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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아의 일본이야기 - 1

지나 |2004.02.19 14:49
조회 1,416 |추천 0

이 이야기는 3년전 이야기입니다.




그땐 신랑이랑 아직 결혼은 하지않았고,



제가 일본에서 어학연수 핑계로 가 있었을때 이야기를 일기로 써놨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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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가즈오: 시아버지 (54세)

● 나오미: 시어머니 (49세)

● 노부히로: 신랑 (26세)

● 경아 (26세)

● 마사코: 시언니 (27세)

● 겐지: 시동생 (23세) * 대사는 안나옴

● 스즈에: 안마사

● 히로코: 시어머니의 언니 (53세)

● 미에: 히로코 님의 딸(26세)


















<2000년 8월 19일 토요일>



















일본 추석(양력 8월 15일) 이 지났을 즈음...

예비 시아버지가 휴가를 받으셔서 모처럼 식구끼리 낚시를 가는데 나도 초대 받았다.








경아: 낚시 밥은 뭘로 할껀가요?



마사코: 당연히 지렁이지.



경아: ......다른건요?




마사코: 없어. 고기들은 지렁이를 제일 좋아하니까.....

오~라! 경아는 지렁이 못 끼우는 가보네?

아버지! 경아는 지렁이를 못 끼운데요.







시아버지: 그럼 낚시하러 못가!







경아: 에? 아..아니예요. 장갑 끼고 끼우면 되지요.





시아버지: 장갑끼고 끼우면 지렁이 맛이 떨어져서 안돼.





하시고 씩..웃으신다.






참내..



진짠지..거짓말인지...











그런데 정작 낚시 가기로 한 토요일 오늘...




시아버지, 신랑.. 마사코 언니 그리고 겐지가 낚시를 갔다.

나만 빼고...







혹시..

지렁이를 끼우지 못해서 갈수 없었냐구?








...지렁이 못 끼운다고 못가면 진짜 억울 할텐데....








다카마츠(高松)의 여름에 적응을 못해 더위먹어서 맥을 못추리는 나를


시어머니가 안마 ·마사지 집으로 데리고 가신다는 거였다.




내 딴엔 분위기 좋은 마사지센터를 상상했는데...



도착한 곳은 조그만한 일반 가정집..

시어머니 친구분 집이라는데...
전신 마사지를 기가 막히게 잘한다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신다..








시어머니: 계십니까? 스즈에 상!





스즈에: 오! 왔어? 잠시만 안쪽 침대방에 가서 기다려. 곧 나갈게..





시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침대방으로 갔다.











스즈에: 아, 오래 기다렸지?




시어머니: 아유, 미안해..바쁠텐데...





스즈에: 아유, 뭐 별말을.....(나를 보며) 오..그 더위 먹었다던 며느리구나.







헉~


더위먹은 며느리...





(-_-)










환장한다..










경아: 안녕하세요. 더위 먹은 경아입니다. (꾸벅)



스즈에: 하하, 어쩜..일본말도 곧잘 하네?




스즈에라는 아줌마...



목에다가 수건 하나 턱 걸치고 쫄바지를 입고는...어기적 어기적 걸어 나온다.

덩치도 무슨 스모 선수 같다..






내가 한국사람이라 말을 못 알아들을까 생각하고는 우리 시어머니에게 별 이야기를 다 한다.






스즈에: 니네 며느리말야, 덩치는 크면서 왜 이리 비실비실 해?








아휴..증말...







(-_-) 못들은 척 했다..






자기 자식 아니니까 저런 소리 하지..







시어머니: 호호..일본생활이 힘들기도 하고..음식도 안 맞고....그렇지 뭐.

그래도 열심히 적응하려고 하는 거 보면 대견해.










역시 우리 시어머니다.











스즈에: 자~ 침대에 누워서...자..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세요..









아줌마 얼굴보고 누가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나. 그래?








스즈에 아줌마의 마사지 수준이..뭐라고 할까..

뼈를 쥐고 으스러 뜨린다는 표현을 쓰면 좋을까...암튼..




아파서 죽는 줄 알았다.




(-_-)

혹시 아프다고 했다간 이 아줌마가 엄살 부린다고 군실렁 거릴까봐 죽지 않을만큼 참았다..


내 생애 이런 곤역은 또 처음이다..




거의 1시간을 침대 위에서 마사지 받았다.



이 스모선수 같은 아줌마가 오랜만에 나를 가지고 몸을 푸는 듯 했다..





마치 비오는 날 수제비 빚을려고 밀가루 반죽하듯이......


나를 치댄다.








뼈가 뚜둑 뚜둑~







얼굴은 또 얼마나 문질렀는지...




화장을 했던 얼굴은 어느새 눈썹과 아이새도가 다 지워져 얼룩이 져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나니까... 현기증이 났다..


이런...


(-_-)









마사지가 끝날 때까지 계속 옆에 앉아 계시며 지켜봐주시던 시어머니..



엄살부리지 않고 끝까지 조용히 마사지 받은 며느리가 기특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시어머니: 호호..고생했구나.


경아: 하하, 아니예요. 어머님 덕분에 이렇게 마사지도 받고...



시어머니: 자..마사지도 받았겠다. 이제 넌 어떻게 할래? 뭐 바쁜일 있어?


경아: 아..아니요. 오늘은 바쁜일 없어요.

시어머니: 그래? 그럼 오늘은 나랑 과일 배달하는데 따라 갈래?

