활 영역의 일부로 포함됐다"며 "이게 왜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조 pd는 "프로그램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모를까 지금은 결혼 관련해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모두 다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극히 사적인 영역을 빼놓고는 대부분의 일상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 자체가 이 프로그램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공개입양이 아니라 입양 과정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되는 것에 대해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들은 우려를 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유한익 교수(소아.청소년 정신과)는 "사람에게는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있고 특정 사안을 공개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선택권은 자신에게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입양과 부모에 대해 아기가 선택할 기회도 없이 알려지게 되는 것은 개인적인 공간을 침해당하는 것과 같아 좋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자기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추구하는 대신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그에 알맞은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는 데서 자아상실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아 정신과 전문의 역시 "공개 입양 후에 개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일상을 공개하는 것은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기능도 있다"며 "하지만 자신의 입양 과정이 tv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졌다는 것은 추후의 입양 아기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트루먼쇼=1998년에 개봉된 짐 캐리 주연의 영화. 남자 주인공의 삶을 탄생에서부터 30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tv쇼로 방송한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자신이 쇼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세트와 연기자들로 조작된 현실 속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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