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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보호소에서 만난 우리 공주

세모집 |2020.11.08 09:45
조회 1,697 |추천 20
이 이야기는 '세상 모든 집사들의 이야기' - 공주편입니다.

세상 모든 집사들의 이야기- 공주초롱이네


고양이 보호소에서 만난 우리 공주 


안녕하세요 후추모모집사님!


저는 페르시안 고양이 두 마리를 모시고 사는 8년 차 집사 공주초롱엄마예요.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얘기는 짧고, 별거 아니겠지만 우리 첫째 공주와의 첫 만남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고양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공주를 데려오며 조마조마하고 설레던 그 감정들을 잊고 싶지 않아 이렇게 적어봅니다


제게는 그 첫 만남이 이런 큰 행복을 가져다 줄줄 생각도 못 했거든요.

저는 어릴 적부터 고양이를 무척 좋아해서
 데려오고도 싶었지만, 그때 당시 저는 부모님과 같이 살았고 아버지께서 몸이 많이 안 좋으셨어요

 
“아니~ 아버지 몸이 아프신 거랑 고양이랑은 무슨 상관일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희 친할머니께서 미신을 너~~~~무 믿으셔서 

"아픈 사람이 있는 집에는 동물 키우면 안 된다!" 이렇게 극구 반대하셨습니다

 어릴 적에도 오빠가 강아지를 데려왔는데, 강아지를 데려오자마자 할머니께서 바로 할머니 댁으로 데려가 버렸어요
그 이후 그 강아지는 할머니 댁에 가도 볼 수 없었어요 “할머니 나빠” 

어린 마음에 원망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같이 사는 동안엔 고양이랑 같이 사는 건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좋아했던 저는 자주 펫숍으로 놀러 갔었어요. 
 그곳은 누가 봐도 허름하고 오래된 펫숍이었는데 알고 보니 
그 사장님께서 길에 사는 동네 고양이, 아픈 고양이들을 데려와 사비를 털어
아픈 곳도 치료해 주고 돌보고 있는 곳이었죠

 
물론 반려동물 분양도 하는데, 펫숍이라기보단 고양이 임시보호소 같은 곳이기도 했어요


저와 공주의 첫 만남은 2013년 11월 


어김없이 오랜만에 냥이들을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그날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아이가 있었는데요
 그 아이는 눈병이 걸려서 눈에 눈곱, 고름도 많이 껴있었고 피부병도 있어서 약을 발라놨던 터라 털이 뭉쳐있고 꼬질꼬질 딱 봐도 못난이였습니다

 
예쁘고 애교 많은 냥이들 사이에 아프다고 울지도 않고, 애교도 없고 도도하게 저를 너무 빤히 쳐다만 보고 요 못난이~ “너 누구니?”


바로, 그 아이가 3개월 정도 된 페르시안 친칠라 지금의 우리 공주였어요


그래서 저도 계속 그 아이를 쳐다보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이런 말을 하시더라고요 
"쟤 페르시안인데 엄청 똑똑해요, 아휴~ 내가 정말 속상해서 마음이 아파~ “


"왜요? 애가 똑똑한데 왜 마음이 아파요?“


"아니 어제 글쎄 비가 와서 밖에 간판 걷으러 갔는데  그때 얘가 나갔었나 봐,  난 그것도 모르고 퇴근할 때 문 닫고 가버렸거든? 
 
 오늘 아침에 와보니까 아니 얘가 오들오들 떨면서 문 앞에 앉아 있는 거야 
 얼마나 놀랬는지 원~
 밤새 비 맞고 여기 서있었을 거 생각하니 내가 마음이 아파서~ 

 얘는 투정도 없고, 말썽도 안 부리고 너무 착해"

사장님 얘기를 듣는 순간 그냥 제 머릿속이 뾰로로롱~! 했어요. 
저렇게 작은 고양이가 밤새 얼마나 무서웠을까,, 


‘아.. 저 아이 내가 꼭 데려다가 치료해 주고 사랑해 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너~무 너무 간절하게 들더라고요


“사장님! 얘 제가 데려갈게요!” 


사장님은 고양이를 처음 키우는 사람인데 아픈 아가를 데려간다고 극구 반대를 하셨어요


멀쩡하고 건강한 아이를 데려가도 파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픈 아가를 데려가려 하니 많은 반대를 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데려가서 사랑을 주고 싶은 마음밖에 안 들었습니다  
긴 대화와 설득 끝에 사장님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의 저는 대학생활을 그만두고 제가 하고 싶던 걸 배우며 계약직으로 일을 하고 있던 터라 제 벌이는 제가 하고 있을 때였거든요


친한 친구와 저는 원룸을 구해서 자취생활을 시작할 예정이었고, 자취

전 당분간만 제방에서 데리고 있다가 독립할 예정이어서 부모님과 합의하에  큰 문제 없이 공주를 바로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공주를 데려오자마자 동물병원으로 갔어요
병원에서 “아가 이름을 적으세요”라고 하는데 데려온 지 하루도 않아 이름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죠


아픈 아이를 한참을 바라보면서  


‘아픔 없는 곳에서 매일같이 공주처럼 살게 해줄게!’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공주라고 이름을 지어줬죠


피부병과 눈병이 심했던 공주를 치료하느라 3개월을 공주도 저도 너무 고생했습니다


공주를 만나기 전엔 동물병원이란 곳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으니,

치료비도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도 몰랐고...


