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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남편의 바람과 바람녀에 대한 증오가 가라앉지 않아요. 저는 언제까지 고통을 받아야 할까요?

어떻게해야... |2020.05.27 16:26
조회 2,669 |추천 8
안녕하세요. 이번 포항 불륜 사건을 보고... 잊을 수 없고 지울 수 없는 분노에 판에 가입하고 처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직도 분노에 가슴이 다 떨리네요.
엄마의 남편에 대한 이야기인데요...(저는 그 사람을 생물학적인 줄기로만 인정하기 때문에 아빠라고 부르기 싫어서요)

저희 집은 다들 부족한 것 하나 없고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 이상적인 가족으로 보여질 정도로 주위에서 화목하다고 말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라요. 아니, 저에게만 많이 달라요. 저를 제외한 언니, 엄마, 엄마남편은 정말 화목했었습니다. 아마 지금도 어느 정도는 화목할 거예요.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이 시작될 무렵, 저는 어느 순간 문득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평소 안전운전을 하던 엄마남편이 자꾸 집과 40분 정도 떨어지고 회사랑 반대편에 있어 갈일이 없는 이상한 곳에서 과속딱지를 떼오거나 음주운전으로 걸려서 교육을 받더라구요. 뿐만 아니라 엄마와 저희를 밥차려주는 사람으로 인식하면서 무슨일이 있어도 매일같이 집에서 저녁을 먹던 사람이 외식을 하며 어디를 다녀왔는지도 안 알려주고. 엄마를 볼 때마다 하지도 않던 외모지적, 행동지적에 이 트집 저 트집을 잡기 시작하더라구요. 엄마는 그런 남편의 모습에도 일이 많이 힘든가보다, 우리가 이해해주자 하면서 순응하는 사람이었고 저는 그 꼴을 보기 싫어 엄마한테 왜 그러고 사냐며 짜증내곤 했어요. 그러면서 엄마남편이랑 사사건건 부딪히고요.



그러던 중 주말에 엄마가 잠시 나가있을 때, 어떤 사람과 통화하는 걸 들었습니다. 보고 싶다..? 사랑해? 잘못 들은 줄 알았어요. 제가 그 때 거실에 나와있었고, 엄마 남편은 안방에 있었는데 통화가 끝나자마자 머리에 왁스를 바르고 한껏 꾸민 채 나가다 저를 보고 흠칫하더라구요. 집에 있었냐고. 통화 들었냐고.
사실, 엄마 남편은 성격이 자기 잘난 줄 알아서 친구들한테 연락도 잘 안오고, 딱히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없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통화랑 문자량이 늘어나더니 핸드폰을 그 때 당시 최~신 폰으로 바꾸고 비밀번호까지 설정해놓더라구요(그 전엔 비밀번호를 해놓지 않았어요). 그 다음날부터 전화가 오면 담배 핀다며 담배랑 차키를 들고 밖에 나가서 2시간 정도는 기본으로 안돌아오더라구요.

원래 제가 눈치가 많이 빠른 편이라 그 전부터 뭔가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는데 통화내용을 듣게 된 그 날부터 촉이 딱 오더라구요.
아, 저 인간 바람피는구나.

그 후에 저는 주말마다 아침에 일찍 독서실을 가서 공부하겠다며 안방에서 자는 엄마 남편을 정신못차릴 때 거실로 쫓아내고는 핸드폰을 뒤졌어요(엄마남편이코골고 너 여자랑 같이 자기 싫다고 노발대발해서 엄마가 거실에서 이불펴고 주무시고 계셨거든요.그래서 제가 씻을 때면 엄마자리를 뺏고 엄마는 제 방에서 주무셨어요). 빛에 폰을 기울여 지문 남은 모양을 보면서 비밀번호 패턴을 풀어 문자랑 전화기록, 사진을 확인해 본 순간 세상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때 사춘이기도 하고 저한테 무관심한 부모님이 밉고 그랬었지만 그래도 엄청 의지하고 믿고 있는 상태였거든요. 말로는 싫다, 내가 대학 가길 원하면 내 교육에 돈을 더 투자해주던가, 그것도 아니면 그나마 가능성 있는 한부모가정 전형에 지원할 수 있게 만들어주던가(엄마 남편이 하도 sky, sky 그래서)며 싸우는 게 하루이틀이 아니였어요. 본인이 대학을 가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때문에 가지 못해서인지 공부를 잘하진 못했지만 집안 사정이 괜찮아 지방사립 대학을 다닌 엄마에게 은근한 열등감이 있었고 매번 자기 머리 닮아서 똑똑한 거라고, 엄마 닮았으면 멍청해서 돈계산도 못할 거라고 그랬어요(엄마는 통계학과 출신인데도 불구한데 말이죠). 자식새끼 나이도 모르고, 반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르고, 친한 친구 이름은 하나도 모르면서 성적은 외우고 다니는 사람이 정상이겠냐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종종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에 감동받아 밤새 눈물 흘릴 정도로 정말 의지했었어요.

