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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ㅍ) 엘빈 지크 완전 대조

자갤에 재밌는거 많다
자갤펌
ㅡㅡㅡㅡ


114화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 지크란 인물은 에렌과 엘빈에 대응하는 정반대 격의 캐릭터 같다고.

일단 사상적으로 지크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은 에렌이야. 에렌은 자신과 엘디아를 위해서는 전세계를 멸망시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 반면 지크는 전세계를 위해서는 엘디아가 멸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니까.

근데 지크란 인물의 유년기와 그 시절을 거치며 형성하게 된 인격, 그리고 지금까지의 모든 행보를 보면 볼 수록 나는 지크가 엘빈과 완벽하게 대조되는 인물이구나 싶더라. 두 사람이 자라온 걸 보면 비슷한 상황에서 정반대의 선택과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작은 것들이 모여서 결국에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거든.


지크와 엘빈 둘 다 처음은 그들의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에게 ‘국가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의 일부분’에 대해 얘기해주는 것으로 시작돼. 지크는 이걸 딱히 궁금해하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해주는 말을 그저 들었고, 이로 인해 은근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 반면 엘빈은 본인이 궁금해서 아버지의 말을 듣게 된 것이었고, 이런 얘기를 동네 아이들한테 떠들고 다닐만큼 좋아했어.

그러다가 두 사람 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밀고’하게 되어버리지. 중요한 건 이 행동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가 아닌가인데, 지크는 자신과 조부모의 안위를 위해 본인의 의지로 부모를 밀고한 반면 엘빈은 본의 아니게 자신이 아버지를 밀고해버린게 되어서 죄책감을 가지게 돼. 이 부분이 중요한 것은 흥미롭게도 여기서부터 두 사람의 인격과 삶의 행보가 완전히 갈라지게 되기 때문이야.
지크는 본인이 아버지를 (자의로) 밀고했기 때문에 그 시점부터 자신의 아버지를 부정하는 삶을 살기 시작하고, 엘빈은 본인이 아버지를 (자의와는 다르게) 밀고했기 때문에 그 시점부터 자신의 아버지를 긍정하기 위한 삶을 살기 시작하지. 그렇게 지크에겐 (아버지가 말한 엘디아의 복권과 완전히 반대인) “엘디아의 안락사”가 목표가 되고 엘빈에겐 (아버지가 말한 것들을 입증하기 위한) “세상의 진실을 아는 것”이 목표가 돼.

그에 따라 두 사람은 피비린내 나는 길을 걷게 되는데, 자의든 타의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면서 두 사람은 서로 정반대의 반응을 보여. 직접적으로 살육을 저지르면서도 ‘이 잔혹한 세상에서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지크는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면서 그게 구원이라고 여기니까 전혀 죄책감을 갖지 않지. (이 부분은 그냥 내 관점이 아니라 원작에서도 하지메가 여러번 지크의 행동을 통해 보여줬고, 또 지크와 캠핑하면서 리바이의 입을 빌려 확실히 하고 있어. 지크가 전혀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고 말이야.) 반대로 엘빈은 자기가 직접적으로 살육을 저지른 건 아니지만 자신의 지시로 많은 생명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며 계속해서 죄책감의 늪에 빠지게 돼. 그러다가 결국 월마리아 탈환전에서 그 죄책감이 최고조가 되면서 리바이에게 자신의 심정을 고백하기 이르지.

근데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까ㅋㅋㅋ 정말이지 하지메의 악마같은 스토리텔링 실력이 빛나는 게 이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바로 “리바이의 선택”이야. 지크가 ‘삶은 고통이니까 어서 편하게 죽여줄게’하고 던진 돌에 엘빈이 맞는데, 그렇게 생사의 기로에 놓인 엘빈을 보며 ‘이 녀석에겐 살아있는게 고통이니까 편하게 보내주자’라고 생각하며 엘빈을 놓아준 건 리바이거든.
결론적으로 지크와 리바이는 양립 불가능한 불구대천의 원수에 서로 죽일 듯이 반목하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만큼은 서로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엘빈이 죽게 되었다는 거지. 그래서 진짜 악마같은 아이러니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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