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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고 몰락하는 그 낮 속에서

떠오르고 몰락하는 그 낮 속에서 홀로 열심히 강변을 걸었지만. 가끔은 물살과 대교로 가로 막혀 끊긴 길 위에 멈춘 채 타오르는 노을도 구경했지만. 나들이로 한창인 날엔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끝끝내 울었지만. 해도 없이 양계장처럼 밝은 피씨방 안에서 새벽을 게임으로 겨우 지새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십사 시간 하루 종일 지속됐던 나의 밤. 그 밤은 너로 인해 드디어 종말을 맞이했었지. 안식처를 찾듯 과거 속에 깜깜히 갇혔었지. 그래서 태양이 완전히 차오르던 어느 한강의 망가진 장애인 화장실. 관리되지 않아 때 탄 타일. 내 어깨를 스치는 얇은 바람막이와 삼선. 겨울이 와야지만 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까만 피부. 그 위로 그림처럼 들이치는 오렌지빛을 보며 나는 널 사랑한다는 말 대신
"동.혁아. 오늘도 살 것 같아."
그렇게 말하곤 했었어. 그리고 지금 역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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