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시아는 룸 앞에서 계속 서성거렸다
'휴... 들어가기도 머~하고 그렇다고 서있기도 머~하고... ㅠ_ㅠ'
한참을 서성이고 있는 시아를 지켜보던 우빈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어버렸다
- 하하하하~
시아씨 언제까지 중얼거리며 서성일꺼야? 쿡쿡
그러다 날새겠어~ 도데체 내가 키는 왜 줬다고 생각하는거야?
- 아... 그게...
- 설마 여는 방법을 몰라서 그러는건 아니겠지?
- ...
우빈은 시아에게 키를 뺏어 문을 열며 시아의 등을 떠밀어 같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안했으면 시아는 그 자리에 계속 서성이고 있을꺼 같았기 때문이었다
우빈은 가지고 있던 짐을 게스트 룸에 내려놓고 활짝웃으며
- 시아씨! 이 방을 써! ^^*
'우씨... 뭐야~! 계속 왜 저렇게 웃는거야...!'
- 시아씨~ 계속 그렇게 꿔다 놓은 보리자루마냥 서 있을 거야? ㅋㅋ
이쪽으로 와서 앉아봐~!
우빈은 웃으면서 시아의 팔을 살며시 잡아 쇼파에 앉혔다
- 시아씨 목마르지 않아? 뭐라도 마실래?
- 아뇨... 전 됐어요...
'허허... 도데체 저 사람은 뭘 믿고 저렇게 자연스러운거야...
꼭 내가 이상한 사람 같잖아! ㅡ_ㅡ;;'
우빈은 불편해 보이는 시아를 뒤로 한체 음료수를 꺼내들고
시아의 맞은편에 앉아 말을 시작했다
- 시아씨! 우선 이상한 상상은 하지 말아줬으면 해!
그리고 너무 불편해하지도 말고~ ^^a
머... 나도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ㅋㅋ
'하핫... 자기가 모르면 누가 안단말이야...!
지금까지 자기 맘대루 해놓구선...!'
시아는 우빈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우빈의 진지한 표정에 조금은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아니...
우빈이 시아를 향해 한 번씩 웃을 때마다 시아는 조금씩
팽팽해져 있던 신경을 느슨하게 놓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머... 나쁜 사람 같진 않아보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편하게 있으란말야...!'
- 하지만... 잘 모르잖아요... 그리고 오늘 처음 만났잖아요...
시아는 울상을 지어보였다
그런 시아에게 우빈은 내심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 그건 그렇지만... 서로 믿어 보는건 어떨까?
지금은 서로 신뢰도 없고 한 상태니 시아씨가 그러는거 이해는 가~
하지만 어차피 시아씨도 방을 구했어야 할 상황이었잖아?
그리고 여행은 혼자 하는 것보단 둘이 더 좋지않아?
나도 여기에 한동안 머물 생각인데...
우리 같이 여행동지 하면 어떨까?
'여행 동지라... 하지만...'
시아는 왠지 앞에 앉아 자신을 설득하고 있는 남자를
외면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들어... 조금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빈은 고민하고 있는 듯한 시아에게 무슨 말을해야 할지 생각에 잠겼다
'음... 어떻게 말해야하나...'
잠깐 생각에 잠긴 듯 해보이는 우빈을 시아는 가만히 지켜보았다
시아는 그제서야 우빈을 관찰할 수 있었다
'뭔지 모르게...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다...
음... 그래 사장님과 흡사한 분위기구나...!
단호할꺼 같으면서 어딘지 모르게 한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과 여행기간 동안 같이지낸다니... ㅡ_ㅡ;; '
시아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한편으론 이런 흔하지 않은 상황을
즐기고 싶다는 또다른 자신을 발견해 당황스러웠다
'하핫... 이게 무슨... 시아! 왜이러는 거야...!'
아무래도 시아의 호기심이 이성을 눌러 버린 모양이다
시아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여전히 생각에 잠겨있는 우빈에게
- 저... 그럼 한가지만 약속해주세요...!
우빈은 갑작스런 시아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시아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체 우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 저... 어떤 일이 있어도 서로에 대해 묻지 않기로 해요!
그리고... 서로 어떤 접촉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말을 하며 시아는 얼굴이 더욱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아~! 내가 무슨 말을 해버린거야~~~? 오 마이 갓뜨~~!'
