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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빈이 사랑했던 마리를 닮은 드림 (3)


“..단장님, 왜 저를 보고 마리라고 부르셨었나요.”

신입의 첫 날의 첫 질문이 단장님을 당황하게 했을테지만 단장님은 이해한다는듯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옛 친구를 꽤나 닮았다. 그 친구는 주황빛 머리카락을 가지고있는데, 노을빛에 비친 널 보니 헷갈렸다. 혹시 기분이 나빴었다면 미안하다.”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이제 한지 분대장님께 보고서를 가져다 드리러 갈까요?”

“그래 그러지, 이다.”

단장님은 짙은 갈색 문의 반짝이는 금색 손잡이를 당겨 문을 열어주셨다. 분명 배려있는 행동이었다. 방금의 질문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하면서도 단장님이 문을 잡아주시니 가슴이 조금 두근거렸다. 이건 분명 부끄럽기 때문일것이다. 복도에는 나와 단장님의 발소가 울려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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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분대장님께 보고서를 갖다드린 뒤, 신입 환영회로 가던 도중 저멀리 밝은빛이 보였다. 겨울이라 해가 짧아 금세 어두워져 이미 깜깜한 밤이였만 창틈으로 새어나오는 희미한 빛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이다, 여기야. 어서와!”

“고마워 모블릿. 그런데 정말 나도 가도 되는거야? 난 신병이 아니잖아..”

“이다, 넌 오늘 심장을 바치는 조사병단으로 다시태어난거야. 어서 들어와. 그리고 환영회는 이 지역 조사병단 지부의 사람들은 대부분 오니까 이참에 얼굴 한번씩 봐두면 좋지!”

모블릿이 나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그에게 끌려 안으로 들어간 순간 밖과 대비되는 조명에 살짝 찌푸려졌다.

“저..미카사...그 빵 먹을거예요?”

“에렌! 진정해! 첫 날부터 싸우면 어떡해?”

“말리지마, 아르민! 저 말상이 나를..!”

“와아, 앞으로도 더 잘부탁해 크리스타?”


밖은 추운 겨울이고 식당은 꽤 넓었지만 가득찬 사람들로 따뜻한 온기가 돌았다. 그들의 활기참에 이 나라와 신께 바친 나의 심장이 남들에게 들리지 않을정도로만 살짝 더 빠르게 뛰었다.

“이다! 저 테이블로 가서 앉자. ..저기밖에 빈자리가 없어.”

모블릿이 볼을 붉히며 한지 분대장님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물론 빈자리는 몇 곳 더 있었다.

“와 이다, 드디어 왔구나! 아까 같이 올수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미케에게 보고서를 꼭 직접 줘야했거든. 일정이 빼곡한대다 설명해줄게 많아서 어쩔수 없었어..”

“괜찮아요 분대장님. 뭘 그런걸로요.”

“고마워 이다! 자, 그럼 우리 마실까? 사실 아까부터 목이 너무 말랐어.”

“이다를 위하여, 조사병단을 위하여!”

모블릿과 분대장님이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높이 잔을 들어올렸다. 잔들은 조명을 받아 반짝이며 상쾌하게 부딪혔다. 술은 조금 썼지만 끝맛이 기분좋게 달달했다. 한잔을 단숨에 마시던 분대장님이 문쪽을 바라보고는 외치셨다.

“어어어 리바이, 엘빈! 여기야—!”

“늦어서 미안해, 한지. 아직 자리 있지?”

“당연하지~. 어서 앉아! 모처럼 마시고 취할 기회가 왔는데.”

“망할안경.. 오늘은 제발 적당히 마셔라. 아님 곱게 취해서 곱게 들어가던지.”

“하하 리바이 걱정마~ 오늘은 딱 기분좋을 정도로만 마실게. 우선 빨리 마시자. 자, 빨리 앉아!!”

“쳇..네 놈은 아까 낮에 봤던 신병인가?”

