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잘 지내고 있니
그때 이후로 오랫동안 얼굴도 못보고 연락도 못했네
사실 이젠 연락을 하는게 더 이상하잖아 ㅎㅎ
그게 이십년도 훨씬 더 된 일들인데 참 생생하다
넌 밝은성격 웃는얼굴 공부도 잘하고 말이 잘 통하고 재미있어서 같이 많이 놀았지
내게 힘든일이 있고나서 이런저런 선물도 챙겨줘서 참 고마웠어 잃어버려 많이 속상했지..
그땐 별생각이 없었어 그저 참 잘맞고 기분좋은 친구라고..
그후 내삶은 내리막길을 네삶은 오르막길을 따라가게 됐지. 난 슬픈일과 가난과 질병과 입원과 후유증과 작은회사 취업에 적은 급여. 넌 화목한 가정에 난 꿈꿀 수 없는 명문대 진학과 유수한 회사 취업.. 원래 나도 공부는 너에게 별로 뒤지지 않았지만.. 그런 소식을 들었을때 아, 이제 우린 사는 세계가 달라졌구나, 이젠 네게 아무말 못하겠구나.. 난 못나져서 너와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난 어릴때부터 어이없도록 용감한 면이 있어서 감정을 표현하는 데 단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지만 넌 그 단하나의 예외가 되었네.
어느날 네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렇구나 말하고 싶으면 그전에 말해야 하는걸 알았지만.. 말한다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도 아니고 좋은 친구 하나 영영 잃어버릴 뿐이라.
당연히 결혼식에 가기 싫어 그 시간 미용실에서 머리하면서 네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젠 유부남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니? 그때는 친구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널 볼때마다 마음 편해지고 기분좋고 웃음나고 조금 설렜다고? 내 어린 동생이 슬펐을때 놀아줘서 고마웠다고? 네가 숙제 부탁하고 같이 밥먹어서 좋었다고? 못생긴 네 얼굴이 지금까지도 늘 잘생긴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나도 좋은 사람 만나서 다시 너에 대해 정상적인 감정 찾아 친구를 도로 찾고 싶다.
그때까지, 잘 지내렴.
Cf. 며칠 전에 영화를 보았는데.. 거긴 반대의 경우더라. 남자는 공부를 잘했고 외국 대학에 합격했지만, 엄마의 병으로 가세가 기울어 진학 못하고 취업해서 밤엔 간호해야 했어. 여자는 남자가 공부를 도와줘서 명문대 좋은회사.. 그래서 남자는 여자 앞에서 사라져 버렸어. 7년 동안 서로를 생각했지만 그저 생각뿐.
작년에 그영화 봤을땐 뭐야 유치함의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엔 이상하게 네 생각이 나서 남자의 마음이 좀 공감이 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