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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피과 전공의입니다 부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쓰니 |2020.08.06 23:32
조회 59 |추천 0
저는 기피과 전공의입니다
그리고 진보성향이자 문대통령 지지자였습니다
그 이유는 현 정부가 최소한 국민과 소통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정책을 결정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의료 관련한 정책을 보면서 제가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앞으로 제 전공 분야의 의사로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환자 살리는게 멋있어서 전공을 선택했고 실력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서 일많고 중증환자를 보는 큰 병원에 지원하여 눈코뜰새 없이 일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과가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지만 내가 투표하고 목소리를 내면 말도 안되게 부당한 수가도 개선되고 처우도 개선되어 최소한 내가 노력한 댓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내 의견에는 반하는 정책을 펼치더라도 최소한 해당 분야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합리적은 근거를 바탕으로 정책을 내놓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걸 이제는 압니다

예를 들면 이국종 의사의 희생을 치켜세우지만 개인의 희생없이는 불가능한 의료환경은 개선하지 않으면서
이제껏 사명감으로 일하고 배우던 제2의 이국종 꿈나무들을 대신할 수년짜리 임시 의사만 많이 뽑는다고 합니다

저는 안그래도 제대로 된 취직 자리가 없는 기피과 의사입니다
근무 환경은 개선되질 않는데 자리는 줄어들테니 떠나는 수 밖에요
최소한 지방에서 피부 시술이라도 하면 이제껏 공부하라 진 빚과 제 뒷바라지 하신 부모님 은혜는 갚으면서 살 수 있을테니까요
새로 정원을 늘린다는 공공의사들이 몇년 기피분야에서 일하고 나오면 피부시술도 경쟁이 더 심해질테니 지금이라도 나가서 돈을 버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슬픈 것은 제가 제 전공을 사랑한다는 겁니다
저도 제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합당한 대우를 받고 보람을 느끼면서 살고 싶습니다
또 제 분야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해서 학문을 발전시키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정말인지 두세달 배워서 피부시술 하면서 살고자 청춘을 버리고 밤새 공부를 해가며 의사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제껏 청춘을 포기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것들이 무용지물이 된다면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더 슬픈 것은 제가 사랑하는 제 분야가 더 엉망이 될 거라는 겁니다
새로 정원을 늘린다는 의무기간 수년을 공공분야에서 일하고 그 후에 피부시술을 할 대다수의 의사들이
정말 제 분야에 대해서 제대로 트레이닝 받고 일하게 될까요?
어차피 몇년 하고 말 일자리에 싫어도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기피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제대로 공부하고 배울까요?
혹은 평생 한 분야에 매달릴 의사보다 잠깐 스쳐가는 의사가 더 많을 제 분야에서 학문적인 발전이 있을수 있을까요?

제가 앞으로 살리고자 했던 이 질환군의 환자들은 앞으로 제대로 된 의사에게 치료를 받을수 있을까요?


어제도 당직을 서서 토막잠을 자고 오늘도 화장실도 못갈만큼 바쁘게 일해서 너무 피곤하지만 내일 있을 파업을 생각하니 잠이 안옵니다

아무리 전문의 선생님이 도와주신다고 해도 일하는 의사 한명이라도 줄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서 난장판이 되는 병동, 외래가 너무 걱정되지만
또 한달넘게 돌봐왔던 내 환자를 급하게 인계한 다른 의사에게 넘기는 것이 너무 걱정되지만

제발 좀 우리 얘기도 듣고 정책을 결정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정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파업에 참여했습니다

환자 분들께는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전공의들이 왜 파업까지 하는 상황이 왔는지 한번만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국민청원 링크입니다 공감하신다면 사전 동의 부탁드립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FFKfCh
추천수0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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