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너의 이름은

대한민니국 |2020.07.11 01:23
조회 137 |추천 3

항상 비슷한 시간에 마주치던 사람이 있다

이름도, 나이도, 목소리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매번 똑같은 출근길 이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한 사람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다들 바쁘게 걸어가는 그 길에 혼자 유일하게 느긋한
걸음으로 여유롭게 걸어오던 그사람.

항상 마주쳐서인가, 괜시리 반갑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내 출근길시계 같았다.
보이면 안늦은거고, 안보이면 "내가 늦은거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나날들이 지나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안보이면 괜히 서운해지기 시작했다.
보이면 너무 반갑고.. 수많은 사람들 속 저 멀리 걸어오는
그사람이 보이면 내 얼굴을 가린 마스크가
고마워질정도로 미소가 나온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이런 알수없는 기분을 느껴본적이 없다.
처음 묘한감정을 느끼게 해준 그사람이 신기했다.
왜 하필 출근길일까. 퇴근길에 마주치면 더 좋을것을..

지겹기만 하던 출근길이었는데, 어느 새 기대하며 집문을
여는 내모습이 참 짜증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그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렇다고 막 튀는
스타일의 사람도 아닌데 왜 하필 내 눈에 박혀서..
지극히 평범한 보통사람의 체격과 짧은 머리..
느긋한 여유로운 걸음걸이일 뿐인데,
왜 그게 어느 새 내 출근길에 스며들었을까.

먼 훗날에 우연히 잠깐이라도 말을 건낼 수 있는 날이 온다면
해주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 그냥 고맙다.

칙칙하고 매말라 있던 내 감정선에,
그대가 의도한건 아니지만 알록달록 색을 칠해줘서 고마웠다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나란사람은 당신이 걸어오던 그 출근길에
수많은 사람들 중 한명일 뿐이겠지만, 그 한명은
뻔한 그 출근길에 당신을 봐서 너무 기뻤다고..

그대는,
눈마주치면 괜히 피해서 먼산쳐다보고
비오는날엔 우산를 푹 내려써서 부끄러워하는 나를 알까요

좀 이기적인 말이지만,
오래오래 그 출근길을 이용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대를 보며 잠깐이나마 힘을 내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나이도, 이름도, 목소리도 모르는
그저 머리가 짧고 느긋한 걸음걸이를 가진..
너의 이름은.



추천수3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