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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네요 엄마

쓰니 |2021.03.09 06:04
조회 19,032 |추천 171
올해 25살이구요
어디가서 제 애기할데도 없고 지치기도 하고, 여기에다가 엄마 생각이 요즘 너무 들어 이야기를 풀고자 해요.

저는 1남1녀 둘째 장남이에요. 예전에는 6명이 같이 사는 대가족이었지만 현재 할머니, 아버지, 아들인 저까지 3명이서 살고 있고, 엄마랑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누나는 서울에 따로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랑 엄마는 늦게 결혼 하셨습니다. 나이가 좀 있으셨던 엄마는 제가 어릴때부터 정신이 좀 안좋으신 분이셨는데, 사촌동생이랑 제방에서 자면 동생한테 고추 만지지말라, 옷도 특이하게 입으셨고, 주변 아저씨들한테 오빠라 그러시고, 흔히 동네에선 속된 말로 '정신나간 여자다' 그러셨어요. 가끔 제 친구들이 길에서 보이면 500원, 1000원주시며 뭐 사먹으라고 돈을 주셨는데 어린 저는 창피했었죠. 왜 돈을 주냐고. 주지말라고 x발! 울면서 엄마한테 감히 욕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엄마는 그런 저한테 훈육은 절대 못하시는 성격이셨어요. 자식 사랑이 너무 많으셨거든요. 누나랑 저만 항상 생각하셨습니다.


이렇던 엄마가 제가 중3이 되던 시절 아침에 밥차려달라고 엄마한테 일어나마자 외첬는데(죄송합니다..밥줘를 외치던 철없던 아이였습니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부엌으로 가보니 쓰러져 계셨습니다. 전 잠드신줄 알고 깨우려 했지만 엄마는 평소에 안쓰던 이상한 옹알이를 하셨어요. 어린 저도 이건 뭔가 이상하다싶어 2층에 계신 할머니를 급히 불러 확인해보니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곧이어 119에 신고해 응급차가 오고 어머니를 실어가셨어요. 전 엄청 울고 있었구요. 할머니는 일단 저보고 학교에 가라 하셨습니다. 복잡한 생각에 친구들이 새로나온 롤이나 하러 피방가자(중2~중3때 생겼던거 같습니다.)는 말도 무시한 채 엄마를 보러 기독교병원이란 곳에 갔습니다. 거기서 8인실 병실에 엄마는 누워계시다가 절 보시곤 '우식아!'라고 어눌한 목소리로 부르셨어요. 제 이름 은 우식이가 아니어서 옆에 간병중인 누나와 할머니한테 물어보니 엄마의 남동생 이름이라더군요. 근데 엄마께서 계속 어눌한 목소리로 말하시길래 '할머니. 엄마 왜이래요? 어디가 아픈거에요?' '뇌출혈이랜다..아이고..못살아..'

전 살면서 뇌출혈. 이 단어를 이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 병이 골든 타임(5분 이내에 조치)를 놓치면 안되는
아주 무서운 병이란 것을요.엄마는 골든 타임을 놓쳐 반신 마비가 오셨어요. 원인은 스트레스. 온갖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하더군요. 전 불효자입니다. 효도도 못하고 어머니를 보낸지 5년째군요. 제 고등학교 졸업식 2월12일.. 저한테는 엄마가 하늘의 별이 되신 날입니다. 죽기전까지 옆에서 간병한다는 핑계로 잠을 골골 자던 저를 ' 학교가야지 우식아' 하면서 깨우셨던 게 너무 슬프게 다가옵니다.

친구들 집에 놀러가서 친구네 어머니가 해주신 만둣국을 먹다 저도 모르게 운적이 있어요. 친구네 어머니는 '어머, 애 왜 우니 ..??' '아..정말 맛있어서요..' 하고 대답하였죠. 엄마가 해주신 밥.. 이젠 못 먹거든요.. 엄마.. 여전히 보고싶어요. 저 군대도 씩씩하게 전역했고요. 여자친구는 잘 안생기네요 . 제가 숫기가 없잖아요. 누나가 저 홀애비로 안만들거래요. 하하 결혼하는 모습도 나중에 꼭 보여드릴게요. 잘 계시죠?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서 효도 꼭 하고싶어요 엄마. 너무. 보고싶어요.....
추천수171
반대수1
베플화이팅|2021.03.09 15:43
앞으로도 가끔씩, 아니면 생각보다 많이.. 어머님이 계속 생각나실 거에요.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은 있을 땐 당연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없을 땐 참 사무치게 그리운 법이니까요. 저도 종종 생각해요. 부모님이란.. 나라는 사람을 아무 조건 없이 가장 많이 사랑해주는 존재였다고. 이 당연한 사실을 계실 땐 왜 몰랐을까 싶고 떠올리다보면 못 한 행동만 생각나고 그렇더라고요. 저는 그냥 그럴 때마다 혼자 한바탕 울고 그랬었네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믿으세요. 잔인하게 들리실 수 있지만.. 처음엔 하루 종일 생각나던 게 이틀에 한두번으로.. 이런 식으로 줄어들더라고요. 현실을 바쁘게 살다보니 저도 오랜만에 부모님 생각이 들었어요. 툭하면 울고 그랬던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부모님을 잊거나, 그리워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그저 보여드리는거죠. 당신의 자식은 오늘도 이렇게 열심히..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다만 조금 힘들 때나 괴로울 때는 나이에 맞지 않게 울고불고 당신들을 찾을 수 있으니 너무 속상해하지는 마시라고 말이죠.. 힘내세요. 그리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베플주륵|2021.03.09 15:45
그때 잘했어도 후회는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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