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전력 60분, 진실을 확인해라, 꿈을 이뤄.

"..."

헉헉대는 숨소리가 덜컥 들려온다. 쿵쾅대는 심장과 거친 호흡에 반응하는 눈에선 눈물이 주르르 쏟아져 내렸다.

단언컨데 이것은 그가 원한 것이 아니었다.

...





"...이! 리바이!"

아, 엘빈인가. 반가운 목소리에 저는 몸을 틀어 차가운 공기에 차오는 따듯한 기온을 만끽했다. 온화해지는 기분이었다. 한 사람이 공간의 분위기를 바꿔 놓는 것은 사실인가 보다.

"으응. 무슨 일이냐."

"곧 월 마리아 탈환 작전인데, 컨디션은?"

"...딱히. 망할 피라미 녀석이 부상입은 몸으로 굳이 따라간다 설치지만 않아도 최상일 테지만."

월 마리아 탈환 작전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저는 얼굴이 확 구겨지는 것이다. 저 몸상태로 어딜 가서 뭘 한다는 건지. 그런 자신을 알아챈 엘빈의 얼굴도 억지웃음으로 잔뜩 일그러졌다.

"하하. 하지만 그게 내가 그토록 바래왔던 거니까, 이 정도는 이해해주기를 바라. 내 유일한 꿈이다. ...리바이 너야말로 조심해라. 인류최강이 힘을 잃으면 큰일이니까."

"변비 걸린 얼굴 하지 마. 엘빈, 난 알아서 내 몸을 챙길 수 있다. 사지는 멀쩡하단 소리야. 하지만 넌 어떻지? 너야말로 조심해야 한다."

"알겠어, 리바이. 이렇게 언쟁하는 것 보니 컨디션이 그리 최악은 아닌 것 같군. 들어가보겠다."

제가 인상 확 쓰며 달려들자 엘빈은 한 수 접어주었다. 유유히 방을 떠나는 엘빈을 한참 바라보다 이내 다시금 손을 바삐 움직여 마저 서류를 작성하는 저이다.

...꿈이란 건 대체 뭐지? 목숨까지 포기해 가며 그 이야기를 손이 넣어야 만족할 수 있는 건가? 모두를 죽여 가며 만들어내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

누군가가 떠나가는 풍경 속에서 꿈을 의논하는 모습은 암담했다. 그러면서도 굉장히 평범했다. 그리고 희망스러웠다. 바보같은 모순이었다.





"전원, 진격하라!"

들려오는 엘빈의 함성에 조금은 짜증이 났다. 동료들이 죽어나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진격만 외치는 꼴이라니. ...그렇지만 최선의 선택이란 건 알고 있었다. 이 처참한 세계에서 지금 희생자들을 챙길 수는 없었단 것 정도 이미 깨닫고 깨달은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저는 말을 힘껏 달려 벽의 구멍 쪽으로 진군했다.

"...! 도, 돌이 날아옵니다...!"

순간 희뿌옇고 둔탁하며 날쌘 물체가 옆으로 던져졌다. 젠장... 이건. 짐승거인이었다. 무자비하게도 돌을 던지는 그런 광경이었다. 꿈과 행복 따위 논하기에는 너무 각박한 상황이었고 지금은 생존이 절실했다. 끝없는 살육의 굴레에 몸을 던져넣은 저는 돌을 피하며 진군했다.

우리가 죽게 한 동료들의 심장의 떨림이 오묘하게 전해져왔다.

그리고 어제, 엘빈의 목소리도 귓가를 맴돌았다

'...진실을.'

모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은 더욱 박차를 가한다.

순간.

"!"

돌 하나가 자신 옆의 엘빈 쪽으로 정확히 날아오는 것이 시야에 잡혔다. 그때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무거운 의무감이었을까?

저는 재빨리 엘빈 쪽으로 방향을 틀어 돌덩이를 대신 맞았다.

"크윽...!"

아.

작은 돌맹이들이 온몸을 관통하며 몸에 박혔다. 주변은 화들짝 놀라 피투성이의 저를 바라보았다. 괜찮다, 라는 말이 왜 나오지 않을까.

"..."

이내 곧 돌들이 더이상 날아오지 않게 되었다. 아마 돌이 다 떨어진 모양이겠지. 저는 그렇게 온몸에 힘이 다 빠진 채 말에서 풀썩 떨어진다. 참담한 모습이었다.

"리바이...!"

곧 엘빈이 달려왔다. 꿈을 위해서라면 시체로 산이라도 쌓을만한 녀석인 줄 알았는데, 안 어울리게 황급히 달려오다니. 붉게 시야가 흐려져가는 눈으로 주변을 훑었다. ...죽고 싶지 않았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도 한계였다. 고통이 이렇게 무서운 적은 처음이었다.

잔뜩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저는 헉헉거렸다. 온 몸에 진이 다 빠져갔다.

"-른! -기를 가- 빨리-"

들리는 소리마저 흐릿해져, 이상하고 어두컴컴한 방에 혼자 있는 기분이었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1초 1초가 기꺼워진다. 쿵쾅대는 심장 소리와 거친 호흡과 함께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그래도 엘빈, 널 지키다 죽어 다행이다.

이런 건 그가 원하지 않겠지, 그리고 저도 이런 건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수긍해야 했다.

"진...실을..."

툭.

마지막 말을 끝내지 못한 채 심장소리가 느릿해져 갔다.

진실을 확인해라, 꿈을 이뤄.

이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었고 바친 심장들의 대가였다.





희망이란 감정에 애써 꿈을 끼워넣었다.

그래야 행복해질 것 같았다.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보같은 모순이었다.




진실을 확인했다. 꿈을 이루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
진짜 오글거리지만... 읽어줘서 고마워... 에루리에 미친 사람이 한번 써봤엉... 참고로 마지막 문단? 은 엘빈 시점! 난 다른애들거 읽으러 갈겡~~

추천수8
반대수0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