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여친이랑은 결혼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친척들도 서로 많이 봤었고,
물론 제 할머니도 몇번 뵈었었죠
헤어진지 몇년...
지금의 여친을 만나게 되어서 알콩달콩 사랑을 잘 키우고 있던 중이었고!!
그냥 잘 사랑할수 있었고!!ㅠㅠ
엊그제 그 사랑하는 할머니가 손주 색시될 사람 짜장면 사주신다고...
(저희 할머니는 아직도 짜장면이 제일 맛나다서 애들은 그거면 된다고 굳게 믿고 계시거든요)
불러내라고 하셔서...
청계천 옆의 고급 중국집에 갔었습니다.ㅎㅎㅎ 짜장면 한그릇에 막 만오천원, 2만원하더라구요
(할머니는 싼걸로 해결하려고 하셨던건가...결국 식사값은 제가 냈습니다ㅎㅎ)
근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가운데 말씀 잘 하시고 식사도 맛나게 하시던 할머니께서!!!
갑자기!!! 큰~~소리로
"OOO(제 이름)야~~
얘 어쩜 이리 이쁘냐~~
옛날에 XXX(옛 여친)보다 훠얼썩 낫다~~~!!!" 라는 폭탄발언을 하신겁니다.
어머니가 수습하시느라 딴얘기를 하려는데
팔을 휘저으시며 말을 끊고
"그치? 걔보다 훨씬 낫지???"이러시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ㅠㅠ
확인사살...
잊고싶던 기억이기도 하고 해서
여친에게는 옛여친에 대한 얘기를 거의 안했었거든요.
오래 사귀었었다가 헤어졌다는 걸 알고도 만나준 고마운 사람인데...
여친 얼굴을 보니 하얗게 굳었더라구요 ㅠㅠ
웃는데, 입꼬리가 한쪽만 올라가면서...
밥도 남기고...
할머니랑 어머니 보내드리고,
돌아오는길에 여친이 펑펑 우는거예요
자기는 할머니 뵈느라고 긴장해서 체하기까지 했는데,
처음이고 싶었는데...
자기가 두번째이고,
그 여친 얘기가 우리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나와서 너무 속상하다고,
너무 서운하다면서 눈물을 펑펑...
옛날에 그런 얘기 들은적이 있거든요.
어떤 남자가 집으로 여친을 데려갔는데,
할머니가 남자를 구석으로 부르시더니,
자기딴에는 작게 말씀하신다고, 근데 가는귀가 먹으신 그 할머니께선
엄청나게 큰~~~~소리로
"걱정마라, 옛날 그 여자애 사진은 내가 진즉에 다~~치워놨느니라!!!!"
하셨다는...;;;;;;;;
가슴이 막막하네요ㅠㅠ
그냥, 톡커님들은
저처럼 실수하시지 마시고...
할머니를 만남의 장소로 데려가기 전에,
할머니께 주의를 드리세요
절대로 예전 그 사람 얘기하면 안되요~~!!!라고...ㅠㅠ
아 정말 귀여우신 아흔살의 우리 할머니, 그 뒤의 파장은 전혀 감지 못하시고
해맑게 저희를 향해 손을 흔드시던...
그 옆에 또 얼굴이 굳어서 괜시리 미안해하시며 서계시던 어머니...아아
여친한테는 싹싹 비는수밖엔 없을 것 같습니다.
아~~ 떨쳐낼래야 떨쳐낼 수 없는 과거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