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해.
비가 오는 날에 불투명한 우산을 손에 꼬옥 쥔 상태로 네게 다가가는 거, 이게 무슨 뜻인지는 알고 내 우산을 무시한 상태로 네 우산을 같이 씌어준 거야? 밸런타인데이 날 쉬는 시간에 너한테 쪼르르 달려갔던 나였는데, 널 둘러싼 여자애들이 잔뜩 있어 어정쩡하게 서있던 나를 발견하곤 심술궂은 얼굴로 내 손에 들고 있던 초콜릿을 가져가며 누구 거냐고 물어봤던 거, 네가 했던 행동 무슨 뜻인지는 알아?
너 감기 걸렸던 날 집에서 꿈쩍도 못했는데 내가 너 간호하러 갔었지. 기억나? 네가 나한테 고백했는데. 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 흔들리는 동공, 송골송골 맺힌 땀, 대답 안 해줘도 된다며 그 대신 감기 옮으니 멀리 떨어지라며 말했던 네 떨리는 목소리, 그중에 네 얼굴만 기억이 나질 않더라. 어떻게 된 걸까. 언젠간 잊힌다더니 괴롭게 하나만 잊혔네. 차라리 영원토록 네 모든 걸 메모리에 꽉꽉 채워 담고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난 여태껏 널 찾아갈 틈이 있었지만 찾아가지 않았던 것이 가장 후회됐어. 네가 갑작스레 사서 직접 껴줬던 귀걸이도 아직 간직하고 있어, 이걸 버릴 수 있었던 때가 있었는데 버리지 않았던 것이 최근의 근심이다.
너의 형상이 보이면 하던 일도 내팽개치고 해야 할 일도 가야 할 곳도 잊은 상태로 네 형상을 좇았던 내가 한심해.
넌 날 잊은지 한참이겠지, 난 널 기억에서 잠시라도 버렸던 때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2년이 지난 지금 널 잊지 못하는 날 너그러이 용서해 줘.
난 아직도 네 생각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