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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60분 모브한지

“저, 한지 분대장님. 잠깐 시간 괜찮으십니까?”

월 마리아 탈환을 미리 기념하는 회식이 끝나고, 모블릿은 조용히 한지의 방에 찾아와 말했다.

“응? 지금은 좀 한가한데. 왜?”

“아 그냥 분대장님이...제 모습을 그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그림 잘 그리십니까?”

“그림? 거인 해부도는 많이 그려봤지만, 사람을 그려본 적은 거의 없어서 잘 모르겠네. 일단 앉아봐! 그려줄게. 근데 갑자기 왜 널 그려달라는 거야?”

“예? 비밀입니다...”

한지는 ‘비밀이라니, 그게 뭐야’하고 피식 웃더니 모블릿을 앉히고 펜을 들었다. 엽서 뒷면에 모블릿을 그리며, 한지와 모블릿은 내일 작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렵지는 않니?”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입니다. 그래도 조사병단엔 유능한 병사가 많지 않습니까. 늘 그랬듯 자유를 향해 나아간다면 내일 작전도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분대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하하. 유능한 병사가 많다니. 그래, 우리에겐 최고의 단장인 에르빈과 인류최강 리바이, 그리고 강력한 거인이 에렌이 있으니 말야.”

한지는 어느새 그림을 완성하고 모블릿에게 건네주었다.

“자! 초상화는 처음 그려봐서 잘 그린건지 아닌지 모르겠네. 내일 작전...꼭 성공하자!”

모블릿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펜을 들었고, 한지가 그려준 엽서 뒷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모블릿!”

베르톨트가 초대형 거인으로 변하자, 강한 열풍이 불어 모블릿과 한지를 날려버렸다. 이윽고 커다란 파편이 둘에게 날아왔다. 모블릿은 본능적으로 한지를 우물로 던졌으며 그렇게 파편을 맞고 숨을 거두었다.

월 마리아 탈환 작전은 수많은 병사의 희생으로 결국 성공했다. 한지는 모블릿의 시신을 발견하고, 어제의 대화가 떠올라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시신을 정리하던 병사가, 모블릿의 제복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한지에게 건넸다.

어제 한지가 모블릿에게 그려준 모블릿의 초상화였다. ‘이걸 품에 지니고 죽은 거야?’라고 생각하며 한지는 엽서를 찬찬히 살폈다. 그런데, 뒷면에 모블릿이 남긴 글이 있었다. 모블릿의 유서였다. 한지는 붉어진 눈으로 유서를 읽기 시작했다.

“분대장님, 지금 이걸 읽고 계신다면 전 아마 죽었을 겁니다. 전 어떻게 죽었나요? 허무하게 죽은 건 아니겠죠? 적어도 누군가를 구한다거나, 거인을 토벌한다거나...의미 있는 죽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탈환 작전 전날 밤 분대장님에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한 이유가 궁금하십니까? 전 그저 제가 죽어도 분대장님이 절 잊지 않았으면 해서, 그래서 제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분대장님이 제 얼굴을 잊어버릴 것 같아서요. 분대장님은 조사병단의 유능한 병사가 에르빈 단장, 리바이 병장, 그리고 에렌이라고 말씀하셨죠. 제 생각은 다릅니다. 한지 분대장님은 언제나 절 이끌어주셨습니다. 저에게 가장 유능한 병사는 분대장님입니다.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못다한 이야기를 더 하고 싶습니다. 저 대신 자유를 실컷 누리다, 천천히 와 주세요. 그럼, 안녕히...”

한지는 피로 붉어진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더 신경 써서 그려줄 걸 그랬네. 이제 나에게 남은 넌 이 그림 한 장이 전부니까...모블릿, 네 죽음은 헛되지 않았어. 네가 날 살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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