근데 이제 정말 그 어떤 일말의 감정도 남기지 않고 증오하게 되었죠. 매일 주말 아침 새로 생기는 바람의 증거들을 제 폰으로 찍으며 증거를 모았고 8시에 열리는 독서실이 열리기도 전에 가서 기다리며 계단에서부터 울고 집에 오는 새벽까지 매일 울었어요. 겨울방학을 그렇게 보내고 고2 3월 모의고사에서 성적은 당연히 떨어졌죠. 성적표가 나온 날 보자 마자 집안 꼴이 이게 뭐냐고, 너는 집에서 쳐먹고,자는거 말고 하는게 뭐가 있냐며 엄마한테 별 소리를 다하더군요(원래는 안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엄마한테 야야, 너너, 이년 저년 이러더라구요. 아마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바람을 피웠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고 제가 빡돌아서 자세히는 기억을 안나는데 뭔가를 집어던졌고 그거에 맞아 화분이랑 식탁유리가 깨졌는데도 그 상태로 지랄발광을 했어요. 네가 해준게 뭐가 있냐고, 원래 빡대가리였던 거 내가 노력해서 이정도로 성적 오른거지 네가 해준게 뭐가 있는데 우리 엄마한테 욕하냐고. 돈벌어다 주면 개나소나 다 아빠냐고. 그럼 난 아빠없는 년할거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 동안 마음에 가둬놨던 말들을 쏟아냈고...
말하면서도 화가 치밀어 엄마남편에게 네 부모 닮아 콩가루 집안에 여자 뒤꽁무니나 쫓아다니는 사람이 어디 말 함부로 하냐는 말이 입끝까지 차올랐지만, 아직도 남편을 운명이라 믿으며 사랑한다던 엄마에게 너무 충격적일 것 같아 말을 못했어요.
원래 제가 살갑고 말이 많은 성격이 아니였고 감정표현도 잘 안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엄마도, 엄마남편도 충격이었나봐요. 그 뒤로는 제가 있을 때 엄마한테 막말을 안하길래 다니던 학원도 그만두고 학교가 끝나면 엄마랑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처음으로 엄마랑 단 둘이 드라이브도 가보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도 나눠보고. 엄마가 그렇게 소녀같고 순수한 사람인지 그 때 처음 알겠더라구요. 어느 날, 본인의 남편이 회사에서 본사로 오라고 압박받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이해해주자고. 엄마가 남편한테 그런 소리 안듣게 하려면 내가 잘해야한다고. 내가 sky가야 한다고... 그런 모습을 보고... 참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단 한번도 남편한테 생일선물 받아 본 적 없는 사람인데.

바람피는 여자한테는 크리스마스에는 흑진주 목걸이 귀걸이 세트에 레스토랑 빌려서 이벤트 해주고, 자동차 트렁크에 풍선 채워서 선물 주고, 틈만 나면 이벤트에, 선물에 돈을 물쓰듯이 하는 사람인데 어쩌다 저런 인간이랑 결혼을 했을까 싶더라구요. 그와 동시에 그 책임을 저에게 전가하는 모습에 이런 말하기 정말 죄책감 느끼지만 질리기도 했고요.


엄마 남편과 저의 사이는 나날이 나빠져갔고, 그걸 모르는 언니와 엄마는 제가 비정상인 것 마냥 몰아갔어요. 둘의 환상을 깨고 싶지 않았던 저는 단지 증거만 모으며 참았죠. 속이 곪고 썩어도 저만 참으면 둘은 행복할 수 있으니까. 엄마 남편은 결국 본사에 가기 싫다고 하다가 회사에서 짤리게 되었고 폭력적인 성향은 더욱 심해졌어요. 엄마와 저는 자꾸 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그 인간은 자기가 바람피는 여자를 만나러 하루가 멀다하고 돈을 쓰고, 밖에 나가고 그랬어요. 한달에 카드값이 몇백을 넘기고, 카드 내역을 보니 백하점 주얼리샾이나 꽃집에서 정기적으로 사용한 내용이 나온 엄마가 그제야 조금 의심을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대체 백화점에서 뭘 그렇게 많이 썼냐고 엄마가 물어본 날 돈도 안버는 년이 뭘 꼬치꼬치 캐묻냐고 돈이나 벌어오라며 패악질을 했고, 술을 먹고 들어오는 날마다 너같은 년이랑 결혼해서 저런 년 낳은 게 자기 인생의 최고 불행이라며 엄마와 저에게 하지 못할 말들을 쏟아냈죠. 그 와중에도 엄마는 회사에서 잘려서 그런거다 하면서 이해해주자고만 했고... 저는 그런 가정을 보며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핸드폰을 훔쳐보는 걸 알게 되었는지 어느 순간부터 핸드폰 문자, 전화, 사진이 모두 사라졌더라구요. 그 뒤로 절대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노트북을 놓지 않고 계속 보는 걸 보며 혹시나 하여 그 인간의 네이버 아이디로 접속해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고 그 모든 증거들을 n드라이브에 올렸더라구요. 그리고 또 다른 사실 하나를 알게 된 건.. 바람 피던 여자가 한 둘이 아니였다는 것입니다.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밖에 안나오더라구요. 그 내용들을 모두 복사해다가 제 폰으로 옮겨놓으니 바로 다음날 비밀번호를 바꿔서 그 뒤부터는 그 어떤 바람의 증거수집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오래 만남을 지속한 바람녀(kt폰팔이ㅅㄱㅇ씨 아직도 잘 지내시더라구요^^ 남편도, 딸도, 강아지도 아주 화목하게 사진찍은 모습이 주기적으로 올라오는거에 찢어죽이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크답니다..^^)의 카카오스토리에는 지속해서 받은 선물을 자랑하는 사진이 올라오고 있고요...ㅎ

