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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과거 때문에 파혼하려고 합니다.

쓰니 |2020.10.02 19:44
조회 288,909 |추천 1,233


어디부터 얘기해야될지 모르겠어요.

저희 집은 제가 어릴 때부터 가난했어요.
제 아래론 동생 3명이 더 있고,
애들은 수학여행이라도 보내주고 싶어서 중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나는 교복도 얻어입고 수학여행도 못가도 괜찮으니
동생들 만큼은 다 해주고 싶었거든요.

대학은 포기할 수가 없어서 학자금 대출에 나머지는 장학금 타면서 간신히 인서울 4년제 졸업했네요
기숙사는 엄두도 못내겠어서 국가에서 보증금 지원해주는 제도 찾아서
수능 끝나자마자 밤낮없이 알바해서 보증금 자부담금 100내고 졸업할 때까지 살았네요.

나는 장학금도 받아야되고, 생활비도 내야돼서 밤낮없이 아르바이트에 과외까지 미친듯이 살았지만
대학가겠다는 동생 하나는 그렇게 살게하기 싫어서
걔 등록금 통장 따로 모아서 놀고 싶은대로 놀라고 했네요.
나머지 두 애들은 대학에 뜻이 없다고 해서 20살 되는 해에 200씩 해주고 말았습니다.

정말 미친듯이 살았어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에 2-3시간씩 자면서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고.
그러면 안되는 거 알지만 높은 페이에 혹해 토킹바에서도 반년정도 일했네요.

동생은 제가 등록금 하라고 보내준 돈을 모아뒀다가
저 졸업할 때 다시 돌려주면서 이걸로 여행이라도 다녀오라고 하더라구요.
그걸 어떻게 써요.
그 돈에 제가 모아놓은 돈 합쳐서 서울 외각에 대출 끼고 전세를 들어갔어요.
옥탑방에서 그만 살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재작년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이렇게 말하면 진짜 불효지만 가장 많이 들어간 게 병원비였기 때문에 그 뒤론 차라리 편했어요.

다들 얼추 자리를 잡았고, 여유가 생기니까 연애를 하게 되더라구요.
참 좋은 사람이에요.
결혼을 하자고 하길래 나는 과거에 토킹바에서 일도 했었고
돈도 많이 못 모았다.
결혼을 하면 지금 사는 전세방은 동생들한테 줘야한다.
라고 말했지만, 그저 괜찮다고 했어요.

문제는 상견례 때 생겼네요.
처음 인사드리러 가는데 남자친구 형 되시는 분이 절 보시더니
혹시 x 아니에요? 하고 묻더라구요.
x는 제가 예전에 바에서 일할 때 썼던 예명이에요.
토킹바라서 손님들이랑 터치나 2차 이런 건 일절 없었지만
고객 관리 차원이라고 하면서 세컨폰으로 연락은 계속 했어야 했거든요.
제가 일하는 반 년 내내 절 따라다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게 누구냐고 모르는 척 했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묻어질까요.
결국 남자친구 집쪽에서 다 알게 됐고,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남자친구는 괜찮다, 너가 떳떳하지 않냐. 난 널 믿는다 하지만 그걸 이해해줄 시댁이 어딨겠어요.

동생은 그런 곳 뻔질나게 다니던 놈이랑 가족 되고 싶냐 하고
남자친구 형 되는 분은 인스타로 자기가 다 무마시킬 방법이 있는데 한 번 만나자 그러고

저만 속 끓이고 그냥 이 결혼 없던 걸로 하자고 했네요.

남자친구는 자기가 방패가 되줄테니 다시 생각해보라고
기다리겠다 말한 상태입니다.

전 SNS 전체 탈퇴하고 그냥 쥐죽은 듯이 회사 나가고 있어요.
사실 뭐 해답을 바라고 이렇게 글을 쓴 건 아니에요.
그냥 답답하고, 누구한테도 제대로 얘기 못하는 거 막 털어놓고 싶었어요.

어찌 됐든 당시 그런 곳에서 일한 건 제 선택이었고 과오니
앞으로는 연애나 결혼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남자친구에게도 확실하게 말해야겠죠.

긴 넋두리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233
반대수141
베플ㅇㅇ|2020.10.02 21:04
가난해서 그랬다고는 하지마라 너보다 더 힘든 애들 다 너처럼 살지 않는다. 니가 그렇게 말하면같이 손가락질 당할사람들 억울하다
베플ㅇㅇ|2020.10.02 21:58
그게 과거 축에나 드나? 난 몸이라도 팔고. 돌싱이라도 된줄 알았네. 축 파혼 입니다~~그런 대단한 집 안가셔도 되요.게다가 그 형 너무 쎄합니다....
베플ㅇㅇ|2020.10.03 02:36
예전에 바텐더 5년정도 했던사람인데요 바마다 컨셉이 다르긴한데 세컨폰으로 손님관리를 해야하는곳은 말만토킹바지 아가씨 장사하는곳이예요 우린 그곳에 일하는 여자분들을 바텐더라고 칭하지 않죠 그러니 쓰니가 과거때문이란 말을쓴거같네요..
베플ㅇㅇ|2020.10.03 00:45
주작입니당 ㅠㅠ 첨엔 좀 그럴싸했는데.. . 굳이 알바한걸 왜 말해..상견례부터 좀 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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