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20대 딸, 50대 부모 성관계에 대한 의견 차이, 인생 선배님들 의견을 말해주세요.

그래서그래서 |2020.10.17 00:04
조회 2,188 |추천 2
안녕하세요, 저는 자취하는 21살 여대생입니다.
제목에서 말했다시피 50대 부모님과 이성교제, 성관계에 대해 의견차이로 갈등을 겪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조언이 필요합니다.
30대 게시판에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30대라면 저보다 인생에서 선배이고, 사회적으로 보다 안정적일 확률이 높으며, 20대인 저와 50대인 부모님 사이의 세대 차이에 대해 어떻게 좁혀야 할지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입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요. 어리고 생각이 미성숙할 수 있지만 모든 조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일테니, 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조언 부탁드려요.

저는 4살 위인 언니가 있고, 먼저 언니가 이성교제 경험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같은 과 3살 차이 선배와 과cc를 하고 있어요. 서로 잘 아는 사이였고, 학생회 일을 같이 하다가 열심히 하는 서로의 모습에 반해서 사귄지 300일 정도 되었어요.
저는 고등학교, 중학교때도 항상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 한 번도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서운하실 수도 있지만 저희 부모님, 특히 엄마께서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 않고 아빠와 선을 본 후 2~3번 만난 뒤 결혼 하셔서 연애 경험이 없으세요. 아빠도 연애는 해보셨지만 엄마와 비슷해요.
연애라는게, 하면 할수록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것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뚜렷이 존재하는 부분이라고 느껴지고, 자기 스스로 객관적으로 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도 생각해요.
알아서 공부도, 연애도 잘 하면서 건전하게 사귈 수 있는데, 괜히 연애 경험이 없는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굳이 걱정끼쳐드리기 싫어서 한 번도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더구나 저희 부모님은 누가 봐도 보수적이고 조금 고지식하다고 느껴지는 분들이시고, 특히 엄마는 걱정이 많으세요.

그렇게 공부도 열심히 연애도 열심히 해서 남부럽지 않은 서울권 대학에 진학했고, 저는 제가 성인이기 때문에 이제 성적 자기 결정권을 가진다고 생각했어요.
비록 우리나라의 성교육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일지만 그 속에서 걸러야 할 부분은 거르고 필요한 부분은 추가로 공부하려고 노력했고요, 올바르지 않은 성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한 적 없어요.
7월 즈음 남자친구와 둘이 2박 3일로 부산으로 여행을 갔어요. 부모님께는 친구와 간다고 했어요. 거짓말을 한건 명백한 제 잘못이에요. 부모님께도 사과드렸고 반성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 여행이 남들에게 떳떳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저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도 하고, 사촌오빠 부부가 운영하는 카페에 놀러가기도 했어요. 만약 제가 정말 들켜서는 안될 행동이고, 평생 숨기고 싶었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 같아요.

여행 뿐만 아니라, 과씨씨이기 때문에 학교도 같이 다니고 공부도 같이하고 밥도 같이먹고 지인도 겹쳐서 오빠의 친구들, 저의 친구들 모두 같이 놀아요. 제가 자취를 하기 때문에 친구들의 저의 집에 많이 놀러 오고, 저는 남자친구가 친구보다 더 소중하면 소중했지, 못한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했고, 남자친구를 집에 데려와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못했어요. 친구 데려오듯 같이 저의 집, 오빠 집에서 놀고, 밥도 해먹고, 공부도 하고, 성관계도 했어요. 오빠와 저 모두 성인이 된 이후 첫 이성교제가 아니었고, 무엇보다 저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했고, 준비되었다고 생각했고, 앞으로 살면서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고, 오빠를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성관계를 했어요. 지금도 나쁜 짓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빠와 저 모두 피임의 중요성을 잘 알고 민감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피임은 정말 신경써서 꼼꼼히 하고 있어요. 그냥 이렇게 공부도, 연애도 열심히 하면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었어요. 일주일에 한번 집에 오는데, 집에 와서도 부모님과 잘 지냈어요. 참고로 저희 가족은 아주 화목한 편이에요. 그리고 한 번,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엄마에게 말씀드린 적도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언제부터였냐면요, 가족단위 계모임에서 다같이 여행을 갔는데, 애들끼리는 어릴때부터 친구여서 모두 sns 친구이고, 서로 이성교제하는것과 여행다니는 것 모두 알고있는 사이입니다. 거기서 제가 남자친구와 부산여행 갔던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의 부모님께서 저희 부모님께 그 사실을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나서 엄마와 갈등이 시작되었는데요, 그당시에 저는 엄마에게 이런 말을 들었어요. (저희 엄마는 기독교 신자이시고, 아빠는 불교, 저는 무교 입니다)

