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친이랑 전화통화를 했는데요....
본인은 혼자서 잘 살고 집에 신세만 안 지면 제대로 된 아들노릇 하는 거라고
평생 생각해왔는데,
부모님께서 결혼을 계기로 종가집 장남이라는 역할에 대해 책임을 지우시고,
저희 집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하니
갑자기 너무 부담되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구요....
자기 집에선 그래도 남친만 괜찮으면 끝까지 반대 못하시겠다고 하셨다고....
저희 부모님한테 너무 죄송하고, 저한테도 너무 미안하지만
저랑 결혼하고 싶고, 평생 잘 해줄거라면서,
같이 집에 내려가서 어떤 상황이든 우린 잘 살 수 있다고 말씀드리자고 하네요...
남친 부모님께서 저는 괜찮은지 걱정 많이 하시고,
저는 너무 맘에 든다고.....
아... 친구들은 말리고....
저희 집에선 이제 탐탁치 않아 하고
미칠 거 같네요....
예비 시댁 어른들께선 너무 경솔하시고,
남친은 이제서야 슬슬 양가에 어떠헥 대처할지 알겠다면서 어른 노릇하기 시작하는데....
남친을 믿고 이 결혼 진행해야 할지 판단이 안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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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그냥 있어도 우울한 나이인데
큰 일 하나 치루고 연말을 보내게 되었네요...
얼마 후 상견례를 치루고 남친과 헤어지게 되었어요...
더군다나 이전엔 저한테 너무 잘 해주었던 예비시댁이라 그 충격이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우선 종가집 맏며느리 자리었구요...
결혼 얘기 나오면서 부터 예비시댁에서 결혼장소나 시간을 그쪽 편한대로만 하려고 하구...
말을 자주 바꾸어서 좀 힘들었습니다....
집은 남친이 모은 돈에다 이전에 남친 원룸 얻어줬던 돈 4천 까지 합쳐서
1억 4천에 전세 살라고 하셨어요.. 모자라서 대출 얻어야 할 상황이었구요...
그니까 결혼으로 인해서 새로 보태주신 돈은 없으셨죠..
글구 예물은 5~700정도 생각하셨구요....
전 제가 모은돈 4천으로 혼수랑 예물, 예단을 다 해결하려고 했구요....
여유자금 1천 정도가 더 있어서 시댁에서 뭘 더 원하면 해주려고 했습니다...
집에서도 1천 5백 정도 더 주시기로 하셨지만 제가 거절했죠...
무엇보다 저희 부모님께서 전세 살다가 제 이름으로 된 집에 들어가서 살라고 하셨어요...
그쪽 집은 시골에 아파트 한 채랑 땅이 좀 있지만 처분은 불가능한 상태이구요...
대신 아버님께서 선생님이셔서 연금 나오시니 노후보장은 되시구....
저희 집은 집이 세 채 이지만, 좀 무리해서 투자해서 빚이 조금 있어요...
대신 월세 나오고 연금 나오시고 아버님 여전히 일 다니셔서
저희 부모님도 노후는 보장이 되십니다....
무척 검소하셔서 생활비가 얼마 안나오시기도 하시구요...
아무튼 여차저차 상견례를 하게 되었는데
결혼 전부터 말바뀌는 예비시댁땜에 저희 부모님은 기분이 별로 안좋으셨지만
그래도 좋은게 좋은 거다 하면서 시키자고....
저희 입장을 좀 고려하라는 뜻에서 결혼 장소에 따른 저희 쪽 어려움을 많이 얘기하셨지만
결혼 장소, 시간 다 그쪽 원하는대로 맞출 수 있다고 했구요...
다만, 저희 집에 딸밖에 없어서 아들 노릇 좀 해주었으면 한다...(자주 놀러오란 뜻으로...)
그리고 저 어릴때 가난하게 커서 고생 많이 하면서 자라서 그쪽 집에 맘에 드실지 모르겠다...
집은 어떻게 할거냐.. 그 쪽에서 전세 살았으면 한다길래... 알았다고..
요즘 시국이 안좋아서 집사면 위험하니 전세 괜찮다고 하였습니다....
아무튼 상견례 후 반대를 하시는데
이유는 저는 무척 맘에 들고, 저만 봤을 때는 결혼시키고 싶으시지만,
제가 여동생만 있는 장녀이고,
저희 어머님 건강이 안좋아보이셔서 친정부담이 많을 거 같아 아들이 힘들 거 같다는 건데요....
