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제 어머니는 이제 곧 50을 바라보시구요.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어머니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제가 비정상인건지 너무 고민입니다.
제 입장에서 편파적으로 쓰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이게 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읽어주시고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어머니께서는 학생 때 외할아버지를 여의셨고, 외할머니는 계속 병원생활을 하셔서
어머니께서 집안살림을 다 하시고 실업계고등학교를 다니시며 번 돈으로 생활하셨습니다.
그리고 졸업하자마자 어떤 사정으로 외가 쪽과 연락은 하지만
왕래는 하지 않으시며 지내오시다가 대가족인 아버지를 만나 20대 중반에 결혼을 하셨습니다.
2. 결혼을 하시자마자 언니와 저를 연년생으로 낳으시며 저희 할머니,할아버지와 살다가
분가하셨고,시댁에서 전혀 지원을 해주시지 않고, 아버지 벌이가 좋으셨던 것도 아니어서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반지하에서 생활하셨습니다. 그 때 그 집에 바퀴벌레가
너무 많고,햇빛도 안들고, 곰팡이도 많고, 좁은 집이어서 노이로제가 걸리실 정도였다고
하십니다. 심지어 저도 아기 때 몸이 안좋고, 제가 엄청 예민한 아기였어서 맨날 병원에
다니느라 힘드셨다고 합니다.
3.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쯤 아버지는 해외에서 일을 시작하셔서 그 때부턴 어머니께서
2,3년마다 이사를 다니시며 연년생인 언니와 저를 혼자 키우셨습니다.
독수공방에 외가도 없으시고 저희도 어릴적이라 어머니가 아마 많이 외로우셨을 겁니다.
제가 어머니 껌딱지였어서 화장실만가셔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애교도 많이 부려서
그나마 버틸만했고, 그래서 도망가지 못한 것 같다고 요즘도 말씀하십니다.
4. 초등학교 1학년 때 부터는 어머니께 많이 혼났습니다. 받아쓰기 60점 받고 맞고, 거짓말해서 맞고, 발로 밟힌 적도 있고, 대__봉, 효자손, 등등.. 많이 맞고 자랐습니다. 물론 잘해서 맞은 적은 없지만 그 땐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과한 체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5. 제가 어머니께 반감이 생긴 것은 초등학교 3~4학년 때 쯤 입니다.
항상 저는 1~2학년 때는 시험을 쳤다하면 100점만 맞았었습니다.
제 생각엔 그 땐 다 모든 아이들이 공부를 잘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어머니께서는 제 머리가 엄청 좋다고 생각하셔서 노력해서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사촌언니가 1살 차이인데 맨날 올백 맞았다고 고모가 온 가족한테
전화를 돌리셨습니다 ㅋ 아마 자식 비교 당하는거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셨던 듯합니다.)
그런데 3~4학년이 되면서 시험 과목 수가 상당히 늘어났었고,
저는 사실 공부에 흥미가 있는 아이도 아니었고 별로 하고싶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암기 과목에 약했기 때문에, 사회, 과학, 영어는 60~70점대로 맞았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공부를 잘하던 제가 성적이 바닥을 치니 시험만 봤다하면 짧게는
3-4시간, 길게는 2일 정도 계속 저를 혼내시고, 대화를 끊어버리셨습니다.
화가 풀리면 다시금 다정한 어머니가 되셨지만요.
그 때부터 공부가 더 싫어지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습니다.
저한테 일부러 틀리는 거 아니냐며 화를 많이 내셨고, 아니라고 해도 너는 그런것 같다고
몰아세우셨습니다. 언제는 시험끝나고 평균이 한 75점 정도여서 혼날 때
제가 "엄마가 맨날 혼도 크게 내고 , 일부러 틀린 거 아닌데 일부러 틀렸다고 하니까 힘들다"
고 했더니 아빠 넥타이를 목에 메시면서 " 엄마가 문제면 엄마가 죽어줄게 그러면"
이라고 하셨습니다.
6. 아버지가 어머니 몰래 돈 사고를 치시는 편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우시면서 아버지가 2천만원 날리신 이야기를
털어 놓으셨습니다. 저는 사실 잘 못알아들었지만, 어머니께서 저를 많이 어른스럽다
생각하셔서 저한테 많이 털어놓으셨습니다.
7. 초등학교 2학년 때 밤 10시에 엄마가 자라고 하셨는데 언니랑 로션 바르고 놀다가
로션 통을 엎어서 방 안에 로션 냄새가 진동을해서 어머니한테 엄청 혼나고
싸대기 엄청 맞았습니다. (원래 때리실 때 얼굴을 엄청 때리시는 편입니다. 요즘도 그러시구요)
8. 어머니께서는 어머니가 과거에 힘드셨던 이야기나 시댁에서 괴롭힌 얘기를 최소 2시간 정도
하십니다. 듣다가 매번 듣는 얘기라 지겹거나 2시간 넘게 듣고 있는게 힘들어서 건성으로 듣기
시작하면 듣는 태도로 2시간 또 혼납니다. 제가 공감능력이 좀 떨어지는 편이라
친구들한테 리액션 할 때 영혼 없다고 자주 얘기듣는 편입니다.
