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집안 이야기라 어디 이야기 하기도 부끄러워서
이렇게 좀 털어놓고 싶어서요
먼저 간략하게 가족이야기부터 해볼까 합니다.
아빠
첩의 아들. 홀어머니와 누나 한명 있음
육아 과정중 부친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해 가난하게 성장함
남자=능력 가족을 위해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가부장적
고생시킨 부친을 미워하면서도 애정을 그리워했음
홀어머니가 안쓰럽고 누나가 안쓰러움
일 중독. 바람x 술x 담배x 엄격한 자기관리 독불장군
엄마
가난한 지식인 훈장집 딸.
억척스럽고 차가운 모친이 아버지 무시하는걸 보며 자람
남동생 네명을 지원하느라 똑똑한 머리로 대학진학 하지못하고
일하며 집안을 지원한 원조 K장녀
가난에서 엄마에게서 도망치듯 생활력이 강한 아빠와 결혼
이런 아빠사랑을 받지못한 아빠와
엄마사랑을 받지못한 엄마 두사람이 만나서 딸딸 아들을 낳았고
저는 그중에 장녀입니다.
어릴때 아빠는 배를 탔고 80년대라 버블경제가 한창일때라
엄청난 돈을 쓸어담았어요
집에는 6개월에 한번 들어왔고
아이들 세명의 육아는 엄마의 독박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대로된 친정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엄마가 참 힘들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때 우울증을 얻어서 지금도 우울증이 있습니다.
엄마는 제가 기억 못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초2때쯤 다같이 죽자고 칼을 꺼냈던적이 있어요
IMF로 사업을 접고 아빠는 건물을 하나 구입했는데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집을 샀을까하고
주변에 소문이 이상하게 돌아서 가게가 오랫동안 공실이라
그동안 떨어져 살았던 아빠엄마는 같이 식당을 하며
24시간 붙어있는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닼
네.. 일주일에 5일 정도는 늘 싸웠어요
워낙 독불장군 아빠에 차가운 성격의 엄마라서
서로 대화가 전혀 되지 않았고
밤새 이불에 숨어 울면서 차라리 이혼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트레스성 위궤양을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걸려서
밤새 토하고 응급실에도 실려갔어요
저도 우울증이 있고 초등학교때 자살기도한적이 있습니다.
어릴때의 저를 꼭 끌어안아주고 싶네요
그때쯤 저는 학교에서 잠깐 왕따도 당했습니다.
다른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따뜻하게 다가가고 장난도 치면서 그렇게 지내야
친구가 생기는건데..
철이 일찍 들어버려서 잔걱정이 많고 늘 어둡고
엄마 닮아 친구들에게 날카로운 독설만 하는 저는
교우관계에서 잘 해낼수가 없었습니다.
그와중에 엄마의 못다한 한을 이루기 위해
공부에 투자를 많이 받아 성적은 꽤 좋았는데
친구들에게는 애어른이다 잘난체한다는 소리를 들었죠.
정말 그때의 저도 안아주고 싶네요 너무 안쓰러워서
아빠와 엄마가 돈을 많이 벌었지만
한번도 외식을 하거나 가족여행을 간 적은 없었습니다.
그냥 제때 밥 먹고 학교가고 학원가고
그런 생활들만 했죠
엄마아빠는 워낙 가난하게 자라서
가족이 쉬는날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냥 제때 밥 먹이고 학교 보내는것만으로 만족했습니다.
그러다 홀어머니인 할머니가 치매로 쓰러지고
시집살이 하던 엄마가 또 독박으로 치매 간병을 하게 되었고
5년 병수발을 들었지만 아빠는 늘 울 엄마한테 이것밖에 못해주냐
내가 가져다주는 돈이 얼마인데 늘 서운해하고 폭언을 했고
돈돈돈 거리지만 주머니에서 돈을 내놓지는 않고
다 쥐고 있으면서 돈=권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엄마는 이혼하고 싶지만 기댈수 있는 친정이 없었구요.
그리고 아빠에게 받는 스트레스들을
너희때문에 내가 이렇게 살고 있다고 저희 삼남매에게 풀었습니다.
너희때문에 내가 불행하다고 도망칠수도 없다고.
20대에는 엄마가 너무너무 불쌍했어요
아빠도 미웠구요. 어쩜 사람이 저렇게 말이 안통하는지
하지만 아빠는 감정적으로 보듬어주기를 원하는 사람인데
엄마는 늘 차갑게 아빠를 응대했고
아빠는 화를 내고 폭력을 쓰고 경찰까지 출동하고
저희는 차라리 둘이 이혼하라고 하면
둘다 문제있는 가정출신이라 내 가정만큼은 지키고 싶은지
이혼은 절대로 안된다고 남들도 다 이렇게 산다고
정말 그런가요?
저는 나름 잘 풀려서 좋은곳에 취직을 했고
돈도 꽤 벌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그동안 저를 키워주느라 고생했던 엄마에게
명품백도 사드리고
절대 외식 여행 안하는 아빠를 대신해서
같이 해외여행도 가고 파인 다이닝도 데려가고
마사지도 좋은곳으로 같이 다니고
집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를 기분전환 시켜주려고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근데 제가 삼남매중에 제일 잘된 케이스라
첩의 아들이었던 아빠가 쥐죽은듯 살던 큰집에서 큰소리도 쳐보고
집안의 자랑이 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를 엄청 편애하는편인데
엄마가 이야기 해도 듣지 않는건 제가 이야기를 하면 듣거든요
엄마가 그게 또 저에게 서운했던거 같아요.
질투라고 해야하나요..
엄마도 왠지 저같은 삶을 살고 싶었던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밥 챙겨주고 학원 대학 보내주는 부모 밑에서
연봉이 쎈 회사에 다니며 자유롭게 해외여행 다니고 내집 있는 삶.
이런 집안사정때문에 저는 결혼에 대한 환상도 동경도 없어요
집에서 도망치고 싶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근데 결혼을 하지 않고 난 행복하니까 이렇게 살겠다고
그렇게 집안에 이야기를 했더니
아빠가 넌 자식을 어떻게 키웠냐고
내가 힘들게 번 돈으로 자식 이따위로 키웠냐고
엄마를 또 괴롭히면
엄마는 저에게 화풀이를 해요.
너무 괴롭네요
아빠는 마지막까지 본가에 자랑할 결혼 잘한 자식이 필요하고
성공한 삶인걸 확인받고싶고
엄마는 아빠랑은 다른 사람은 많다며
얼릉 결혼해야 내가 임무완수를 하고
너희들을 다 털고 살것같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어제는 오랜만에 본가에 갔다가 결혼이야기가 나왔는데
엄마한테 그래 너 잘났고 이렇게 부모한테 싸가지가 없냐고
니가 내 인생에 해준게 뭐가 있냐는 소리를 듣는데
머리속에 끈이 탁 하고 끊어지는 느낌이 났어요
아 내가 해준게 아무것도 없는거였구나 하고....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 커플들 사이에서 제가 빠져주고 싶어요
눈물도 안나오고 헛웃음이 나오더라구요
도망치듯 제가 혼자 살고 있는 집에 돌아와서
제대로 못자고 제 인생은 뭘까 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죽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