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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지 못하는 마지막 편지

안녕 |2020.06.14 02:13
조회 483 |추천 0
우리 이제 6년 만에 제대로 헤어지자.

안녕 우리 정말로 헤어지기까지 참 오래 돌아온 거 같아.
처음 만난 2년 2개월의 연애 남들 다 하는 그런 평범하지만 우리만의 특별한 연애를 했던거 같아.
그리고 3년 반의 엇갈림과 공백기 3개월의 시간들 그 안에 후회, 후폭풍, 원망, 미안함, 고마움이 있기까지, 이젠 나 없이도 잘 사는 너를 보기까지, 나도 이제 너를 추억하지 않아야겠다 생각하기까지 우리 참 오래 걸렸다.

예전에 내가 같이 보고 싶다던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있어.

“우리 헤어지자. 이젠 제대로 헤어지자. 나는 왜 헤어졌는지를 몰라서 너랑 못 헤어졌던 거고
너는 계속 나 미워했었잖아.
미워하는 동안은 아직 헤어진 게 아니야.
한여름 행복하게 잘 지내.
이 말이 진심이라서 다행이다.”

예전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어.
그런데 이제는 알 거 같아.
우리 항상 헤어져도 헤어진 게 아닌 거 같았던 게 이런 거 같아.
너 참 많이 나 미워했잖아.
그런데 미워하는 것도 사랑이 있어야 미워하더라고, 내 마음 한편에 계속 그 사람을 남겨 놓는 거니까 말이야.

나는 참 많이 후회했던 거 같아.
그때의 나는 너무 어려서 너에게 못해준 것들, 상처 준 것들, 네가 나에게 잘해준 것들만 생각했어.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너를 잊지 않으려 계속 추억했던 거 같아.

이번 우리의 삼 개월은 서로의 남았던 원망 미련들을 없애주는 시간이었나 봐. 헤어진 지 4년이 넘은 시간들은 우리를 바꾸어 놓기에 충분했나 봐. 우리는 너무 달라져 있었고, 너와 내가 다시 우리가 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나 봐.

우리의 인연의 끈은 오래전에 끊어졌는데, 내가 그걸 인정하지 못했나 봐. 그래서 내가 참 많이 아팠던 거 같아.

살면서 한 사람을 여러 번 사랑할 수도 있다는 걸 네 덕분에 알게 되었어 고마워.

그리고 지금은 연애할 마음이 없다는 말이 나랑 연애할 마음이 없다는 말이었다는 걸 내가 늦게 알아버렸어 미안해.

너의 상처들을 고스란히 다 받아보니 네가 정말 많이 아팠겠구나 싶어. 옛날의 너는 내가 아픈 거 참 싫어했던 너인데 지금은 나에게 똑같이 주고 있는 널 보면서 내가 널 이렇게 만든 걸까 마음이 아프더라.
그래도 이젠 더 이상 나 때문에 마음 아파하지 않는 너를 보면서 다행이다 싶어.
그리고 나도 더 이상 미련이 안 남을 거 같아.

참 많이 사랑했고, 사랑받고, 상처 주고, 상처 받고, 행복하고, 아팠던 거 같아. 넘어지기도 했고, 쓰러지기도 했어.
다시는 사랑 같은 거 하고 싶지 않다가
또다시 간절히 사랑을 하고 싶어 했어.

난 다음에 사랑할 땐,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해 보려고.
내가 받은 상처로 무너지기보단,
그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으려고.
너도 그랬으면 좋겠어.

마지막으로 우리 이제는 더 이상 서로를 미워하지도, 추억하지도, 궁금해 하지도 말자.
잠시 바람이 불었던 거처럼, 그렇게 잊어버리자.
서로의 얘기가 들려와도 그냥 그렇게 흘려보내 버리자.
마치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 감정도 남기지 말고.
너와 나 그렇게 정말로 이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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