첫 검사비가 그때 당시 10-15만 원 했던 것 같아요


그 이후 피부, 눈병 치료를 같이해서 갈 때마다 진료비는 3만 원 이상은 나왔고

약 값도 말도 못 하게 나왔어요


어린 나이였고 계약직으로 일을 하고 있던 터라 제게 많이 벅찼습니다


눈병 때문에 눈에 약을 떨어트려 주려고 여리고 작은 공주를 잡는데 혹여나 아플까 봐 세게 잡지도 못하고


피부약을 바르다 보니 어떻게 발라야 하는지 의사선생님께 들어놓고도 막상 바르다 보면 서툴러서 털까지 덕지덕지 발라서 떡이 돼있고
약 바르기 싫어 난리 치는 공주에게 화도 나고 그때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고양이를 처음 키워보는 저이기에 모든 것이 미숙했고 어설펐죠  

생각해보니 우리 공주는 얼마나 더 힘들었을지....


눈병은 빨리 나았지만 피부병은 두 달이 다 되도록 씨름을 했고,  

그런 와중에 제가 친구랑 자취한다고 원룸을 구해서 집에서 나왔습니다


살던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지 공주의 피부병은 낫는 속도가 너무 더뎌서


내 탓만 같고.. 공주같이 살게 해 주겠다고 했는데 공주한테 너무 미안했어요.


‘우리 공주 피부병’을 낫게 해주려고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동물병원을 바꿔보라는 말들이 많았어요

  
좀 허름하지만 할아버지 선생님이 하는 곳인데  잘한다고 후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찾아갔죠!


할아버지 선생님께서 약 바르는 방법도 자세히 설명해 주셨고, 영양제와 약 먹이기 어려워하는 저를 위해 간식처럼 짜서 먹는 약도 무료로 챙겨주셨어요


정말이지 그 병원 제게는 구세주였습니다. 


다행히 우리 공주 피부가 빨리 낫는 게 눈에 보였어요
 꼬질꼬질했던 털들이 조금씩 복슬복슬 해져갔고 귀 뒤까지 퍼져있던 피부병은 점점 사그라지고 페르시안만의 특징 풍성한 털로 자라고 있더라고요 


힘든 3개월의 치료가 끝나고 보니 ..

“아니! 이렇게 예쁜 고양이가 우리 공주야?”


정말 너무 하얗고 뽀송뽀송하고 세상 어느 고양이보다 예쁜 고양이였어요


공주도 저도 첫 만남부터의 3개월간 우린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  절대 잊지 못합니다 

저와 공주가 진짜 가족이 되는 과정이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펫숍에서 저를 빤히 쳐다보던 게 공주도 간절히 저를 원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8년이란 시간이 흘러 조금은 능숙한 집사가 되었고, 공주동생 초롱이도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저와 공주얘기가 마음을 울리는 얘기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초보 집사였던 저에게는 정말 용기가 필요했었고, 그 용기를 낼 수 있게 공죽 만들어줬고, 

지금까지 행복을 만들어준 제 가족이기에 저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에요

마지막으로 가족이 되는 건  정말 힘들고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의 책임감이 더 커지는 일이니까요

무작정 욕심만으로 예쁘다 귀엽다 외모만 보고 아가들을 데려와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유기하고 파양하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생명체들이 아프지 않고 상처받지 않고 사랑으로 보고 대할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우리 공주에게 미숙했던 초보 집사였지만 지금은 너무너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보살피는 능숙한 집사로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예쁘게 살아갈게요. 다음에 또 목욕 대장정,

공주의 가출, 새로운 친구 만나기, 등등 많은 코믹한 일들로 찾아올게요! 

 

감사합니다! 공주초롱 집사님! 


지금 공주보면 절대 상상할 수 없네요~ 누가 봐도 공주처럼 보이지 않나요? 


우리 공주! 지금은 엄마에다 아빠도 생겨서 많이 행복하지? 


할머니도 엄청 사랑하신데~ 


공주가 많은 사랑을 가족들에게 줘서 더 행복한 가족이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 사연을 마구마구 보내실 거 같은데요! 공주초롱 집사님! 


언제든 보내주세요! 공주가 가출까지 했다고 하니까 너무 기대됩니다


세상 모든 집사들의 이야기 다음 일요일에 또 만나요~


https://www.youtube.com/watch?v=sUJmwr6rWBk&t=3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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