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숨을 내쉬며 꾸역꾸역 삶을 이었다. 내장은 터졌고, 과다출혈에다, 극심한 고통까지. 송장 몰골인데 말이지, 아직까지 살아있단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그렇게 그저 잠에 빠져드는 기분으로 죽어간다.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애초에 이상적으로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을텐데. 그 암전 속에서는 그저 책임을 덜게 되어 안심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후련한 느낌이었다.
누가 죽음이 고통스럽다 했었지? 그 말은 틀린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나 평온하고 고요한데. 고통이란 감각 따위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서히 현실과 망상을 구분할 수 없게 되어간다.
아. 암전이 잦아들었다.
곧 어린 시절에 제가 눈앞에 스쳐지나갔다. 분명 스쳐지나갔는데 그 스치는 시간이 참 길었다. 0.1초 정도의 시간이, 너무 길게 이어졌다. 정말로 그 정도의 시간동안 그것이 스쳤는지도 모르지만 그런 기분이다. 애초에 누가 이런 죽음 따위에서 실질적으로 논하는가? 기분에 치부하면 그만이다. 그렇기에 그저 화면에 집중했다.
어린 시절의 제가 계속해서 눈앞을 스쳐지나갔다. 주마등인가? 왜인지 가슴이 미어터질 것 같고 어질어질한 기분이, 이게 죽음인가 싶었다.
그리고 이곳이 어디인지도 까무룩 잊을 정도로 어린 나에게 동화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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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긴 교실인가.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는 중 문득 아득히 긴 뀸을 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참 이상하네.
'그래서 벽 밖엔 인류가 존재하지 않고, 거인들만...'
이상했다. 그저 손이 들려졌다. 그저 입에서 질문이 튀어나왔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선생님, 벾 밖에 인류가 없다니 정확하게 알아본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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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 에... 없다니... 게... 알아본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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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끝으로 영원한 암전이 찾아왔다.
반응 괜찮으면 리바이 사망로그도 가져와볼게... 못썼지만 많관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