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의사들이 파업한 건 다들 아실 겁니다. 정부 정책 철회를 주장하면서요.다행히 지난주 정부-의협이 합의문 서명했습니다. 의협(의사 대표)에서는 파업 중단을 결정했고요.
그럼 상황 종결된 거 아니냐?
뭐가 문제냐면, 전공의/의대생들이 파업 반대하고 있습니다.대전협(전공의 대표) 지도부가 단계적 파업하자고 했는데, 강경파 전공의들이 반발해서 지도부 전원 사퇴했습니다.단계적 파업은 쉽게 말해서 상황 따라 파업 강도를 다르게 하는 겁니다. 대전협 따르면 지금은 1단계(단체행동 중단, 1인시위만)입니다.
정리하면 의사, 전공의들 병원 복귀하라고 위에서 결정났는데 강경파들이 싫다고 하는 겁니다.
의대생들은 어떻게 되냐? 하면 여기도 강경파 의견이 훨씬 셉니다.사실상 강경파 아니면 의견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어제 의대협(의대생 대표)에서 전국 의대생 대상으로 단체행동 관련 설문했습니다.결과는 단체행동 지속 82%, 중단 18%입니다.단체행동 중단하자는 의대생들이 18%밖에 안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것도 엄청 많다고 봅니다.
왜 그런지는 의대 단체행동 고발 계정의 게시물을 좀 빌려 설명하겠습니다.(해당 계정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p/CE04BTLpn-2/?utm_source=ig_web_copy_link)
일단 설문 자체가 실명 투표입니다. 학교, 학년, 학번, 이름 다 제출해야 설문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실제 참여율 비교한다고 하는데 그거랑 학번 이름 아는 게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습니다.
학교랑 학년까지만 해도 충분하지 않나요?
실명이어도 개인정보 파기한다는데 상관없지 않냐, 의대협만 보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초반에도 똑같이 실명투표로 단체행동(국시거부, 휴학) 참여 조사했었습니다.
그때 어떻게 되었냐면, 불참자들 블랙리스트가 돌아다녔습니다. (ㅋㅋ)
특히 본4들은 국시 합격하면 바로 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하는데, 이때 점수가 나중에 과 정하는데 중요합니다.
이 점수는 선배들 영향이 큰데, 전공의 선배들이 국시 보는 애들 다 기억하겠다고 난리였습니다.
저는 과에서 따로 진행하는 실명투표에서 휴학 반대했다가 동기한테 갠톡왔습니다.
왜 반대하냐고 하면서 혹시 문재인 좋아하냐고 묻더군요ㅋㅋ 어이가 없어서..
물론 안그런 곳도 있겠죠. 근데 그런 학교가 더 많습니다.
뭐 어쨌든 너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신경쓰지말고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실제로 국시 거부/휴학 안하는 사람들 나중에 다 알게 됩니다. 애초에 1년 꿇은 애들 사이에서 혼자 진급 했는데 어떻게 모릅니까? 그리고 블랙리스트까지 돌아다니는 상황에서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저도 진짜 혼자 진급하라면 하고 싶습니다. 근데 하게 되면 남은 대학 생활 내내 받을 눈초리와, 나중에 인턴/레지 때 갈굼당할 거 각오하고 가야 합니다. 의대 들어온 이유가 하고 싶은 과가 있어서 들어온 건데 못 갈 수도 있겠네요.
이런 상황에서 실명투표했는데 단체행동 반대 18%라는 건 정말 많은 겁니다.
진짜 소신있게 각오하고, 이게 브레이크 걸 수 있는 마지막일 것 같아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18%인 겁니다.
익명이었으면 3-40%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의사/전공의들 다들 복귀하는 추센데 의대생들 혼자서 국시 안보고 휴학하면 어떤 이익이 있나요?
정부에서는 이미 의사랑 합의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양보할 것이 없습니다. 이게 마지노선인 겁니다.
이제 정부든 국민이든 의사 파업에 대해 관심도 별로 없습니다.
강행하면 그냥 얻는 것 없이 의대생만 1년 날리는 겁니다.
의대생이 계속 단체행동 지속하면 결국 전공의, 의사들도 다시 파업하게 됩니다.
뫼비우스의 띠도 아니고 뭐하는 겁니까? 제발 그만 좀 하세요.
진짜 답답해서 글 써봅니다. 여기 의대생/의사들 있을텐데, 한번이라도 읽어보라고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