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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처 먹는 것 때문에 이혼하려구요

ㅇㅇ |2020.09.13 19:53
조회 396,940 |추천 2,995
후기를 따로 쓸 생각은 없었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조언해 주셔서
어떻게 됐는지 쓰는 게 예의인 것 같아 남겨요.

어제 저녁에 남편이 시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왔습니다.
친정 부모님께는 여기 글을 올리고 댓글들도 보고 좀 더 생각하고 이혼을 완전히 결심한 후에야 년이라고 했던 것과 그릇을 던진 얘기까지 했더니 무척 걱정하셔서 가까이 사는 외삼촌이 와 주셨고요.

뭐 끝끝내 의견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일단 미안하다, 전부 본인이 잘못했다 사과했지만
집에 있는 나는 본인이 없을 때 먹고 싶은 음식으로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저녁만큼은 자신의 식사를 좀 더 배려해 주길 바랐고,
그릇을 집어던진 건 다짜고짜 어머니께 전화해 이혼하겠다는 생각 없고 이기적인 행동에 화가 나서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긴 원래 가까운 사람에게 좀 조심성 없고 편하게 대하는 성격이라 그렇게 말한 것뿐이지 악의는 전혀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 말에 우리는 진짜 맞지 않는 사람들이었구나 싶었어요.
난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예의를 지키고 애정을 깊게 주는 편이라고 했더니
자긴 그렇게 매 순간 긴장하며 불편하게 살 자신이 없다고 하길래
그러냐, 나는 편하다는 이유로 가장 가까워야 할 남편에게 욕 듣고 남편이 박살 낸 그릇이나 치우며 살 자신이 없다, 그러니 우린 이혼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시어머니는 그 상황에 우리 애가 잘못한 거 인정하지만 욱하게 만든 데에는 제 책임도 있고 이러면서 서로 조심하고 부부간 정도 드는 거라는 어이없는 말을 하더니, 애 하나 안 낳고 1~2년 만에 이혼하면 하자 있다 소리 들을 텐데 기어이 자처해서 이혼녀 돼서 좋을 게 뭐 있냐, 이혼 안 하고 애 가지면 집을 공동명의로 해주겠다는 제안을 하시더군요.

듣고만 계시던 삼촌이 사돈어른 딸이나 이년 저년 하고 밥상 엎는 남편이랑 부부간의 정 오래오래 쌓고 살라 하시고 우린 xx이 이 집 며느리로 살게 할 생각 없으니
집은 그냥 계속 아드님 주십시오,라고 되받아 쳐 주셨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갑자기 울면서 죄송하다 다신 안 그러겠다 했지만 그런 남편을 보고도 아무 감정도 들지 않고 피로감만 느껴지는 게, 우리가 산 1년 반은 대체 뭐였나 허망하더군요...

그 후로도 시어머니의 원망이 대부분인 의미 없는 말들이 오갔지만
이 달 안으로 제 짐을 다 빼기로 하고 그때까지는 남편이 시댁에서 지내는 걸로 일단 얘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직 이혼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후련하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하네요.

많은 분들의 조언 큰 도움 되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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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봐야 뭔 의미인가 싶지만
신랑이 퇴근하고 왔을 때 이미 비빔국수 준비 중이었고 신랑도 봤어요.
근데도 미트볼 스파게티를 해달라 했고 제가 오늘은 그냥 국수 먹자고도 했는데 씻고 나오더니 그런 거예요.


1년 연애하고 결혼한 지 1년 반 되었어요.
맞벌이이지만 직업 특성상 저는 집에서 일을 하는데
작업실이 집일뿐 (작업실을 따로 두고 싶었는데 신혼 때만이라도 집에 있기를 원해서)이지 수입은 제가 더 좋고 작업 강도도 세고 마감 때는 며칠씩 철야하기도 해요.
아무튼 저는 집에 있다는 이유로 집안일은 거의 제 몫이 되었고
특히 식사 준비는 제 전담이 되었네요.

뭐 여기까지도 괜찮았어요.
근데 남편과 제 식성이 너무 맞질 않아요.
저는 한식 파라면 남편은 양식 파이고
하다못해 고기를 먹어도 저는 담백하게 굽거나 삶은 걸 좋아하는데 남편은 양념해 볶는 걸 좋아해요.
연애 때는 서로 먹고 싶은 걸 번갈아 먹는 식이었고
잘 먹는 남자이고 밖에서 일을 하니 남편 위주로 차리긴 하는데
가끔 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하면 대놓고 불평불만이 점점 느는 남편이 이제 짜증 나고 싫어요.

그러다 며칠 전 저는 간단히 먹고 싶어 비빔국수를 하려고 했더니
남편이 퇴근해서 자기는 미트볼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는 겁니다.
냉동실에 넣어둔 미트볼이 있긴 했지만 귀찮기도 하고
전 상큼하고 개운한 게 당겨서 남편이 씻는 사이 그냥 국수를 했어요.
그랬더니 나와서 집에서 먹는 그 한 끼를 자기 입맛에 못 맞추고 기어이 너 처.먹고 싶은 걸 했냐고 진짜 크게 화를 내는 거예요.
그 순간 그동안 쌓인 게 폭발하면서 화가 난다기보다는 남편에게 있던 모든 감정들이 싸늘히 식는 기분이 뭔지 알겠더라고요.