그 상황에서 참고, 참고 참으며 살다가 제가 원하던 대학은 떨어졌고 어중간한 서울 중위권 대학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훨씬 좋은 대학 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인간이 쓰라해서 쓴 대학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제 이야기를 하며 우리딸 ~~대 붙었어 하는 이야기가 듣기 싫어서 버린 대학(지금은 미치도록 후회되지만...)이 4개네요ㅎ. 염치도 없이 졸업식에 와서 화목한 가정인 척 하려고 노력하길래 가족과는 사진을 찍지 않고 친구들이랑만 찍었습니다. 외식도 하기 싫다고 고집 부리며 집에 들어가니 최신형 새 핸드폰이라며 본인이 사온 걸 제 의사도 없이 쓰라던 모습에.... 엄마랑 언니가 잠깐 나간 새에 그러는데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입이 열렸습니다.


ㅅㄱㅇ한테 사왔니?

아직도 기억나네요. 그 말을 한 순간 죽일듯이 달려들던 그 인간의 진짜 모습. 가해자주제에 충격받은 모습으로 뛰쳐나가던 그 모습도. 잊지 못합니다. 고등학교 졸업식은 저에게 최악의 기억이예요. 그 뒤로는 제가 아예 카톡으로 보냈어요. 바람 핀 인간들의 뒷이야기, 바람에 대한 명언... 아빠랍시고 있는 사람과 처음으로 한 카톡이 바람이야기라니..ㅋㅋㅋㅋㅋ 웃기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기는 아닌 척, 내 새끼 다 컸네~ 이러는 거 보고 참... 변하지 않는 사람이구나. 내가 저 인간한테 뭘 바라는가 싶어 저 자신도 웃기고 결국 포기하게 되더라구요. 대학을 가고 따로 떨어져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참 오랜 시간 고민했어요. 그렇게 2013년 겨울에 머물러있던 저는 감정이 많이 무뎌진 줄 알았는데 이번 부부의 세계와 포항 글을 읽으며 느꼈어요. 감정은 가라앉아 있었을 뿐 풍화되어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걸.


그 뒤로 제가 얻은 건 극심한 불면증과 인간불신 밖에 없고... 아직도 종종 꿈에서 그 일들이 떠오르고 죽이는 꿈을 꾸면 그 날 하루가 온종일 우울해요. 오늘 기사를 본 김에 간만에 ㅅㄱㅇ씨의 카카오스토리를 들어갔는데 따님분과 참 행복해 보이더라구요. 지금도 연인관계는 끝났지만 친구랍시고 썸타면서 만나는 ㅅㄱㅇ 당신 집 사람들은 모르는데, 나와 동갑인 그 여자애는 그렇게 행복하게 일생을 살았을텐데. 왜 나는 7년 째 지옥인지. 그리고 이제는 기타교육 봉사를 다닌다면서 당당하게 주말마다 매번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가는 당신...


다들 바람 핀 남편에게 늙어서 두고보자라며 참고 산다곤 하는데 저는 제가 결혼한 사람이 아니라 관계를 맘대로 끊을 수도 없고... 엄마는 걱정되고....
말하지 못한 미안함과 말했어야 했나 하는 죄책감을 엄마얼굴을 볼 때마다 느끼고...ㅅㄱㅇ 그 여자 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자들에게 줬던 그 모든 선물과 이벤트를 다 돌려받아서 엄마한테 주고 싶지만 결국 그것마저도 내가 주는 거니까...
엄마가 받아야 할 사랑과 모든 것들을 그 여자들이 빼앗아 간 기분이예요. 물론 엄마남편에게 그것보다 큰 사랑을 엄마가 받는다고 마음이 편해지진 않을 것 같아요. 어차피 거짓일테니까...



문득 일상을 치고 들어오는 이 고통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포항 사건을 보고 괜히 울컥해서 써내려봤네요...
추천수8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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