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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빠

ㅁㅁ |2021.01.05 04:14
조회 288 |추천 1
안녕 나야
오빠한테는 뜬금없고 약간은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 편견없이 읽어줬음해

난 있잖아, 학교에서 오빠를 처음 봤을 때 반했어
내가 늘 말했던 향수냄새.. 기억해?
그 폴로향으로 오빠가 이 자리를 지나간걸, 나에게 다가오는 걸 알수있었다고
나중에는 그 잔향만 맡아도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그래서 난 오빠의 향수에 홀렸던 것 같았다고 장난식으로 말했었는데 사실은 그 향을 오빠가 뿌렸기때문에 좋았었어 그때는 잘 몰랐지만 말이야

내가 담배태우는 사람을 참 싫어했는데
오빠는 뭐랄까 달랐어

오빠가 남기는 향, 여름에 입던 파란 양복, 장난기가득한 오빠의 말투와 표정 다 좋아했어

근데 그때의 나는 그저 오빠를 동경의 대상으로만 생각했지.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이었으니까
마음이 여유롭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오빠와 달리
난 그때부터 불안한 인생을 살기시작했거든

짧게 말하자면, 그때 아빠의 심한 폭력을 경험했고
도망치듯 제주도의 한 호텔로 실습을 갔었고 돌아와서도 정말 나 혼자 살아야했어

아무튼 그 즈음쯤 다시 오빠한테 용기내서 연락했는데 자주 만나면서 서로 의지를 하게된 것 같아

서론이 너무 길었네
내가 이 편지를 쓰는 건 오빠한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서야

스무살 초반의 난 어리고 경험이 많이 부족했지만
당시엔 겪을 거 다 겪었고 상처를 줄 지언정 더이상 상처받고 싶지않다? 이런 웃기고도 못난 마인드였던 것 같아

근데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을것같았던, 내가 동경했던 오빠가 나를 좋아한다니 정말 기뻤어 티는 안냈지만 믿기지가 않았지

항상 포근하고 걱정없을 것 같던 오빠가
사실은 누구보다 세심하고 섬세해서 상처도 잘 받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되었어

근데 난 왜 그렇게 오빠를 함부로 대했을까
그게 참..후회가 돼

내 마음 내키는 대로 연락하고 이런 나라도 좋아해줄까 하는 의구심에 끊임없이 오빠를 테스트했던 것 같아
그리고 모든 연인은 헤어진다고..우리도 그렇게 될거니 너무 마음 쏟지말자고 다짐도 했거든

지금보면 말도 안되는 생각인데
혹시나 그런 나 때문에 오빠가 힘들었을까봐
작정하고 못된짓하는 나를 미워하느라 상처가 났을까봐
많이 늦었지만 편지를 쓰게 되었어

내가 좋아했던 오빠는 훨씬 더 근사하고 멋진 사람이였다고 말해주고 싶었어
함께있는 사람을 진심으로 아껴주고 배려할줄아는 사람이였다고..

오빠는 훨씬 더 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데.. 그때 받은 마음을 소중하게 대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했어

사실 그 동안 불편했던 내 마음을 털어내려고 쓰는 것도 맞아.. 이기적이지?

내가 괜히 옛날얘기 꺼내서 싫었을 수도 있지만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고 또 미안해

잘 지냈으면 좋겠다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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