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에서 지하철 성추행을 당하고 아무말도 못했던 여성이
힘겹게 엄마한테 말씀드리자 엄마께서 왜 말을 못했니..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기사를 읽고 잊고 살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어렸을적 저는 고작 6살짜리 꼬마였습니다.
부모님과 시골 할머니댁에서 함께 살았던 시절이었죠
그 동네에는 폐질환을 앓고 계시던 아버지밑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형제가 있었습니다.
나이 이름 얼굴은 기억이 거의 나지 않습니다. 중학생쯤이었을것 같습니다.
형제는 저희 남매(저,남동생)에게 그저 잘 놀아주는 친절한 오빠들이었습니다.
언젠가부터 단순한 '놀이'라며 숨바꼭질을 할 때면
꼭 저를 데리고 창고로 들어가던 큰 오빠가
저한테 그런 몹쓸짓을 하고 있었다는 걸 인지한 건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성교육을 받으면서입니다.
4살이었던 남동생이 부모님께 큰형이 누나몸을 이케이케 만졌더라라고 했을 때까지
부모님도 전혀 모르고 계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아빠는 그 오빠집에 가서 한바탕 난리를 치셨고
그렇게 우리는 이사를 갔습니다.
얼마 후 그 오빠네 가족도 그 동네를 떠났고 그 이후로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억을 못할거라고 생각하셨는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저 딸이기에 소문이 날까 두려워..혹여라도 제가 충격을 받을까 두려워...
내 딸에게 어떠한 피해가 갈까 두려워 피해자인 저의 이야기는 그렇게 숨겨졌습니다.
그 이후로 누군가가 제 몸에 손을 대면 온몸에 소름이 끼쳤고
거북이처럼 온몸을 웅크리고 그자리에서 굳어버렸습니다.
잠을 잘 때에도 가족이 옆에 잘 때 발이라도 스치면
밤새 그 발을 피하느라 잠을 자지도 못했습니다.
그저 예민한 아이구나라고 살아왔습니다.
거짓말처럼 그동안 그 이야기는 잊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한 모임에서 알게된 언니가 비슷한 고백을 저에게 했고
잊고 있었던 기억과 공포가 떠올라 한참을 울며 이야기했습니다.
사시나무처럼 떨며 울고 있는 저에게
"넌 아무 잘못이 없었다 어린 아이여서 우리는 스스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던것 뿐이다. 지금은 이만큼 어른이 됐으니
아무도 우리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라고 안아주고 같이 울어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6살 아이였을 때 들었다면 어땠을까..
그냥 잊혀진 기억이 아니라 저도 모르게 저에게는 공포와 트라우마로 남아있었습니다.
부모님이 따뜻하게 안아주고 토닥여줬다면
평생 이런 트라우마없이 살았을텐데..
물론 이렇게 숨겨주고 기억하지 못하게 한 것도 부모님의 뜻과 사랑이었겠죠..
혹시라도 주변에서 이런 고백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안아주고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토닥여주면 됩니다.
그 기사속 여성분께 꼭 해주고 싶습니다.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이젠 괜찮아질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