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우리집은 나 태어나기 전부터 가난했음 다들 아팠고 imf까지 겹쳐서 진짜..다들 우울증 안 걸린게 신기할정도로 엄청 암울했나봐. 근데도 우리 아빠 포기 안하고 열심히 직장 다니시고 그래서 나 태어났을때부턴 조금씩 집안사정이 좋아졌대
근데 문제는 나도 태어나자마자 아픈거였어 아빠 엄마 오빠 다 아픈데 나까지 아프니까 아마 엄마가 제일 힘들었을거야..우리엄마 하루도 빠짐없이 맨날 새벽기도나가서 기도하고 몇년을 그렇게 보내셨대 나도 희미하게 기억나 항상 우리엄마는 새벽기도 나가서 우셨어 난 옆에서 어떻게 반응할지도 몰라했고 그냥 엄마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지 뭐..
그렇게 우리 가족은 엄청 힘들었지만 아빠는 끝까지 박사과정 밟으시고 회사 열심히 밑바닥부터 올라와서 나 입학할때쯤엔 센터장도 되셨어. 응 한 3년에 한번씩은 이사를 갔는데 갈때마다 평수가 조금씩 넓어지더라고
병원비 낼 형편도 되니까 다들 조금씩은 건강해지고
어렸을때 우리 가족은 정말 내 애교 외에는 웃지도 않았거든 근데 그 이후로는 자주 웃더라
그러다가 내가 열한살이 되고 아빠는 완전히 승진에 성공하셨어 아빠가 다니는 회사가 국가 연구손데 아예 한 본부의 최고가 되신거임..월급도 엄청 오르고 그때부터 우리집 연봉이 억대가 되기 시작했던거같아
넉넉한 동네로 이사가고 나니까 나도 알겠더라 돈이 좋긴 하더라고. 그 어린 나도 느꼈어 이사갈때마다 아이들 옷이 바뀌고 얼굴에 웃음기도 많아지고 그냥 신기했어
나야 원체 사람 좋아하고 웃을줄은 알아서 별탈없이 잘사는 동네에 섞여 들어갔지. 오빠도 나름 적응 잘 하더라
그렇게 시간 쭉 흘러서 내가 이제 열여덟이야. 난 이제 넉넉한 형편에 너무 적응해버린 나머지 예전으로 돌아가라면 못 돌아갈거같은 상태까지 왔어
쓰다보니까 자랑같은데 자랑은 아니고 그냥..우리집 식구들 다 고생 엄청 했지 싶어서 끄적이고싶었어
다들 예전의 습관이 조금은 남아있긴 해
여전히 우리집 식구들 아프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힘들어할때 많아 약간 유전인거같기도하고..내가 아빠 공황장애 불안장애를 물려받았는데 엄마 오빠는 옆에서 그걸 지켜보면서 같이 괴로워하기도 해
근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식구 잘 살구 있다
눈물나려고 하네ㅎㅎㅎ예전엔 우리집 화장실 딱 들어가면 엄청 슬펐어 벌레도 많았고 습했거든
근데 새삼 오늘 집에 가보니까 정말 달라져있는게 뭔가 벅차오르더라고
내일 시험 끝나면 다들 편지 한장씩 써드려야겠다 수고 많았다고 그동안
너무 두서없는 글이었는데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