9. 아버지께서 운동을 좋아하셔서 맨날 주말에도 밖에 나가십니다. (중학교 이후로 가족끼리
놀러간 적이 없습니다. ) 그래서 출근 준비하는 아침에 아빠 여자생긴거 아니냐 라는 식으로
말씀하시길래 에이 무슨 아빠가 그렇겠냐 아니겠지. 라고 말하니까 아니어도 엄마 편 들어주면
안되냐며 그 아침에 뺨 때리시고 엄청 혼나고 늦게 출근했습니다.
10. 저는 아침 잠이 많아서 아침에 일어나면 예민해서 아무 말도 안하고 싶은데
제가 어머니 잘 때 쯤 10시에 퇴근하기 때문에 대화를 제가 출근 준비할 때 옆에 와서
말을 거시는데 제가 멀티활동이 안돼서 건성으로 대답하고 듣거나 짜증을 내면
또 그때부터 혼나기 + 뺨때리기 + 늦게 출근하기 이게 계속 반복입니다.
11. 저는 혼이 날 때 잘못한 행동이 무엇인지 말해주고 납득이 되어야 뉘우치는 편인데
어머니는 감정적인 편이라 화가 나면 손부터 올리시고 과거 잘못까지 꺼내어 말씀하십니다.
과거 얘기까지 나오기 때문에 한 번 혼나면 2-3시간정도 혼납니다
12. 중학교 1학년 때 시험이나 말한마디 잘못해서 어머니께서 기분이 나쁘면 혼내셔서
스트레스가 최고조로 올라 학교에서 시행하는 자살방지설문 조사에서 경고 단계가 나와
어머니께 자살설문 결과가 문자로 통보됐었습니다. 집에 가니 그거 뭐냐고 화를 내시길래
걱정 또는 위로가 아니라 혼만 나겠구나 싶어 OMR카드 마킹 잘못해서 잘못 나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까 "가지가지한다" 라고 하시더군요
13. 중학교 때 아버지가 이제 귀국하여 한국에서 돈을 버셨습니다.
두 분이 성격이 진짜 안맞으셔서 자주 싸우셨는데 부부싸움을 하시면
"X발" "야" "너" 등 서로 막말을 하십니다. 몸싸움을 해서 엄마 아빠 둘 다 피가 난 적도 있고,
아버지가 엄마 뺨을 때리신 적도 있습니다. 몸싸움은 물론 말렸지만,
중학교 때는 싸우면 울었고 조금 지나서는 말로 말려보고,
고등학교 때는 싸우는 게 너무 환멸이 나고 지겨워서 방에 틀어박혀있었습니다.
말릴 때는 둘 다 귓등으로도 안들어주더니 방에 틀어박혀있으니까
나몰라라 한다고 혼났습니다. 이런게 반복되다보니 부모님께 존경심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14. 제가 학생 때, 혹은 지금 친구랑 싸웠다거나 직원들이랑 갈등이 있어서 어머니께 말씀드리면
걔는 이런 생각으로 너한테 그렇게 했겠지, 너가 너무 예민하다, 니가 문제다.
등 제 편을 잘 안들어주시면서, 어머니가 저한테 하소연하는 건 편 안들어주거나 소홀히
들으면 난리가 나고 엄청 혼납니다.
15. 저희 집은 밥도 각자 따로 먹고 같이 먹다가도 자기 밥 다 먹으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각자 알아서 덜어먹고 그러는 편인데 다른 가족들이 서로 생선 가시 발라서 밥 위에 올려주고
그러면 전 너무 신기합니다.
16. 옷 입는 것부터 친구 만나러 가는 것 까지 간섭하시고 어머니 말대로 안 입으면 못나가거나
어머니께 미리 허락 받지 않은 약속은 취소해야합니다.
이래서 저는 이 집구석에 환멸이 나서 저 자신 말고는 아무도 신경쓰고 싶지 않고
이럴 바에 빨리 결혼해서 집을 나가고 싶습니다. 이런 화목하지 않은 집안과 결혼하는
남자가 불쌍해서 혼자 독립하고 싶은데 부모님께서 절대 허락을 안하십니다.
부모님이 고생하신 거 다 알지만 저도 평안히 살진 않았습니다.
저는 이런거 하나하나 누구한테 털어놓거나 혼낼 수도 없지만
어머니는 맨날 화내고 때리고 하시니 제가 더 답답할 것 같습니다.
키워주신 거 너무 감사하지만 고생하신 게 제 잘못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낳아달라고 부탁해서 나온 것도 아니고, 낳은 것에 부양의 의무를 지니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부모님이 나이드시면 부양의 의무를 다 할 것입니다.
제가 감정이 메마르고 배은망덕한 딸 인걸까요?
그렇다면 마음 고쳐 먹는 방법 좀 가르쳐주세요 저도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