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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보고싶어 쓰는 혼잣말

ㅁㅁ |2020.11.18 03:45
조회 399 |추천 1

이별을 했다.

4년간의 길고 긴 여행에 종지부를 찍었다.
너의 배신임을 앎에도 불구하고,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났다.

내가 너무도 사랑했던 네 옆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심장 한 켠이 죽을 듯이 아팠다.
며칠 동안은 죽조차도 못먹으며, 침대에 누워 네 생각에 끙끙 앓았다.

잊어야 하는데, 4년간 너와 주고받았던 정이 너무나도 큰 탓이였는지 너를 한참을 잊질 못했다.
네가 보고픈 마음이 컸던 탓에, 결국 나는 너의 인별을 염탐하고 말았다.
내 흔적은 전부 사라져 있었고, 내 자리는 다른 사람으로 전부 채워져 있었다.
그 사람과 있으며 너무나도 행복해 보이는 네 모습에 화가 나면서도 내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내가 이 여자보다 부족한게 뭐였기에, 내가 무얼 잘못했기에.
뭐, 이젠 너를 보내줘야 한다는걸 알기에 나는 너를 어떻게 해서든 잊으려 친한 친구를 이끌고 무작정 번화가로 나갔다.

그동안 너의 갑각류 알레르기 때문에 못먹었던 새우를 잔뜩 먹었고, 너가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내 속을 잔뜩 채워넣었다.
너는 관심조차 없어보였던 디저트 카페에서 친구들과 예쁜 사진도 남겼고, 인생 네컷이란 것도 찍으며 매일매일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아직 지우지 못한 너와 함께 찍은 사진
너가 네게 주었던 작고 귀여운 인형
집 안 곳곳에 있는 너의 잡다한 흔적들
이것들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은 나를 보며 헤어짐에 대해 점차 무뎌지는 듯 했다.

그런데 난 아직 널 잊지 못했나보다.

네 기억들을 다른 기억들로 억지로 덮으려 했던 탓인지 네 기억들이 나의 행복한 순간들을 뚫고 나왔다.

너와 함께 걸었던 길을 걸으며 다른 연인들 처럼 다정하게 손 잡고 걸었던 우리가 생각이 났고,
너와 함께 갔던 음식점에 들어선 순간, 서로의 입에 고기를 넣어주며 알콩달콩 깨를 쏟았던 우리가 생각났고,
집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네 아파트 앞을 지나며, 항상 나를 바래다 주었던 네가 생각이 났다.

너를 잊으려 노력했던 내 모습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나는 결국 무너져내렸다.
네 생각에 세상 떠나가라 하염없이 울어버렸다.

결국 난 너를 잊지 못했다.

나 너를 어떻게 잊으면 좋니,
네 행복을 바라는 내 처지가 왜 이리도 비참한 걸까.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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