니가 제정신이냐, 어디 부모한테 말도 안하고 남자랑 2박3일로 호텔방을 잡고 여행을 가냐, 가서 그냥 자진 않았을 거 아니냐, 니가 최근에 살찐 게 피임약을 먹어서 그런 것 아니냐, 피임약을 안먹는다면 그냥 잤냐, 등등 말씀을 하셔서 저는 안심시켜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콘돔으로 피임 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입니다. 엄마가 저에게 너는 혼전 순결을 깬 죄인이다, 니가 이성 교제를 하는 것은 좋은데, 건전하게 하길 바란다.(저는 건전의 범위가 안전하게 피임하는 성관계 까지 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여행가도 되고, 남자친구 사겨도 되지만 집에 데려가는것도 안되고, 성관계도 하면 안된다. 니가 여태 집에서 가져간 반찬 다 그새끼랑 먹으려고 가져다 먹었냐, 어디 여자가 집에 남자놈을 불러들이냐, 니가 직장을 다녀서 당장 결혼할 수 있는 상태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니가 잘못했다. 너는 혼전순결을 버려서 더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연애 경험이 있는 이모들에게 미리 이야기할테니 이모들의 의견을 들어봐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러자 엄마는
나는 니가 이렇게 더러운 애라는 사실을 이모들에게 알리기 창피하니 말하지 마라. 그리고 니가 말하지 말라 했기에 아빠한테 말하지 않았는데, 이런 엄청난 잘못을 엄마 혼자 알고 있으면 나중에 아빠에게 질타받을 게 뻔한데, 이 말을 어떻게 아빠에게 꺼내야 할지 너무 두렵다. 그러니 니가 니 입으로 직접 말씀드려라.
저는 잘못한 게 없고 떳떳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50대 남자인 아빠에게, 20대 딸인 제가 그런 내용을 낱낱이 이야기하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잘못한건 아니지만 수치스럽고, 아빠가 실망하실텐데, 저는 정말 아빠를 사랑하고 존경하기 때문에 실망시켜드리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말 못하겠다 하니 엄마께서 그럼 니가 잘못해서 말을 못하는게 아니냐, 떳떳하면 니가 직접 말하라고 저를 떠밀었고, 그래서 주말에 아빠 차안에서 아빠에게 말했어요. 아빠는 그럴 수도 있지만 걱정된다는 반응이셨고, 그래도 자취방에 남자는 데려오지 않겠다고 했던 아빠와의 약속을 어긴게 실망스럽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 때의 경험이 인생에서 가장 지옥같았고, 그전까지 우리 가족은 정말 화목하고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께, 특히 엄마에게 받은 상처를 지우기가 너무 힘들고 아직도 엄마 말이 귀에 들리는 것 같아요. 이날 이후로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매주 본가에 갔지만 그 이유는 단순히 집에 가지 않으면 또 나를 의심할지도 모른다는 조바심 때문이었고, 부모님과 대화하기도 싫었습니다.
이 때 언니가 저의 편을 들어줬다면 참 좋았을텐데, 엄마의 이야기를 먼저 들은 언니는 엄마의 편을 들어서 언니와의 사이는 멀어졌어요.
그렇게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도 않은 날들을 살고있었는데, 이번 추석때는 가족 셋이 저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니가 남자친구와 동거를 한다는 말을 들어서 너무 충격적이다. 지난 휴가 때 타지역에서 만난다던 대학 친구도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거짓말 한거라던데, 너에게 너무 실망했고, 너는 진짜 나쁘다 라는 식이었어요.
누구에게 들었는지 모르지만, 아마 제가 친구와 요리해먹고, 남자친구와 요리해먹은걸 보여준 제 사촌언니가 그렇게 말한 것 같은데요, 정말 사실이 아니고 근거없는 헛소리였어요.
남자친구와 저 모두 자취를 하지만 각자의 집에서 지내고 있고, 요리를 해먹은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타지역에서 만난건 진짜 의심할 정황도 없이 여자인 대학 동기가 맞아요.
정말 근거도, 껀덕지도 없어서 어디서부터 반박을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아니라고만 계속 이야기했는데요, 저희 엄마는 제 말을 하나도 안믿으시고 그냥 잘못했다고만 말씀하세요. 아빠는 아니라면 조목조목 반박을 하라고 하십니다.
이날 이후로 저희 부모님은 제 자취방 짐을 모조리 챙겨서 본가에 가져다 놓으셨고, 자취방 비밀번호도 바꾸셔서 저는 집에 오기가 싫어서 학창시절 친구의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정말 믿고 가장 친한 친구이지만, 친구에게도 많이 미안합니다.

저의 남자친구는 나쁜 사람이 아니고, 정말 다정하고 똑똑한 사람이에요. 저는 정말 아닌데, 정말 억울한데, 그냥 내 행복이 아니꼬운 사람이 나와 부모님을, 그리고 내 인생을 망치고 싶어서 한번 들쑤셔본 것 같은데, 제가 뭘 잘못했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서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고 정말 자살하고 싶어요. 너무 억울하고, 가족에게 이런 상처를 받았다는게 너무 힘들고, 더구나 정말 사랑했던 가족이라서 더 많이 힘들어요. 엄마는 심리학 공부도 아주 오랫동안 해오셨고, 유능한 심리상담사 이신데, 그래서 저를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엄마마저도 저를 더럽다고 생각하고 제 편이 하나도 없다는게 너무 서러워요. 엄마께 사회의 단면도 많이 보고, 여러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이야기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는데, 엄마의 대답은 그런 인생이 망한 사람들 모두 너처럼 살아서 인생이 망한거다. 였어요. 저는 엄마의 직업정신도 이제 의심스럽고, 내담자들을 그렇게 생각한다니 이젠 환멸감까지 들 정도입니다.
이렇게 지내는 것도 점점 한계가 오고, 우울함도 극에 달해서 아무도 만나고 싶지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도 않아요. 아빠도 혼전순결을 어긴 게 잘못이라고 말씀하세요. 저는 정말 잘못한 게 없는데, 가족 모두가 저에게 잘못했다고 말하니까 답답해서 죽어버릴 것 같아요. 이제는 모든 게 없었던 일처럼 덮힌다고 해도 전처럼 가족을 대할 수는 없을 것 같고, 가족을 보는게 너무 힘들어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셨었다면, 또는 저의 부모님께 들려드리고픈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짧게라도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코로나 조심하시고 무사히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시길 바랄게요.
추천수2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