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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정말 흠이 아닌게 맞나요

이제는셋 |2020.11.05 23:29
조회 18,076 |추천 120
내 나이 30대 후반 ,
8년의 결혼 생활이 끝이 보인다

돌이켜보니 세월은 짧았는데
체감상 불행했던 세월은 길었다

부부가 이혼하는 사유가 어디 한가지 뿐일까.
우리는 꽤 오랜시간 대화를 하지 않고 살았는데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수년전 갓난 아이를 안고 눈물 흘리며
독박육아에 힘들다는 내 투정을 듣고
남들 다 그러고 산다며 유난이라는
남편의 말에
나는 입을 닫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산후우울증에 많이 힘들었는데
저사람은 내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했던거 같다
누구나 그렇듯 아이보며 살았다

지금은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겉으로 드러난 외도나 도박은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대출금 갚기 빠듯한 생활에
사채 대출받은 친구 보증을 서서
집이 경매에 넘어갈뻔 했는데
미안하단 말도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는 남편을 보고
결혼은 유지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마지막엔
굳이 잘잘못을 따져봐야
불행한 나의 세월들이
내 목을 조여오는 것 같아 최대한 잊기로했다

결혼 생활 내내 나는 가정주부 였다
이따금씩 아이 유치원 보내고
알바를 해오긴 했지만
바쁜 워킹맘은 아니였다

그래서인지 내 수중에 남은 것이라고는
세월이 무색할만큼 너무 적게만 느껴지는
현금 4천과 중형차 한대.

그리고 내 분신같은 딸아이 하나,
우리 딸이 동생이라 여기는 강아지 한마리.
내 두손에 하나씩 안아들고
매 순간 정신차리자 잘할수 있다 주문을 외워본다.

어디선가 이혼은 행복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덜 불행하기 위해 하는 거라고 하던데
나는 딸아이와 행복을 꿈꾸고 싶은데
현실이 허락해 줄 지 모르겠다.

불안감인지 해방감인지 모를,
닥쳐오는건지 다가오는건지 모를 감정에
응원이든 위로든 너무 필요한 내게
기댈곳은 없다고 스스로를 채찍질 해본다.

갑자기 길을 잃은 아이가 된거 같다.
하지만 이 상황이 생각보다 불행하지 않고
또 후회되지도 않는다.

길을 찾아야만 하는 제게
조언을 부탁드려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추천수120
반대수11
베플ㅋㅋㅋ|2020.11.06 08:52
마흔쯤 되고 주변을 보니 결혼을 안해도 흠이고, 결혼해서 애가 없어도 흠이고, 둘째를 안낳아도 흠이 더라구요. 어차피 흠내고 싶은 사람은 어디든 있습니다. 내인생 책임안져줄 사람들이 흠이라 생각하든가 말든가 스스로 잘 살면 됩니다.
베플ㅇㅇ|2020.11.06 01:23
이혼이 흠이라도 이혼 안하고 고통받고 사는거보다 흠있는게 훨씬 난게 아닐까요!!
베플A|2020.11.06 00:57
"이혼은 행복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덜 불행하기 위해 하는 거라고 하던데" 이말 너무 맞는말 같아요.. 덜 불행해지기 위해서 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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