그런 시아를 멍~하니 바라보다 우빈은 상황판단이 됐는지
시아를 향해 활짝 웃음을 짓었다
시아는 우빈의 미소에 순간 아찔 해졌다
- 후후~ 시아씨 생각보다 용기있는걸~~!!
그럼 난 시아씨가 결정한걸로 알겠어~!
그나저나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
시아씨도 피곤하겠어!
자세한 얘기는 내일하는게 어떨까?
나도 많이 피곤하거든~~~ㅋㅋ
우빈은 시아의 답을 듣지도 않고 돌아서 방으로 들어가며 중얼거렸다
'음... 상황이 잼있게 돌아가는걸... 후후
그보다 언제까지 저러고 앉아있을지... ㅋㅋ 특이해~ 정말 특이해!'
- ...
시아는 한동안 우빈이 들어간 방을 멍~하니 바라보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살폈다
룸에 들어왔을 땐 정신없어서 주위를 살펴 볼 생각조차 못했었던 시아는
룸의 이곳저곳을 눈여겨 봤다
'음... 굉장히 귀족적인 분위기의 룸이네...
하지만 그 사람과는 어울리지 않는것 같네...
모던하면서 밝은 분위기가 굉장히 어울리는 스타일인데... 아쉽네~
허헉! 역시 직업은 못 속이는구나... ㅋㅋ
인테리어에 눈이 가는 것보니... 휴~
하지만... 나도 이렇게 무거운 분위기의 방은 싫은 걸...'
시아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어대며
우빈이 자신의 짐을 내려놓았던 게스트룸으로 발을 옮겼다
짐을 대충 정리하고 침대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휴~ 그나저나 앞날이 걱정이네...
경아에겐 절대 말하지 말아야겠어... ^^a
분명 난리가 나겠지... ^^;;
경아야...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갑자기 왜이렇게 충동적이 된건지...
하지만... 그냥 이대로 남은 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들어...!'
시아는 기지개를 한 번 쭈욱~펴고
부산에 오기 전 구입한 다이어리를 펼치며
침대에 엎드려 적기 시작했다
'아~ 무슨 일부터 써야할까... 오늘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8월 20일
오전에 회사를 마치고 아무 계획없이 짐을 꾸려 부산으로 왔다
부산에 처음 도착해서 김우빈이란 남자를 만났는데...
그 만남이 좀 황당스러워~ 하핫 ^^;;
지금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지만...
그땐 정말 아찔했다구!
사실 첫 만남이 좋았다면...
머~ 그런 생각을 잠시 해보긴 했지만~ ^^;;
역시 일어난 일은 어쩔 수가 없나봐!
어찌됐건... 지금 같이 있는 상황이 되버렸네~!
그 우빈이란 사람 미소가 굉장이 아름다운 사람이야~ ㅋㅋ
아... 남자한테 아름답다는 표현은 좀 그런가?
하지만 그 표현이 가장 잘 맞는걸... 후후
처음엔 사장님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더 자유스러워 보인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사장님 보다는 조금 가볍고 cool~하게 느껴지네...
그리고...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낮설게 느껴지지 않아~ ^^a
그래서 내가 더 경계를 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어~!
움... 사실 나도 많이 놀랐어...!
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와 같이 지내는걸 허락한건지...
아무래도...
항상 똑같은 생활이 조금은 지겨웠었나봐...
무의식 중에 새로운 경험이 하고 싶다는 내 의사를 반영한건지도 모르겠어...
아니...
어쩌면 사랑이라는게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들어!
그 사람... 느낌이 굉장히 설레이거든... ㅋㅋ
이런 말을 쓰고 있는 내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하핫a
하지만...
앞으로 어떤 감정으로 그 사람이 다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미리부터 걱정하고 고민하지 않으려고...
어차피 이렇게 된거...
남은 휴가를 그런 고민들로 망치고 싶지 않거든... ㅋㅋ
이제부턴 내가 아닌 나로 휴가를 즐기고 싶어!
그리고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내 감정대로 내 느낌대로 그렇게 보내고 싶어...
내 일생에 단 한 번 있을까말까한 이 일탈을 즐기고 싶어...
정말로...
시아는 다이어리를 덮고 누워 설레임에 두근거리는
자신을 느끼며 스스륵 잠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