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말할 곳이 없어서 여기다 쓸게
나는 초등학생 때 부부싸움 보면서 컸고 중학생 때는 아빠한테 가정폭력을 당하면서 살았어 집에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머리카락도 잘리고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맞았는데 너무 무서워서 아빠를 경찰에 신고했어
신고 후 별다른 조치 없이 상담 센터 다니면서 아빠랑 관계를 좁혀보려고 많은 분들이 노력해 줬는데 나는 그게 잘 안 돼서 3년동안 아빠랑 말 한 마디 안 하며 살았어
그리고 고등학교 때 집 앞에 남자가 있다는 것만으로 갖은 오해에 또 심하게 맞았고 (야자 끝나고 너무 늦어서 집 앞에 데려다 준것뿐 애인도 아니고 그냥 같은 반 친구였어)
성인이 되고나서는 아빠랑 어느정도 대화할 수 있게 되었고 사실 나는 아직도 학생 때 맞은 트라우마가 좀 있었는데 아빠는 생색내면서 자기가 먼저 말 걸어서 풀린 거라니 그러더라 나는 이게 참 가증스럽다 생각했어 조금 잘해준 걸로 과거가 잊혀진다는 게
솔직히 아빠가 먼저 말 꺼낸 건 정말 큰 용기라 생각하지만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었어 좀 무서웠거든 그래도 아빠 생일 때마다 생일 선물 챙겨드리고 내 선에서 챙겨드릴 수 있었던 건 다 챙겨드린 거 같아 (사실 안 주면 안 준다고 짜증내서 그 모습 보기 싫어서 드린 거야 정작 나는 받은 게 없지만...)
아무튼 3년이 지나고 어제 가족끼리 다같이 밥을 먹으려는데 아빠가 직장에서 짜증이 났는지 계속 짜증내는 투로 말하는 거야 근데 이건 항상 그래왔어 맨날 밖에서 짜증난 걸 가족한테 풀고 감정기복이 정말 심해
예를 들면
엄마: 오늘 ㅇㅇ 해서 먹자 어때?
아빠:아 뭐!!!!
나: 다쳐서 조퇴했어
아빠: 그래서 어쩌라고
엄마: 몸이 안 좋아서 집에 일찍 왔어
아빠: 아 뭐 어쩌라고
항상 이런식으로 대화해 그래서 아빠랑 말하기도 싫고 말할 때마다 할말 없게만 하길래 최근들어서 대화를 잘 안 했어 그리고 이제 밥을 먹으려는데 오빠랑 나랑 엄마 밥 차리는 거 도우고 있었는데 항상 다같이 상 차리는 거 돕지 않고 앉아만 있는 아빠 모습이 너무 싫은 거야 그래서 그냥 장난스럽게 아빠도 같이 도우면 안 돼? 아빠 맨날 앉아만 있잖아 이랬더니 말하는 싸가지가 없다면서 째려보는 거야 내가 신경질적으로 얘기한 것도 아닌데...
나도 순간 짜증나서
나: 뭐가? 사실을 말한 거잖아 그냥 다같이 도우면 안 되는 거야? 아빠는 항상 우리가 수저 줄 때도 아빠 것만 챙겨서 놓잖아
아빠: 니가 언제부터 엄마를 그렇게 챙겼냐?
나: 지금 여기서 그 얘기가 왜 나와?
아빠: 넌 나 밥 차려준 적이나 있냐?
이 말에 정말 너무 어이가 없더라고.. 그래서 계속 얘기하다가 아빠가 물컵을 던졌어
나: 왜 또 때리게?
아빠: 때리면 너 또 신고할 거잖아
나: 때리는 건 되고 신고하는 건 안 돼? 폭력은 무슨 이유에서든 절대 정당화 될 수 없어
아빠: 그냥 나가 꼴도 보기 싫으니까 나가 너 내 눈 앞에 띄면 진짜 죽는다 걍 꺼져
이렇게 얘기하길래 나도 참다 참다 그냥 아빠는 대체 언제 죽냐고 난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나한테 도움 하나도 안 된다고 얘기해버렸어 근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져서 오늘 아빠가 니 새끼한테 죽으라는 소리 들으면 좋겠냐면서 엄마랑도 싸우고... 하 진짜 내가 말을 너무 밉게 한 거지? 나 정말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어 항상 집에 있을 때마다 엄마랑 나랑 아빠 눈치 보는 것도 싫고 이젠 너무 힘들다 엄마가 아빠 싫다고 매번 뒷담화해서 아빠를 안 좋게 생각하는 건지 난 정말 엄마가 이혼해서 더 행벅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이건 너무 내 생각이겠지...? 하 진짜 너무 힘들다 아빠 기분에 따라 눈치 보고 아닌 건 아니다 얘기 못하는 ㄱ ㅔ 너무 속상하네 심지어 우리 아빠 맞으면서 안 컸고 오히려 큰 아빠가 자주 맞았대 근데 큰아빠는 엄청 착하셔 게다가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빠 엄청 예뻐한다? 그런데 왜 자기 자식한테는 이럴까...?
———————————-
다들 좋은 말 너무 고마워
내 감정을 너무 털어놓고 싶은데 친구들한테 말하면 괜히 뒤에서 얘기 나올까 봐 여기에 얘기한 건데 정말 정말 너무 고마워
이 게시글 쓰고나서 엄마가 나한테 네가 먼저 사과하라고 하셨어 아빠가 집을 나간다고 했었나 봐 그래서 나한테 빨리 사과하라고 하더라 너 때문에 아빠가 왜 나가야 하냐고 엄마가 나한테 똑같은 소리 들으면 안 볼 거라고, 너도 그런 소리 들으면 좋냐고 말하는데 사실 그 입장을 생각 안 해본 건 아냐 그냥 그동안 내가 얼마나 위태로웠는지 가족한테 위로라도 받고 싶었던 건데 그게 잘 안 되나 봐 우리는
너희 말대로 나 돈 바싹 벌어서 나가버리게
우리 친오빠는... 그냥 존재감이 없어 이런 일 개입도 잘 안 하고 게임만 하는 놈이라 ㅎ.. 에휴
아침에 너무 속상해서 엄마한테 구구절절 메시지도 보냈어 만나서 얘기하면 참 좋은데 출 퇴근 시간이 안 맞아서 메시지로만 얘기하게 된다 아무튼 다들 걱정해 줘서 너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