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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우울함은 다들 가지고 살아가는건가요?

ㅋㅋㅎ |2020.06.06 19:02
조회 34,501 |추천 92
안녕하세요 이 곳이 화력이 높다해서
조언 받고 싶어서 올려요..

20대구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부모님이 다 계심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사이가 너무 좋지 않아
그 사이에서 죽을거만 같아서 몰래 집을 나온 케이스입니다

처음에 집을 나오고 나서는 행복할 줄 알았는데 너무 괴로웠어요

분명히 집에서 부모님이랑 같이 살 때는
그 집에서 더 살다가는 내가 미쳐서 죽겠다 싶어서
나온거였는데..

집에서 나오면 정말 조금이라도 내 마음이라도 편해질 줄 알았었는데
막상 나오니까 더 힘들더라구요

부모님을 속이고 나왔다는 죄책감..
그 불구덩이에 엄마만 두고 나 혼자 나왔다는 생각..
나 혼자 살겠다고 엄마 버린 나쁜년 등등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지에서 생판 처음인 동네에서
몇달 간 심적으로 많이 괴로웠어요

그래도 몇달 지나고 나니 동네도 익숙해지고
처음보다는 괜찮더라구요

그런데 괜찮다가도 정말 아무렇지 않다가도 눈물이 나고
정말 갑자기 오열하면서 꺽꺽 울게 돼요
그러다가 또 괜찮아져요 한바탕 울고나면

근데 그 빈도수가 너무 잦습니다

삶의 희망이 없는거같아요
무얼 하고 싶다는 의지조차 안생기고
그냥 즐거운 일이 정말 단 하나도 없어요

제 나이대 친구들은 아무리 자취를 해도
돌아갈 본가가 있잖아요
근데 저는 본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갈 곳이 없다고 느껴져요
의지할 사람도 없다고 느껴지고

그냥 세상에 저 혼자인것만 같아요

제 선택으로 나오고 싶어서 나온거고
이제는 혼자 살 수 있는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저는 왜 마음을 다잡질 못할까요..

자취방에만 들어오면 너무 우울하고 기력도 안생기고
그냥 죽고싶다는 생각만 듭니다

취업 하기 전 제 나이대가 원래 이런 나이대인가요?
다들 이런 힘든 시기를 거쳐서 지나가는건지
언제쯤 나아질 수 있는지 너무 너무 괴로워요



추천수92
반대수4
베플ㅇㅇ|2020.06.07 12:08
전 세상에 엄마편이 저밖에 없다고 믿었고, 엄마를 괴롭히는 아빠만 없어지면 우리 가족은 행복할 거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꾸준히 엄마한테 이혼하라고 설득했고 수년을 법원 코앞까지 갔다가 겨우 이혼했어요. 근데 다시 재결합하더라고요. 이번 한 번만 더 믿어달라며ㅋㅋㅋㅋ 제 눈엔 엄마가 결혼 생활 내내 지옥에서 사는 것처럼 보였는데, 엄마는 아니었던 거예요. 엄마도 다 살만하니까, 남편이라는 존재 자체에서 안정을 찾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가족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제 눈엔 정말 별볼일 없는 그 이유들이 엄마한텐 소중했던 거죠. 아빠의 정신적 폭력을 견뎌낼만큼, 자식들에게 그 고통을 대물림시킬만큼. 그러고도 항상 너희를 위해서 이혼하지 않는다고 변명할만큼. 엄마는 제가 구원할 대상도 아니고, 동정할 대상도 아니었어요. 딸은 항상 엄마를 짝사랑한다고 하잖아요. 가족에 대한 가망없는 짝사랑을 버리셔야 해요. 그래야 내가 살아요. 내 스스로 땅에 뿌리 박고 버텨야 해요. 힘들면 꼭 정신과 가서 치료 받아요. 처음 검사할 때만 몇만원 들고 약값 만원대 나오더라고요. 운동이나 맛있는 음식, 친구들로는 결코 해소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요. 단순 우울감이 아닌 우울증은 노력만으론 이겨낼 수 없어요... 무서워하지 말고 꼭 병원 가요. 세상에 우울증 환자도 많지만, 집에 들어가는 게 두렵지 않고 혼자 있을 때 죽고싶단 생각을 하지 않는 정신 건강한 사람들도 많아요. 우리도 후자가 될 수 있어요. 지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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