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후반이고 네살딸 엄마입니다.
조금 길지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즘 죽지못해 사네요. 욱욱 치미는게 이런게 홧병인가 우울증인가 싶고...
이혼사유는 굳이 말하자면 성격차이에요. 남편은 혼자 살았어야할 사람이에요. 본인만 알고, 아내나 가족의 소중함따윈 모르고, 공감능력이 심각하게 결여되서 속상함을 말해도 전혀 대화도 안통하고.
결혼 안해보신 분들은 이혼이 큰일이 있어야하는걸로 아실수도 있는데 그게 아닌거 같아요. 정말 일상속 작은일들 그런게 쌓이는거 같아요.
너무 열받고 여자로써 자존심 상하고 비참한일 많았는데 다 적을수도 없네요.
더 큰일들도 많았지만 작은예로는 남편이 워낙 무심한놈이라 제가스스로 상처받을까봐 임신때 말해두길 애 태어나면 나 꽃다발 꼭 사다달라 당부했는데. 응급 제왕으로 출산후 이틀이 지나도록 제가 울면서 화내고 말할때까지 안사온놈... 지 밥때되면 샌드위치는 나가서 살생각 들면서 꽃은 일이 바빠서 며칠뒤에 사오려했다 변명하던놈.
애가 더 어렸을때인데 제가 밥 다 차렸는데 계속 보채서 남편 먼저 먹으라며 제가 방에서 재우고있는데 남편은 거실에서 다 먹고 한참을 안오길래 나가보니 다 쳐먹고 티비보고 있더라는... (보통 인간이면 얼른 너도 먹으라며 바톤터치 할생각 들지 않나요?) ㅡㅡ> 이렇듯 일상속에 남편에게 배려했다가 빈정상한게 한두번이 아니에요
직업상 필요해서 각자 차가 있는데 어느날 각자 차로 만나서 외식후 다시 차를 타러 가는데 (애는 다시 제차로) 주차장에 왔는데 저는 애 데리고 유모차끌고 애 가방도 있고 그런데 남편놈이 “가~” 이러고 쌩하고 지차타러 가는거에요. 심지어 서로 차도 안먼데. 큰일 아닐순 있지만 보통 남편이 처자식 차로 같이가서 무거운 유모차도 싣어주고 그러지 않나요!? 아니라면 죄송.
더 심각한건... 이때 너무 비참하고 서운해서 제 심정을 말했는데 그걸 또 자기방어 하더라구요. 내가 생각이 짧았다 다음엔 꼭 해줄게 하면 될것을. 끝.까.지. “난 니차로가서 유모차 싣어주고 그래야겠단 생각이 안들었는데? (다음부턴 좀 해달라고 말하자) 다시 그런 상황이 와도 자긴 생각 패턴이 이런식이라 그렇게 될지 모르겠다며. 그냥 각자차로 왔으니 먹고 각자 차로간게 잘못된거냐며.”
이 이후에는 저도 저런상황오면 제자신 또 초라하게 상처 받을까봐 싣어주고가 라고 말했고. 남편도 해주긴했지만. 이해하실지 모르겠는데... 저건 단지 예시고. 저런 사상을 가진 인간이라 수많은 일상에서 전 상처투성 서운함 투성이 되었고... 서운함을 말해봐도 다 쳐내니 화가 났고. 그렇게 싸움이 일상이 되었네요.
오랫동안 고심끝에 남편과 이혼을 결심했는데 남아있는 1프로의 걱정과 미련들 때문에 다 완성된 서류를 아직 못내고 있는 상황이에요.
여기서 말하는 미련은 절대 남편에대한 애정이나 미련이 아니고... 현실적인 걱정들을 말하는거에요. 평생 속물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왔지만 (남편이 젤 못나갈때 결혼했습니다) 이혼을 코앞에 두고 생각하니 그럴수밖에 없네요.
솔직히 지금 젤 걱정되는 부분들은...
1. 경제적인문제 (저도 지금 맞벌이지만 그래도 둘이 버는것과는 다르니까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2. 1번 사항으로인해 제가 일을 더 많이 오래 해야할거고 그로인해 딸을 살뜰히 챙길 에너지가 없을것 같아 걱정이에요
3. 제가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격이라 사실 남편과 냉전중일때 애랑 저랑 둘이만 밖에 나가도 왠지모르게 위축되는 그런게 있는데 (항상은 아니지만) 이혼후에는 정말 위축되서 딸도 기죽을까 두려운 그런게 있구요.
또 예를들면 나중에 딸이 더 커서 학교에서 이벤트 있다거나 부모참여 그런거 있을때도 조촐하게 저 혼자거나 남편혼자거나... 가족이란 울타리가 딸에게 없다는거.
4. 아무리 싸우는 부모보다 따로 키우는게 낫다하지만 그래도 딸이 엄마아빠를 둘다 너무 좋아해서 (냉전하다가 화해하면 딸이 좋아서 어쩔줄 몰라해요... 눈물나네요 적으면서도 못난 부모라...) 그걸 앗아가는게 맘이 찢어지네요. 훗날 엄마아빠 손잡고 놀이동산 한번 못가볼 딸 ㅠㅠ
5. 제가 외동이라 훗날 부모님 나이 더 드시고 (결혼 늦게하셔서 지금도 나이가 많으세요 ㅠㅠ) 혼자가되면 경조사때 저혼자 너무 초라하고 어찌할바 모를것같아 두렵기도해요.
대체적으로 술 도박 여자문제 아니면 거기서 거기다 하시는데. 성격차이도 정말 사람영혼 갉아먹어요...
게다가 남편은 한번도 먼저 미안하다 굽힌적이 없는 사람이라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남자로써 빈말이라도). 연애경험 없이 저를 만난것도 한몫하겠지만 천성이 이런거 같아요.
연애도 길었는데... 이래서 연애랑 결혼은 별개라고 하나봐요.
아 그리고 사실 위에 5번같은 경우는 제가 이혼 안한들 남편이 있다고 의지되진 않는 부분이에요.
남편은 사이가 좋을때 저랑 맛있는거 먹고 재밌는거 볼때나 희희낙낙하는 본능에만 충실한 동물적인 뇌를 가진 인간이라... 저희가족 인생에대해 진지한 대화나 부모님들을 챙겨드리자 말한적도 단 한번도 없는 그런 인간이라...
뭔가 남편은 나이만 먹었지 철이 하나도 안든? 사회성이 없는 뭐 그런 느낌이에요. 본인이 처자식 있는 가장이라는 생각도 못하는거 같고.
결국 이혼안하고 지내면 남편이 저희부모님께 말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하거나 그런 사위노릇 할리는 없고 저만 시가 경조사 어쩔수없이 간간히 참여해야하는 상황이겠네요 (저도 수년에 걸쳐 남편에게 실망하며 많이 연락 줄인상태).
참 이렇게 제 몸과 마음이 힘들면서도 (알수없는 따가운 피부트러블까지 생겼어요) 사람이란게 정말 간사한건지... 그래도 남편과 잠깐씩 잘지낼때면 여느 가족들처럼 저도 조수석에 타서 외식도하고 놀러도가고 같이 장보고. 그런 몸이 편한 일상들이 평생 없다고 생각하면 걱정되기도하고...
제 주변에는 이혼한 친구들도 하나없이 다들 잘 사네요... 저만 루저같고 속으로들 얼마나 저에대한 시선들이 달라질까 싶기도하고.
거두절미하고.
이혼하고 많이 위축되거나 그냥 대충 돈기계로 생각하고 살걸 후회하시는분 계신가요. 후회하신다면 어떤 부분이 후회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