내가 집에서 일 할뿐이지 나도 노는 사람 아니고
앞으로 가사도 정확히 분담하고 특히 식사는 본인 입맛에 맞는 걸로 각자 해 먹자고, 그게 싫으면 이혼하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처 먹는 걸로 이혼하자는 년은 세상천지에 너 밖에 없을 거다, 라며 웃더군요.

바로 시어머니께 전화해서 방금 한 말 그대로 얘기하고 이런 이유로 이혼할 거라고 했더니 남편은 미쳤냐!!! 소리 지르며 식탁에 놓여 있던 국수 그릇을 주방으로 집어던지고는 문 쾅 닫고 안방으로 들어갔고 국수 양념 다 튀고 고함치고 그릇 박살 나는 소리며 문 닫는 소리는 시어머니도 들으셨죠.

두 시간쯤 있다가 시부모님이 오셨고 자기 부모님 보더니 더 길길이 날뛰는 남편을 일단 데리고 시댁으로 가셨습니다.
오늘도 전화해서 잘 알아듣게 얘기했으니 먼저 전화해서 마음 좀 풀어주라길래 전 이혼 결심에 변함이 없다고 하니 살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있는 건데 이런 일로 이혼 얘기 쉽게 꺼내는 거 아니라고 독하다며 끊으시더군요.

친정 부모님은 늘 제 의견을 존중해 주시는 분들이라 네 결정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나중에 후회될 일은 아닌지 신중히 생각해 보라셨고,
저도 이딴 일로 이혼녀 딱지 다는 게 걸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일 년 반 사는 동안 아니다 싶으면 하루라도 빨리 끝내는 게 낫지 않나 느낀 게 한두 번이 아니라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겨요......

이게 진짜 고작 처.먹는 일일뿐인 걸까요?
이혼 위기 넘기고 사시는 분들 어떠신가요?
추천수2,995
반대수54
베플ㅇㅇ|2020.09.13 20:21
저 남자가 얼마나 문제가 크냐면 여성의 지위가 자신보다 아래라는 생각이 이미 지배적이예요. 그렇게 때문에 아내의 수고로움보다는 아내가 자신의 기분을 맞추지 못했다는 것에 촛점을 맞추는 거예요. 그리고 지위가 낮은 아내가 감히 먼저 이혼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권위에 도전했다 생각하기 때문에 저런 폭력적 행동이 나오는 것입니다.시대는 이미 변했어요 저 남자랑 살면 쓰니의 자존감은 점점 바닥을 칠 수밖에 없어요. 저런 남자랑 살면 님이 맞벌이든 아니든 고통이예요. 저런 남자들은 잘난 여자는 인정할 수가 없고, 못난 여자는 짓밟아요. 왜냐면 여자는 자기 보다 낮은 위치이기 때문이예요.
베플ㅇㅇ|2020.09.13 20:08
고작 먹는 문제 아님. 이기적이고 배려 없고 싸울 때 년년 거리는 인성이 문제임.
베플ㅇㅇ|2020.09.13 20:46
읽으면서 시부모님 반응 저럴줄 알았다. 저런 집에서 컸기 때문에 저 남자가 저따위로 자란 거다. 시댁에선 여자가 남자 기분을 맞추는 게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지. 지금쯤 여자가 남자 기분 하나 못맞춘다며 쓰니를 씹고 있을 거임. 시집가서 귀한 대접까진 아니어도 동등한 대접이라도 받아야지.. 옛날에는 여자들이 다들 그러고 살아서 여자가 아랫사람취급받는 게 특별히 비참한 일도 아니었다지만, 이젠 옆집 여자도 아랫집 여자도 친구들도 그런 취급을 안받고 사는데 혼자만 그렇게 살면 굉장히 비참해 지는 거예요... 인간은 남에 처지와 내 처지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살수 밖에 없는 사회적 동물이예요... 그냥 끊어 내세요 시대와 맞게 살아 가셔야죠
베플ㅇㅇ|2020.09.13 20:55
처먹는다랑 년이라는 단어가 화난다고 바로 튀어나오고 그릇 던지는게 당연한걸로 봐서 보통이 아니네요. 잘했다고 칭찬합니다! 그리고 시부모는 지 아들 성질 아니까 저기서 깽판부리면 100% 이혼에 폭력 나올까봐 데려간것 같네요. 싸웠다고 해도 보통 말로 얘기하지 누가 와서 데려가기까지 하나요 ㅋㅋ 잘한결정!! 얼른 밀아붙이세요
베플남자ㅋㅋ|2020.09.13 20:43
시아빠 젊었을때 남편이랑 똑같았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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