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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쓰는 편지

미유 |2020.06.24 17:29
조회 521 |추천 1
안녕 
이 짧은 인사도 내가 너에게 해도 되는걸까 참 많은 고민이 되지만 그래도 너에게 한번 건네볼께.
연애 기간동안 그렇게 너에게 많은 말을 하고 살았지만 헤어지고 나서는 단 한마디도 너에게 건네지 못해서 참 우습게도 나는 이렇게 밖에 말을 할 수 밖에 없네

외동으로 자라 똥고집에 자존심만 쎄서 내 틀에 너를 맞출려고 참 많이도 네 자존심 뭉게놓고 그걸 사랑이라 불렀었네.
그저 고집도 없고 남이 좋으면 본인도 좋은거겠지라고 생각하는 바보같은 너는 네 자존심이 그렇게도 뭉게지면서도 그게 사랑인줄 알고 감내했겠지.
그런 너를 보면서 나는 고마움보다 내 뜻대로 움직이는 인형을 본것처럼 짜릿함을 느꼈었어.


술을 좋아하는 나는 매번 가고 싶은 술자리 만나고 싶은 사람 다 만나면서도 너는 친구 만나러 가도 되냐는 조심스러운 질문에도 쉽사리 인상을 찡그렸어.
그럼 너는 툭 튀어나온 입을 하고서 친구에게 못갈거같다고 전화를 했지.
그 모습에 미안해 하면서도 다녀오란 말이 어찌나 안나오던지. 참 나도 못났었네.


우을증이라는 벼슬 아래 너를 참 불안하게도 만들었네. 
허구헌날 네가 자리를 비울때마다 자살시도를 하는 나 때문에 너는 점점 불안해졌겠지.
헤어지던날 내가 눈에 보이든 보이않든 숨이 찰만큼 불안해진 적이 있었다는 너의 말에 참 심장이 쉽게도 내려앉던데 너는 얼마나 많이 심장이 내려앉는 경험을 했을까
참 우습게도 사람은 사람이 떠나야 그 사람의 희생을 안다더니 딱 그 꼴이더라.


내가 너를 떠나 이사하는 그 순간까지 너는 참 다정했어.
무거울까봐 짐을 옮겨주고 날 위해 트럭을 구해주려하고 행거설치를 어려워하는 나를 위해 직접 설치해주려하고...
네 호의를 다 거절했지만 그게 정말 싫어서는 아니였어.
네가 더 잘 알겠지만 나는 강한척하는 나약한 여자이기에 네가 우리집을 알게 되면 찾아와주지않을까. 
집 입구를 한번 더 쳐다보게 되고 네 연락을 기다리는 그런 내가 되어버릴까봐 
기대가 점점 쌓이고 그게 무너져 내리면 나도 무너져 내려버릴까봐 무서워서 그런거야.
이해심이 많고 배려심이 많은 네가 그저 길거리에 있는 떠돌이 동물에게 주는 자그마한 관심같은 것에 나는 모든 것을 걸지도 모르니까...


네가 우리가 함께 잠들었던 공간에서 잠을 자지않는 다는 걸 듣고 그게 내가 생각나 거기서 잠들지 못하는거면 좋겠다 생각하는 내가 얼마나 멍청해보이던지...
나의 가구와 나의 체취가 빠져가는 그 공간에서 니가 조금은 나를 그리워하고 조금은 나를 추억하여 조금은 네가 나에게 연락해볼까하는 생각이 생겼으면...
하는 그런 기대감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어.
더는 네가 해줄수있는것이 없겠지. 이 이상 네가 더 어떻게 냉정해지겠어. 앞으로는 내 몫이겠지. 너만큼은 아니더라도 냉정해지려고 노력해볼께.


네가 더이상 그립지않도록 더 숨가쁘게 달리고 잠시 쉬어갈때라도 너를 생각하지않도록 노력해볼께.
그게 내가 너에게 해줄수있는 선물 같은 걸 테니까. 더는 네가 내 굴레에 속하지않도록 네가 나를 온연히 벗어날 수 있도록 나는 최선을 다해 너를 잊어갈께

한가지만 부탁할께.
너무 나와 보낸 시간들이 가볍지않기를. 쉽사리 타거나 쉽사리 흩어지지않기를... 
네가 보내는 그 시간 속에 가끔은 내가 떠오르길.. 참 염치없지만 바래볼께.


차마 너에게 좋은 여자를 만나길 바란다는 추한 거짓말은 못할 것같아.
되도록 아주 늦게 아주 천천히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참 못난 기대를 가져봐...

이제 더이상 글을 써내려가면 너에게 추한 내 모습만 들킬것같아 이만 편지를 줄일께.
너도 삶에 취해 너를 보살필 여력이 없겠지만 진심으로 너의 건강은 꼭 챙겼으면 좋겠다.


-너의 전 추억이-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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