“네! 이다 트라움입니다, 병장님.”

“그래. 너도 적당히 마셔라. 저 망할안경.. 분명히 오늘도 거하게 취할건데 부축해줄 사람이 필요하니까.”

“네! 적당히 마시겠습니다.”

이윽고 병장님과 단장님도 잔을 드셨다. 우리는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갔고 잔을 들었다. 신병들과 선임들이 떠드는 소리, 서로가 계속해서 잔들을 부딪히는 소리, 밖에서 들려오는 아주작은 풀벌레 소리가 추억을 만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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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너 머리카락 모양이 꼭 버섯같아ㅋㅋㅋㅋ 귀여우어 아 버섯하니까 생각난건데 나베 좋아해? 나중에 시내로 먹으러 나가자. 난 나베 좋아하거든~”

“망할안경.. 시끄러운 니 후배좀 챙겨라...”

“머ㅓ라고 이바이?? 모블릿이 뭐 어때서 그래~ 성실하고 일도 잘한단 말이야 너무 뭐라고 하지마ㅠㅠㅠ”

모블릿과 한지 분대장님은 잔뜩 취해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오늘도 거하게 취할거라던 병장님의 말씀이 맞았다.

“똥같은놈... 네 놈한테 기대한 내가 바보다. 엘빈, 넌 괜찮나?”

“...음..조금 취한것같아. 자꾸 웃음이 나네 하하ㅏ”

“그럼 이제 그만 들어가자. 밤이 깊었다. 이다, 넌 멀쩡한가?”

“네, 병장님. 괜찮은것같아요.”

“그럼 이녀석들 좀 데려다 주도록 하지. 엘빈이 그나마 멀쩡하니 넌 단장실만 가주면 된다. 저 망할 두놈들은 내가 데려간다.”

“네 알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병장님.”

“그래.”

“그럼 갈까요, 단장님?”

“그래.”


식당에서 나오니 이미 깜깜해진 뒤였다. 기분좋은 바람이 살짝 불어왔고 칠흙같은 밤하늘을 수많은 별이 반짝이며 수를 놓고 있었다. 단장님은 아무말 없이 밤하늘을 보며 걸어갔고 나는 묵묵히 옆에서 함께 걸을 뿐이였다. 계속해서 걷다보니 금방 단장실 앞에 다다랐다.

“단장님, 그럼 들어가세요. 내일뵈요.”

“..잠깐만, 보여줄게있어.”

뒤돌아 숙소로 가려하던 찰나, 단장님이 내 손목을 잡아챘다. 나는 그대로 함께 안으로 들어갈수 밖에 없었다. 단장님은 내 손목을 조심스레 놓더니 책꽂이 사이와 서랍을 뒤지기 시작하셨다. 살짝 열린 창문으로는 기분좋은 밤바람이 살랑 들어왔다.

“잠깐만 기다려줘..”

“네. 급하게 찾지 않으셔도되요.”

“아, 여기있다. 항상 보여주고 싶었어.. 오늘이 아니면 안될것같아서.”

단장님은 살짝 웃으며 오래되어 살짝 바랜 종이 몇장을 건내주시고는 책꽂이에 살짝 기대셨다. 뒷면에 비쳐 보이는 글자들은 정갈하게 적혀있었다. 종이를 뒤집자 그것이 편지라는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편지의 주인도.

[ 소중한 마리에게 ]

편지의 주인은 내가 아닌 마리였다. 단장님은 또다시 나를 마리라고 생각하고 계신 것 같다. 머리가 멍해져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해야할지 고민하며 한참을 편지만 보고있던중, 먼저 정적을 깬건 단장님이였다.

“나도 가정을 꾸리고싶었어. ..너랑.”



+두번째 사진 고화질로 만들어준 병사 땡큐ㅠㅠ
다음편은 2주쯤 있다가 올릴게! 시험기간이라서ㅠ

추천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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