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생겼습니다.
그녀의 남자친구가.
그래서 정말 다행입니다.
옆에 있는 그 사람이 좋은 사람처럼 보여서,
나보다 잘난 것 많은 사람처럼 보여서,
그녀를 슬프게 하지 않을 사람처럼 보여서.
이제는 정말로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면 될 것 같습니다.
내 옆 보다 그 사람의 옆이 훨씬 더 잘 어울리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철없던 그림자놀이는 그만하겠습니다.
이제부터
아름다울 당신들의 나날들을 위해
그늘이 되어보겠습니다.
그림자놀이를 하지 않도록,
서서히 해가 저물어 가도록,
후에 후회를 하지 않도록,
먼 훗날, 그녀와 맞닿을 것 같던 것들이 무의미하도록,
그녀에 대해 평생 반성하며 살아가야 하는
나에게 쓸데없는 용기가 생기지 않도록.
까치발을 들어서
힘겹게 저와 눈을 맞췄던 그녀의 발끝에
힘이 풀려버렸습니다.
그게 참 아쉽습니다.
그때,
무릎이라도 꿇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