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만 되면 앞 뒤로 시집살이 당한 며느리들, 아니면 그에 맞서 사이다 날려주는 며느리들 이런 이야기들이 많은데..
전 어찌 보면 복받았다가 불행한 그런 며느리네요
일단...결혼 후 남편 직업때문에 많이 떨어져 살아서 명절이나 휴가때 아니면 시가에 갈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연락을 자주 드렸느냐...그것도 아니네요.
처음 신혼때는 양가에 전화를 많이 드렸는데,
친정에서는 시댁에 연락 자주 드려라, 그러시고
시가에서도 친정에 연락 많이 드려라.. 하시고..
그래서 제 성격상( 필요한 일 없으면 그 누구한테든 연락 잘 안함. 전화해도 용건만 간단히. 5분내 전화 끊음) 그냥 양쪽에 다 연락 자주 안드림...;;;;;
암튼 이런 상황에서!!
첫 명절때.. 아버님께서 며느리 힘들까봐.. 차례음식 수를 확 줄이셨다네요..
원래 동그랑땡도 직접 빚어서 만들었는데..
냉동으로 대기업 제품 처음 사보셨다고..
근데 그건 맛이 없어서 그냥 없애버리신..ㅋ
그리고 제사도 일년에 몇번씩 있던걸 다 없애시고,
시 할아버님 제사만 모심.
평일에 제사가 걸리면 먼거리 오기 힘드니 오지 말라고 하심.
이렇게 큰 일들은 아버님 선에서 다 쳐내주심
어머님의 경우,
요리 좋아만 하는 (맛은 보장 못함) 며느리에게 하나 하나 알려주시고
뭐 하나만 해놔도 잘한다 잘한다 우쭈쭈 해 주심 .
명절에 먼길 와서 준비하면 힘들다고 미리 밑 준비 다 해놔주심.
그나마 음식 준비도.. 남편이 딸 없는집 아들이라 완전 딸같은 아들로 자라는 바람에 같이 요리함.
어머님이 나물류 하시면 나랑 남편이 튀김 하고,
시동생이 전 부침.
아버님은 상에 올라가는 오징이 같은.. 이런 애들 모양 만드심. (오징어가 용이 되는 기적을 행하심)
항상 새 밥 주시려고 하시고, 찬밥 남은건 데워서 모든 식구들 다 비빔밥 해 먹음.
절대 며느리 너는 찬밥 먹어라 아님.
새밥도 식구별로 그릇에 담다보면 누른밥이 생길때가 있는데..
내가 그 밥 먹는다 하면 어머님이 본인이 드시겠다고 가져가려하심.
근데 난.. 누룽지, 누른밥 굉장히 좋아함...
그래서 끝까지 사수.
식사 중에도 뭔가 필요해지면 며느리 못 움직이게 하고 어머님이 왔다갔다 다 하시려고함.
음식 만들때 매운거 못 먹는 며느리를 위해 부침개도 안 매운것 먼저 만들어주시고,
그 다음에 청양고추 넣어서 매운버전 따로 만들어주심.
한번은 명절 전날에 크게 배탈이 난적이 있는데,
연휴에 문 연 병원 다 알아봐주시고, 병원 다녀오니까 안방(시부모님방)이 제일 따시다고거기서 누워있으라고 하심.
난 절대 거절하지 않긔.
안방에서 딥 슬립하고 많이 좋아짐. 그 후로도 자극적이고 기름진거 먹으면 안좋다고 음식도 따로 만들어주심.
그리고 명절 차례 지내고 나면 상 치우고 낮잠 타임 있음. ㅋ
이 시간 완전 좋음.신랑이랑 데이트 나가던지 같이 자더진 함.
저녁 준비 전에만 일어나면 됨.
친정은 안가냐고 하실 분들을 위해.. 안가는게 아니고 못감..
친정 어무니 왈.. 나도 엄마 보러 갈거다. 하루 자고 올거다. 너도 내일 와. 임...
그래서 명절 다음날 친정 부모님 오시면 그때 친정으로 넘어감.
이 외에도 많이 있지만.. 일단 생각 나는게 이정도네요.
언제나 아들, 며느리 위주로 생각해 주시려 해서 저도 더 잘 하려고 했고...그랬는데.
몇년전 두 분 모두 건강이 안좋아지셔서.. 먼저 하늘로 가셨어요
항상 생각이 많이 나고...많이 그립네요
애교가 많이 없는 며느리라 섭섭하시기도 하셨을텐데..
분명 저도 섭섭한게 있기는 했을텐데..
해주신것이 많아 그런건 기억에 없고 오로지 잘 해주셨던것만 기억이 나네요
이번 명절에는 코로나때문에 아예 못 내려가니까... 시부모님 모신 납골당도 못가니까...
더 생각이 많이 나는것 같아요
판에 적을 생각은 없었는데..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이 생기다보니...
이런 저런 넉두리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