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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현실이 안타깝네요

양사나이 |2008.11.26 14:32
조회 285 |추천 0

29세의 남자입니다.

항상 글만 보다가 오늘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버스에서 취객과 운전기사분의 싸움을 여자분이 말렸다는 글을 보면서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올렸습니다.

 

저도 예전에 비슷한 경험을 했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그때 저는 지하철 연로자석 사이의 문앞에서 서서 가고 있었습니다.

무료로 나누어주는 신문을 보면서 가고 있었기 때문에 왜 그런 상황이 벌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두 분이서 나란히 앉아서 티격태격하고 있길래 처음에는 부부인줄로만 알았습니다.

아저씨는 등산을 갔다가 술 한잔을 걸치고 오셨는지 이미 거나하게 취한 상태였고, 옛날 분답게 여성을 깔보는 인식을 가지신 분인것 같았습니다.

아저씨가 아주머니와 부딪혔는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머니께서 못마땅해하시면서 혀를 찼다는 것이 일의 발단이었습니다.

아저씨는 술도 취한 상태여서 아주머니께 욕을 하면서 시비를 거는 것이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부부로 알았기에 그냥 흘긋보면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부부끼리 싸우는데 (게다가 말다툼) 끼어들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아주머니도 아줌마의 억척스러움과 지지 않는 말빨로 응수하시고요.

그런데 갑자기 아저씨가 손을 들더니 아주머니의 머리를 치시더군요.

취한 상태라서 가격하는 속도는 느렸고 정확하지 않았고, 아주머니는 생각보다 빠르게 피하셨지만 살짝 맞으셔서 안경이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역시 싸움에 폭력성이 가해지니 여자이신 아주머니는 약자가 되버리시더군요.

그때 아주머니는 일어나면서,

"이 아저씨가 왜이래?"

하셔서 모르는 사이라는 것을 알았죠.

아저씨는 취해서 흔들흔들 하면서도 아주머니를 더 치려고 했습니다.

이때 제가 나서서 아저씨의 양손목을 잡고서 못 움직이게 했습니다.

취한 상태였고 체격도 작으신 분이기에 충분히 제압이 가능했죠.

저는 젊은데다가 키가 187cm에 거의 80kg에 나가니까 아저씨가 꼼짝 못하고 계시고, 저에게 시비는 안거시더군요.

저는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아주머니에게만 뭐라고 하시고 저에게는 한마디도 안하셨습니다.

(생각해보면 나한테 시비를 걸었으면 어떻게 할뻔 했나하고 가슴이 철렁합니다)

양손목을 잡고 힘으로 눌러서 아저씨를 다시 좌석에 앉혀드렸죠.

 

그런데 아주머니도 현명하지 못하시게 그런 일이 있었으면 다른 칸으로 가시던지 하셨으면 좋았을텐데 바로 앞에 가서 앉으시니 계속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와 아주머니 사이에 서서 가린다고는 했지만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아니까 계속 서로 욕을 하시더군요.

그러다가 결국에는 아주머니가 다른 칸으로 가시면서 일이 끝났습니다.

아주머니는 다른 칸으로 가시면서 큰소리로 같이 욕을 하시는 포스를 보여주셨구요..

.....정말 버스에서 취한 승객과 운전기사분의 싸움을 말렸다는 여성분의 말처럼 아무도 나서지 않더군요..

제 옆에 서있던 아저씨는 옆 칸으로 이동하고, 주변 사람들도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신문보며, 책보고 하고 있는겁니다.

 

그런데 잠시 생각을 해보니 갑자기 겁이 나는겁니다.

아주머니는 가버렸고, 그 아저씨가 손목을 다쳤다면서 나를 고소하면 어쩌나?

남자가 여자를 때리는 것을 말렸는데, 경찰서에 갔더니 그 두 남녀가 고소를 했다는 뭐 그런 얘기들도 들었고요...

그래서 다음 역에 서자마자 바로 내려버렸습니다.

그리고 기다렸다가 다음 기차를 탔습니다.

기다리면서 참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남을 돕고도 피해가 올까봐 걱정을 해야하는 세상, 뭔가 잘못된 세상이다라고 말입니다.

모든 분들이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실겁니다.

그런데 나서기가 창피하고 게다가 무슨 피해나 오지 않을까하는 걱정때문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말입니다.

좀 쓸씁할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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