경아: 네, 어머니

시어머니: 가기싫음 안가도 되구..여러 군데를 다녀야 하니까..갈래?

경아: 그럼요, 어머님!









어머니가 일하는 '라퓌네'라는 사무실에 들였다가 배달할 배를 몇 박스 들고 어머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주소를 보면서 배달을 나갔다.







시어머니: 이 배는 추석에 할머니가 그 동안 감사했던 사람들에게 보내라고 당부를 하신거라서 말야..


경아: 아...그러세요

시어머니: 할머니가 참 정이 많으셔..










첫 번째 들린 곳은 시아버지의 친척집..

다음 들린 곳은 시어머니의 언니되시는 히로꼬씨의 집이였다.


아까 마사지 받고 얼굴화장도 고칠 틈이 없었던 터라 모습이 좀 신경이 쓰여 머뭇거리고 있자 어머니가 웃으셨다.



시어머니: 괜찮아. 얼굴 하나도 안 이상해. 들어가자꾸나.

경아: 아..네..




밖에서 볼 때는 무슨 가계 같은데 안으로 들어가니까 일본 전형적인 조그만한 마당이 있는 아담한 집이였다.

시어머니의 언니라고 하지만 어머니와 닮은 구석이 거의 없는 얼굴의 여자분이 나왔다.





시어머니가 그 언니라는 분에게 나를 소개하셔서 인사를 꾸벅 했다.




히로꼬: 오. 반가워요. 말은 들었지만...이렇게 직접 보게 되네요.



목소리가 상당히 허스키 하다..






경아: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그때 '미에'라는 그 집 딸이 들어왔다.







미에: 어? 이모, 왔네? (그리곤 날 한번 휠끔 본다)


시어머니: 노부히로 랑 혼인 할 사람이란다.


미에: 아..그러세요?






같은 나이라는 미에가 날 아래위로 한번 쳐다보았다.

기분 나쁘게 시리...(-_-)






경아: 처음 뵙겠습니다.





미에: 노부히로는 어렸을 때 나랑 결혼한다고..어쩌고 저쩌고....




이건 무슨 인사도 안하네.





경아: 네?? 다시 한번만 말해 주실래요?






미에가 뭐라 뭐라 열심히 이야길 했는데...


내가 한번만에 알아듣지 못했더니 시어머니가 한국사람이라고 설명하자 나보고 일본사람인줄 알았다며 놀란다.






미에는 9월 15일 결혼한단다.
그것도 사고(?)쳐서...









어쨌든...

해 줄 말은 없고....





결혼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나오는데 시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시어머니: 미에 보다 네가 훨씬 예쁘다.









(하하하! 어머니!! 어머니 눈에도 그렇게 보이시나요? 하하하)









그 다음은 '기무라'라고 팻말이 적인 시어머니 친정집에도 방문했다.


(아..어머니가 성이'기무라'였구나. 일본에는 시집을 가는 동시에 남편 성으로 바뀌니...)


시어머니: <기무라> 라는 성 말야...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혹시 옛날 한국에 선조 중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일본으로 와서 바뀐 이름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구나..



경아: (호~~~ 우리 시어머니가 이런 생각도 하는 구나)











시어머니 친정 집은 일본전통 가옥이었다.


마당엔 나무들도 많았고 돌과 물이끼로 깔려있었는데 이끼가 마를까봐 대나무로 짠 발로 덮어놓고 있었다.

'귀찮게 일일이 지나갈 때 발을 겆어야겠군.'





시어머니: 집 예쁘지 않니?


경아: 아...예..그렇네요..


(사실...나는 집이 예쁘다는 인상보다 마당의 이끼 땜에 여름철에 모기가 많을 텐데..이 걱정이 먼저 든다...)








머리가 백발인 할머니가 안에서 나오셨는데 시어머니의 계모라고 한다.


진짜 어머니는 시어머니가 중학교 때 돌아가셨다고 했다..








이 계모할머니는 시어머니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은 분위기로 맞이하신다..
누가 계모 아니라 할까봐......쯥



나에겐 억지 웃음을 지으시며.. 별 말없이...그냥... 다음에 또 방문해달라고 하셨다.




세상에..무슨 처음 만나자 마자 "왔냐" 이런 말도 안하고 다음에 또 보잖다..








시어머니: 할아버지를 만났더라면 좋았을 텐데...할아버지는 좋은 분이시란다...
다음엔 꼭 만나도록 하자


경아: 네, 어머니






돌아오는 길에 시어머니와 중국 요리집에 가서 맛있는 요리도 사먹었다.


시어머니: 나도 한국말 아는거 있는데...

경아: 어머, 그러세요.



시어머니: 응, 불고기, 김치, 안녕하시무니카. 괭차나요(괜찮아요), 미안해요....


경아: 우와..잘하시네요.. 하하하











저녁 7시쯤 낚시간 사람들이 돌아왔는데...다들 볕에 굽혀서 새까맣게 되어있었다.


시언니...피부 검게 되었다고 투덜투덜 난리다.



날씨는 좋았지만 바닷가 쪽은 바람이 세게 불어서 낚시가 힘들었단다.






마사지는 괴로웠지만....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 동안이지만 시어머니와 함께 있어서 정이 조금 들려고 한다...









이참에 시어머니랑 친해져야지...






--------------------------------------------------   다음의 경아님 카페에서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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