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능력과 자질이 부족해서 중소기업만 3곳을 다녔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공교롭게도 제가 일했던 모든 부서에 오너의 가족이 있었습니다.
첫 회사는 오너 아들, 두 번째와 내일부로 퇴사하는 현재 회사에는 딸이 있죠.
첫 회사의 아들은 자동차 회사 품질 쪽에 일하다 조선기자재인 아버지 회사로 온 케이스였습니다. 입사하자 마자 상무였네요. 자신이 자동차 분야는 잘 알아도 조선 분야는 잘 모를지언데 모든 것에 "내가 다 알아" 라는 태도로 일관해 사람들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두 번째 회사는 오너 마인드도 괜찮고, 딸의 성격도 겸손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토익 800점도 안되는 친구를 해외영업 부서에 넣은 것이였습니다. 본인도 스트레스 받고 팀원들도 덩달아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사원으로 입사해 차근차근 배워 나갔기 때문에 크게 불만은 없었습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세 번째 회사에는 사회 경험이 거의 전무한 친구를 대리 직급으로 앉혀 놨습니다. 영어는 어느 정도 되지만 무역에 관해서 1도 모르다보니 대리 한테 인코텀즈가 뭐고, B/L 이 뭔지를 설명해 주고 있네요.
오너들이 가족 회사에 앉히는 거 이해합니다. 믿을 사람 없는 세상에서 저라도 그럴 것 같아요. 하지만 사원으로 입사해 처음부터 배우게 하던지 아니면 정말 열심히 공부하게 해서 특출 난 능력을 가지고 높은 직급으로 입사를 시켰으면 좋겠어요. 업무 능력을 쌓아 가기 전에 아부하는 주변사람들한테 휘둘리고, 잘 못 된 걸 지적 안 받으니 자기만의 세계에 갇히게 됩니다.
제가 쌍욕을 먹었던 실수를 오너 가족이 저질렀을 때 좋게 넘어가는 것을 보면 어떻게 열정을 가지고 일 할 수 있을까요?
상장 된 회사로 이직을 앞두고 있는 지금. 다음 회사에서는 제발 오너의 가족이 부서에 없기를, 있더라도 합리적으로 일하고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넋두리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