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에 IMF를 맞는 국민들은 자다가도 IMF 소리만 들어도 경기를 합니다. 그 것이 얼마나 혹독했는지 당해 본 사람들은 알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무너지고 은행이 무너지고 가게들이 무너지고 한 집 안이 무너졌습니다. 이런 경험을 했기에 IMF의 아이자만 나와도 치를 떤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국민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현 정부는 통화 유동성에 빠져도 IMF에 손을 내맬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10년 전 IMF가 우리 시장에 했던 모습이 너무 지나친 것이 많았다는 말도 합니다. 그래서 미국과 통화스왑을 하고 한중일 통화스왑으로 이 난국을 타개 하는 쪽으로 방향타를 잡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지금 우리 정부가 미국이나 일본, 중국에 매달리듯이 10년 전처럼 다시 IMF에서 돈을 빌려왔다면 국민들 감정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갈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 상황과 10년 전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그 당시 김영삼 정부가 IMF에 손을 내밀기 며칠 전에도 우리 국민들은 거의 이렇게 경제가 무너져 있는지 짐작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구조금융이라는 단어도 생소했고 IMF라는 이름도 낯선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당시 혹독한 학습을 통해 그 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정부 입장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IMF라는 말이 나오면 안 되는 금기 단어가 되지 않았을까요. 더욱 이명박 정권은 경제 대통령을 자임했고 아직 임기 시작 1년도 안 됐기에 더욱 이 단어가 싫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런 마음들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강만수 장관이나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10년 전 IMF 상황과는 다르고 더 좋다고 말해 왔습니다.
어제 은행 구조조정 기금을 투입하겠다고 정부가 선언을 했습니다. 모 기업(c)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손을 들었습니다. 정부는 미국에서 통화 스왑해온 달러(40억불)를 풀겠다고 했습니다. 미국과 통화 스왑을 체결한 나라 중 우리나가 가장 먼저 그 돈을 쓰게 되었습니다. 건설사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 정부가 은행 등을 떠밀어 나섰지만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IMF 시절에는 기업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손을 들거나 정부가 강력하게 구조조정 칼을 빼들어야 했습니다. 그 당시 김대중 정부 역시 IMF의 조건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건설사 구조조정에 상위 10개사는 대주단에 가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극심한 눈치 보기에 다들 정신이 없다는 말이 시장 주변을 떠돌았습니다. 잘 못 가입했다간 시장에서 영원히 매장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머뭇거리고 있다고 합니다. 건설사들을 꼭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 정부가 나서서 하루 빨리 수술을 하는 것이 났지 않을까요. 그런데 정부가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왜 정부는 은행 뒤에 서서 조종만 하려고 하는 걸까요. 짧은 생각으로 유추해 본다면 혹여 IMF 분위기를 풍기지 않기 위해서가 아닌가요.
지금 시장은 귀 달고 입 있는 사람들은 10년 전 IMF 시절보다 더 힘들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까지 같은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를 생각해 본다면 지금 우리 상황이 훨씬 좋지 않다는 것에 다들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정부만 IMF 상황과 다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IMF 상황과 다르다고 말을 하는데 지금이 더 낫다는 소리인지 아니면 더 어렵다는 소리인지 대다수의 국민들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의 현실을 보면 분명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부의 말투를 보면 분명 10년 전 보다 낫다고 말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 근거로 든 것이 외환보유액입니다. 그 당시 30억 도 안 되는 달러가 한국은행 창고에 있었다면 지금은 2000억 가까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게 정부가 10년 전 IMF 때와 다르다고 말하고 있는 근거 중 가장 국민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세계 7위라고 말을 하지만 정부는 계속 달러 스왑에 총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과 통화스왑을 통해 300억불을 체결을 했습니다. 그 돈의 일부인 40억불을 쓰겠다고 어제 정부가 말했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달러 유동성을 위해 한중일 통화스왑을 하자고 매달리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입니다. 이런 상황이 지금 우리나라 경제 현실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안정적인 통화 유동성 때문에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정부는 이제 속 시원하게 10년 전 IMF와 뭐가 다른지 그 때에 비해 우리 상황이 더 나은지 아니면 못하는지 분명히 말을 해야 할 때입니다. 국민들이 아무 준비도 하지 못한 채 10년 전에 당했던 IMF 상황을 또다시 당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