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0대 초반 들어선 직장인 여성입니다.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구요.홍보 대행사에서 5년간 일했고, 그 회사 오너에 대해서 글을 남기고자 합니다.존1나 말도 안되는 소리들로 인해 휘둘린 지난 시간들이 후회스럽고,비슷한 오너로 인해 고통 받고 있을 다른 사회 초년생들이 덜 힘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 남깁니다.많은 부분을 요약하고 일부만 적었습니다.혹시 비슷한 일 겪으신 분들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지금은 다른 회사로 이직했습니다)
1. 입사한 지 5개월 됐을 때 지들 교회 간다고 일요일날 나 혼자 현장에 보냄 (나 제외 모두 크리스천)
분명 디자이너로 채용됐는데... 주말 오전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내 경력에 사실상 도움이 안되는 짜친 일을 함
행사장에서 굿즈 나눠주고 여기에서 뭐 해달라고 굽신거리는 그런 일ㅋㅋㅋㅋ
그러나 대체 휴무, 주휴 수당 얘기 일절 없음. 다음날도 예정대로 출근함. 일찍 퇴근하라는 말조차 없었음.
2. 대표, 팀장, 나까지 셋이 거래처 패션위크 행사 초대권 받아서 놀러 갔는데
갑자기 거래처에서 패션쇼 현장 사진 촬영할 사람이 없다고 우리한테 대충 찍어주시면 안되냐 함;;
그래서 회사놈들이 신발 나한테 사진을 찍으라고 시킴.
그냥 대충 찍어주셔도 된다고 일 시킨 거래처가 제일 문제지만 그걸 막아주지도 않은 회사에 더 빡침.
난 사진 찍는 게 취미도 아니고 잘 찍는 것도 아니고 카메라 다루는 법도 잘 모름.
심지어 이 때 난 일하러 간 것도 아니었고, 거래처에서 패션쇼 티켓이 있다고 가겠냐고 해서 그냥 패션쇼 현장이 궁금해서 따라간 거였는데 조카 봉변 당함.
패션쇼는 보지도 못하고 다른 기자들이랑 기싸움 몸싸움하면서 어거지로 사진을 찍는데
난 누구 여긴 어디..? 내가 왜 이걸..? 하고 아주 울면서 찍음
대표는 가만히 앉아서 패션쇼 구경 잘만 하고ㅡㅡ
물론 결과는 씹똥구렸음 런웨이 사진 조카 다 흔들리고ㅋㅋㅋㅋ찍을 줄 모르는데 사진이 제대로 나올 리가..
결국 패션쇼는 보지도 못하고 고생은 고생대로 했는데 쓸 만한 사진은 없고 내 잘못이 아닌데 내 잘못 같고 거래처 직원들이랑 서로 민망하고..하…ㅋㅋㅋ
대표ㅅㄲ가 아 우리 일하러 온 거 아닌데 ㅇㅇ대리 너무 고생했네~ 이 지랄하는데
지는 쳐앉아서 패션쇼 다 봐놓고 더 얄미움 샵샵새끼 이 땐 내가 진짜 열받아서 집에 가서 분노의 눈물 흘림
3. 입사한 지 1년쯤 됐을 때 1:1 면담 때 건의사항 있으면 말하래서 출퇴근시간이 정확히 픽스돼있지 않은 점을 얘기했음.
출근은 9시에 하는데 퇴근시간이 6시면 6시 7시면 7시 픽스돼있지 않았던 상황. 상사들이 퇴근을 안하니까 그냥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눈치 보고 있으면 '퇴근해'가 아니라 '저녁 뭐 먹을까?' 물어보던 그런 회사임.
아무튼 그렇게 얘기했더니 대표 왈.. 나는 우리 회사 사람들이 직원이 아니길 원해. (? 뭔 개솔?) 직원은 그냥 시간을 때우는 사람이야. 근데 내가 원하는 사람은 일을 자기 일처럼 하는 사람이야. 라는 개썅소리를 함
물론 저딴 소릴 하면서 야근수당은 안 줬음
4.
지금은 직원이 20명 가까이 되지만 직원이 4~5명 정도밖에 안되던 시절.
대표는 어느 날 저녁 우리를 다 모아놓고 '너희는 아직 부족하다. 너희 아니어도 더 잘하는 사람들이랑 일할 수 있다. 근데 난 너희의 가능성을 믿고 안고 가려는거다' 이딴 개소리를 함.
식빵새끼가 진짜 지 말 고분고분 잘 들을 것 같은 순딩이들만 데려다놓고 행패 오지게 부림.
인재 영입할 능력도 조건도 안돼서 저렴한 인건비로 날 채용한 거였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초년생한테 ‘난 쓰니씨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마음으로 일하는거야’ 따위의 후려치기성 발언을 일삼음.
5. 항상 시혜적인 태도. 남을 가르치려 듦.
파트너사와의 미팅에서 쪽팔렸던 게 한 두 번이 아님.
내년 프로젝트 플랜에 대한 아이디어 나누는 간단한 킥오프 회의에서도
니네 영화가 이렇더라 저렇더라,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 하면서 전혀 쓸데없는 얘기를 해서 상대방이 ‘우리 다 같이 컨설팅 받으러 온 건가요?’ 하면서 불편한 심기 드러내는데 조카 눈치가 없는 건지 알면서 걍 밀고 나가는 건지 멈추지를 않음
진짜 같이 있기 너무 쪽팔렸다 뭐라고 말릴 수도 없고
자기가 뭔가 남의 인생의 중요한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되게 자랑스럽게 생각해서
아는 사람 중 하나가 구글 들어간다는데 자기가 구글의 실상을 낱낱이 알려줘서, 이미 연봉협상까지 다 끝나있는 상황에서 결국 안 가기로 했다는 말을 하는데 정말 기함을 했음. 구글이 실제로 어떻든 일한 경험이 있으면 분명히 그 사람 인생에 큰 도움이 될텐데 전 회사 대표란 놈은 이런 사람이었음. 그냥 지 말이 무조건 맞는 사람.
쓰니는 지금 현재 이직에 성공했음.
그동안 그냥 불만 토로만 종종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날 잡고 대표에게 진짜로 다른 회사로 떠나겠다고 하니
무턱대고 가지 마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하면 안 갈거냐고도 하고
이왕 떠날거면 좋은 회사로 떠나길 바란다 그 회사는 그렇게 좋은 데 아니지 않냐,
'피고용자가 보지 못하는 앵글이 있다'는 따위의 말로 나를 붙잡았음.
조금만 더 자기랑 같이 일하면 좋은 회사에 꽂아주겠다나? 누굴 진짜 ㅂㅅ으로 아나ㅋㅋ
근데 이 대표가 참 첫인상은 좋음. 그 사람 말이 맞아보이고, 아는 것도 많아보임.
하지만 사회 초년생들이 깜빡 속아넘어가기 좋은 타입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 사회 초년생들이 계산이 명확하지 않은 사람,
아무 근거 없이 나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사람을 피해갈 수 있었으면 해서임.
내가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 사회에 들어선 친구들이 시행착오를 덜 겪었으면 좋겠음.
겉으로 봐서는 멀쩡해도 사실은 뒤에서 계산기 두드리고 당신을 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음.
모두 화이팅하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