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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올렸던 쟝 혐관 드림


나랑 같은 동기로 들어오게 된 쟝은 나랑 개 씹 혐관임.
입단 하자마자 병단 내에 싹 소문남. 성격이 안맞는건지 그냥 존재 자체가 싫은건지 숨만 쉬어도 서로 조카 야림. 어쩌다 둘이 언쟁이 붙었다? 그럼 뭐하나는 부러져야 끝남.

참고로 나는 쟝보다 두뇌전이랑 격투술은 더 우위지만 입체기동은 좀 딸렸음. 사실 벽외조사든 뭐든 입체기동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격투술만큼은 자신있었음. 사실 격투술 훈련시간만큼은 쟝을 조카 놀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음.

스치기만 해도 싸움이 나는 하루들이 계속되고 그래도 같이 살 부대끼고 사니까 전우애같은게 생긴 것 같았음. 그래도 혐관은 혐관이라 싸우는건 여전함.

그렇게 며칠 후 조사병단 입단 이래로 첫 벽외조사 날이 옴. 작전대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기행종 거인을 만나게 되서 조사병단 무리에서 이탈하게 됨.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행종을 피하다가 머리에 상처를 입었는데 거기서 흐르는 피때문에 눈이 잘 안보임. 생전 처음 가까이서 보는 거인인데 그게 기행종이라니. 입체기동도 평소보다 더 못하는거같고, 나는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음.

근데 그때 누군가 기행종의 눈을 찌르고 나를 들쳐안았음. 나는 흐르는 피와 정신적인 충격으로 그 사람이 누군지 보기도 전에 실신해버림. 그렇게 나의 첫 벽외조사는 다소 위험했지만 무사히 돌아옴.

나는 그때의 기억으로 거인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러한 상황이 언제 또 다시 발생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벽외조사가 너무 무서워짐. 결국 회의를 통해 다음 벽외조사는 나를 제외하고 시행하게 되었고 그때 나는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입체기동 연습도 틈틈이 함.

어느정도 트라우마가 치료되었다 판단되어 벽외조사에 합류하게 됨. 3~4 미터의 소형 거인부터 15미터급까지 죽이면서 무사히 작전을 시행하고 있었는데 트라우마 극복이 내 맘대로 쉽게 되는게 아니더라. 저 멀리서 보이는 기행종을 보자마자 내 몸은 빠르게 굳어감. 빨리 자세를 고치고 피해야 하지만 발이 묶인 것 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음. 또 첫 벽외조사의 기억이 스쳐지나가면서 눈 앞이 아득해짐.

그 때보다 훨씬 더 성숙해지고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공포에 질린 나머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음. 하지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명령을 지켜야 하기에 기행종과 싸워야겠다고 마음먹었음. 첫 벽외조사에서 마주쳤던 기행종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르고 위협적이였지만 나는 맞서싸워야 했음.

아 근데 내가 싸우면서 든 생각이 ‘내가 그새끼처럼 입체기동만 잘했어도..’였음. 진짜 입체기동만 잘 했어도 이미 도망치고도 남았을텐데 그렇게 못하니까 싸워서 없애야지 어떡하겠어.. 내가 죽든 기행종이 죽든 될대로 되라 하고 싸우고 있었음. 아 근데 기행종이 팔이 좀 길더라? 긴 팔로 나를 낚아채가더니 내 어깨를 아작냄. 내 오른쪽 팔이 아작났으니 나는 이제 죽은 목숨인거지. 아 _됐다. 생각하고 살려달라고 소리 좀 질렀음. 근데 아무도 안오는거같아서 포기함.

내 머리부터 거인의 입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함. 이제 진짜 죽겠네. 내 동기들은 잘 살겠지? 꼭 무사히 돌아갔으면 좋겠다. 쟝 그새끼도 이제 나 없으니까 세상 편하겠네. 등등 수많은 생각들이 빠르게 스쳐지나감

내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입체기동 소리와 함께 나를 먹으려 하던 거인이 쓰러짐. 그 충격에 나도 큰 부상을 입게 됨. 어깨도 어깨지만 머리가 너무 아파서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음. 차라리 그냥 이대로 죽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음. 그래도 나를 꾸역꾸역 살려준 사람이 있다니 고맙더라. 그 사람 얼굴을 보려고 눈을 돌렸는데.. 쟝이였다.

벽 안으로 귀환한 후 치료를 받았음. 머리에 큰 충격을 받았고 무엇보다 어깨가 너무 심각해서 팔을 쓸 수가 없었음.
‘아 멋있게 기행종도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재수가 없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노크하고 들어옴. 누구지 병장님인가?

아 쟝이네... 나를 살려준건 고맙지만 여전히 자존심은 상했음.
쟝은 아무 말 없이 들어와 침대 옆 의자에 앉았고 그렇게 몇 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그 길고 무거운 침묵이 너무 싫어서 내가 먼저 말을 꺼냈음.

“살려준건 고맙다, 쟝.”

쟝은 내 말에도 아무 대꾸 없이 내 팔을 응시했음. 계속 뚫어져라 보더니 그냥 나가버림. 그런 쟝의 모습이 나는 너무 이해가 안갔음. 뭐 내가 죽을뻔해서 충격이라도 받은건가?

그렇게 며칠동안 쟝은 내 방에 와서 침묵만 지키고 병수발 들다가 돌아감. 나는 진짜 왜그러는지 모르겠어서 다음에도 그러면 붙잡고 물어봐야겠다 마음먹었고, 쟝이 내 방에 또 온 날, 나는 힘겹게 쟝을 붙잡고 물어봄.

“너 진짜 왜그러는거야? 무슨 말이라도 해봐”

내 말을 콧구멍으로 들은건지 아무 대답도 없다. 작게 한숨을 쉰 나는 등을 돌리고 누웠음. 근데 그때 쟝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렸음.

“너때문에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나때문에 남자가 울다니 황당하네. 그것도 나를 엄청 싫어하는 사람이. 도대체 왜 우는거지? 나를 그렇게 죽을듯이 싫어하면서. 내가 여러 사람 걱정시킨건 맞지만 쟤는 왜 우는걸까. 아 이게 바로 전우애인가?

나는 그 날 쟝의 눈물을 보고 작은 충격을 받았음. 그리고 퇴원하고 며칠 동안 쟝을 피해다니게 됨. 그래도 입원했을 동안 맨날 챙겨주고 내 생명의 은인이니 고맙다는 얘기는 제대로 하고 싶어서 방으로 감. 못 보던 새 쟝은 더 수척해진 것 같았음.

쟝에게 다가가 말을 거려는 순간, 쟝이 나를 벽에 밀치고 키스하기 시작함. 나는 영문도 모른 채 키갈당하고 있었음. 버둥거렸지만 역시 남자를 힘으로 이기는건 무리였음. 그리고 뭔가 밀어낼 수가 없었음.

몇분동안 그러고 있었을까. 방 안은 우리의 뜨거운 숨소리로 가득 찼음. 서로의 침이 섞여 실처럼 늘어났고 쟝이 말했다

“좋아해”


다시 올려달라는 칭긔가 있어서.. 쟝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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