저희 어머님께서 제가 중학교 때 뇌종양 수술을 받으시고
입술근육쪽에 약간의 마비가 있으십니다...
거동엔 전혀 지장이 없으세요 ㅠ
글구 장녀인거 몰랐던 사실도 아닌데 이제 와서...
아무래도 상견례 자리에 여자셋, 남자하나 이렇게 앉아 있으니
저희가 다 짐으로 보이셨나봐요 ㅠ
그리고 남친한테 넌 우리집을 책임져야 하니
좀 부족한 여자더라도 친정 부담이 없는 곳으로
가라고 했다네요....
그 댁이 요즘 할아버지, 할머님께서 아프시고,
땅이 좀 있지만 종가집터전이라 팔 수도 없고, 재산세만 나가는 애물단지 입니다...
그런 것도 향후 남친이 책임져야 하는데
저희 집까지 책임지면 저희부부가 힘들어서 결혼 반대하신다고... ㅠ
저희 둘다 명문대에 전문직으로 연봉 5천 정도 됩니다... ㅠ
상견례 전엔 그렇게 잘해주시면서, 친척들한테 까지 소개시키더니
저희 부모님 뵙고, 저희 부모님이 저 얼마나 힘들고 소중하게 키우셨는지 듣고,
결혼시키고 저 함부로 할 수 없을 거 같으니까
저희집이 아들한테 부담 줄까봐 결혼 안시키시려는 예비시댁... 정말 이해 안되구요...
저도 그 집 일 골치 아프지만 들어가면 정말 잘 할 생각이었는데요 ㅠ
저희 집 재정상태가 저한테 의존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어머님도 출가외인으로 친정에 전혀 신경 안쓰고 살았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무엇보다 남친이 야속하네요.....
원래 여자한테 무심한 남자라 서운한게 참 많았었는데...
그래도 제가 성격이 좀 여리고, 애교 많고, 참을성이 많아서 툴툴대지 않는 성격이라
남친이 저 소중한 거 알고 많이 변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결혼 결심하고 평생 살아야 하니까
저한테 잘 맞춰 줘야 한다며 좋은 모습 보여주었는데요...
상견례 당일 날 왠지 분위기가 안좋으니까 남친이 너무 괴로워했어요...
자기 부모님 별로 보태주는 것도 없이 결혼하는데 이것저것 트집 잡으셔서 화난다고....
자기 집 너무 가난한 거 같다구..
그래서 저 예물 같은 거 제 돈 보태서 하면 되고,
오빠두 이제 우리집 아들이니
전세 살다가 나중에 내 이름으로 된 아파트에 들어가 살라고 하셨으니
오빠 힘내고 기펴고 살라고 많이 위로해주었거든요 ㅠ
그런데 상견례 후 자기 부모님 앓아누우시면서 반대하시니까 결혼 못할거 같다고,
헤어지자는 식으로 얘기하더라구요...
집에서 제 얘기를 좋게 말해봤자 지금은 대드는 꼴 밖에 안되서,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구요...
하지만 은근히 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자기만 흔들리지 않으면 솔직히 이 결혼 진행시킬 수 있는데
본인도 저에 대한 확신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군요....
너무 괘씸하지만,
자기도 예상 못한 집안의 반응이어서 힘들어서 잠시 동굴속에 숨은 게 아닐까,
웬지 기다리면 돌아오지 않을까 해서 미련도 남구요...
그리고 제가 그렇게 까다롭고 조건이 안좋은 신부였나 괴롭네요...
사실 안 따른 적은 없지만....
무작정 그쪽집에서 다 하자는데로 따라주었어야 했나 싶구요 ㅠ
그래서 객관적 조건도 다 적어봤어요... (혹시라도 불쾌하시다면 죄송하구요 ㅠㅠ)
부모님께서 종가집이니 잘 생각해봐라 하셨을 때 헤어질 걸...
저 좋다고 제 의견 따라주신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구...
그래도 그런 집에 딸 시집 안보내시는 게 좋으신지
부모님은 오히려 좋아하시며 저 위로해 주시는데요...
자괴감에 빠져 헤어나오기가 너무 힘든 시간이네요 ㅠ
살은 많이 빠져서 그거 하나 좋은 거 같긴 해요 ^^
기다려야 할까요? 돌아서야 할까요?
사랑하면 서로 힘이 되어주는 거라고 생각했고,
남친 힘들때마다 항상 일으켜주던 저였지만 막상 배신당한 거 같아
남친을... 남자를 더이상 믿기가 힘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