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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넋두리 들어주실 분...?

ㅇㅇㅇ |2021.04.05 04:15
조회 32,443 |추천 116
여기 써도 되나 모르겠네요.. 30대 초반의 직장인 유부남입니다. 이 두서없고 긴 글을 읽으실 의향이 있는 분들은 어차피 힘들어도 이혼할 용기조차 없는 ㅈ밥의 넋두리임을 감안하시고 편안하게 감상해주세요.(이하 음슴체)


와이프를 만난 건 20대 초반이었음. 연애때는 쑥스럼도 많고 표현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착한 여자친구였음. 친구도 많지 않고 친한 친구 몇명만 사귀는 편이라 인간관계에 있어 신중해 보였고 씀씀이도 정말 알뜰해서 아마 결혼을 하게 되면 이사람이랑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음. 그리고 대학교 졸업 후 바로 취직을 하게 되었고 취직한지 1년 좀 넘어 바로 결혼하고 함께 살게 됨. 현재는 애기 둘 키우고 있음.

결혼 초기에는 원만했음. 부족했지만 아등바등 살려고 노력했고 어리숙했지만 어른스러워지기 위해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려 노력하며 살았으니까. 하지만 관계의 균열은 알게 모르게 생겼고 지금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틀어짐.. 나는 우리 부부사이가 왜 이렇게까지 된걸까 여러가지 측면으로 생각을 해봄.

일단 결혼은 양가 지원을 받지 않기로 처음에 얘기함. 하지만 나는 직장다니면서 적금 등등 모아둔 돈이 있었지만 와이프는 모아둔 돈이 없어 결국 처가댁에서 도와주심. 스드메는 거의 내돈으로 했고 대신 와이프가 싸게 알아봐서 가성비 좋게 해결함. 예물 예단은 일절 안했고 부부 커플링만 적당히 맞춤. 축의금은 부모님 안드리고 우리가 갖기로 함.(하객 70%는 신랑측)차는 거의 처가댁에서 해주시고 집은 회사에서 주는 사택이 있어 혼수를 나와 처가댁에서 반반 함.
나는 결혼 전 경제적 결정권은 와이프에게 주기로 함. 경제적 결정권이라고 언급한 이유는 월급통장 등등 생활비로 쓰는 거의 모든 통장이 내 명의이기 때문에 경제권이라 표현하는 데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임. 와이프가 인터넷/모바일 뱅킹에 밝지 않고 낯을 가려서 은행업무 보기를 꺼리다 보니 이렇게 된듯... 물론 내 생각이니 불편한 분들 생각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음... 암튼 결혼 초때는 용돈이 따로 없었음. 내가 살면서 필요하다 싶은게 있으면 와이프에게 물어보고 허락을 얻은 후 사용함. 거의 10%의 확률로 허락받는데 성공함. 보통 내가 지출이 필요한 부분은 직장선후배들과의 술자리나 담배 정도(현재는 금연 4년차) 혹은 점심식사 정도였음. 기본 생활을 영위하는 데 드는 비용(휴대폰비, 부조 등)은 생활비? 암튼 우리집 공금처럼 사용되는 내 월급통장에서 사용함. 딱히 취미생활도 없고 사람만나는 건 좋아해서 스트레스를 풀 방법은 사람들이랑 만나서 한잔하는 것 뿐이다 보니 지출 소요가 단순함.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 10%의 비율로 내 지출을 허락받았고 그나마 2~3%의 확률로 술자리 허락을 받았으니 내가 쓰는 돈은 크게 없음.
입사 초기에는 크게 힘들지는 않았음. 밥도 선배들이 대부분 샀고 일상 또한 심플해서 크게 돈 쓸일도 없었으니... 다만 점점 햇수가 차고 나도 승진을 하면서 돈 쓸 일이 분명히 생김. 그래서 작년 초부터 월 15만원의 용돈을 받기로 함. 많은 돈은 아니지만 받는다는 데 의의를 두기도 했고 와이프 말로는 남들 다 그렇게 받는다니까 잠자코 받기로 했다. 암튼 후배들이 많이 생겼고 나름 후배들과 사이 좋았던 나는 후배들이 고민거리가 있다고 술 한잔 하자고 부탁을 하는 경우가 점점 생김. 그리고 여느 직종이 그렇겠지만 승진을 거듭해도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좀처럼 줄지를 않음. 친한 입사동기나 선배들이랑 한잔하면서 이 스트레스를 분출하고 싶었음. 역시나 그때마다 와이프한테 허락을 매번 구함. 그러나 용돈이 문제가 아니었음... 걍 다 튕김..
와이프에게 직장생활은 대학교때 다닌 각종 알바가 전부였고 나보다 졸업을 1년 늦게하고 와이프 졸업하자마자 결혼해서 내조에 올인하겠다 선언함. 직장생활 안해본 사람들을 폄하하고 싶진 않지만 와이프는 내가 직장에서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이해하지를 못함. 상사가 빡치게 하면 바로 들이박고 할말 다 하면 되지 왜 속앓이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냐는 거임. 맞는 말임.. 내가 쳐맞는 말이겠지만... 그래서 왜 하루종일 만나는 사람을 굳이 퇴근하고 또 만나냐는 거임. 그래.. 집에서 혼자 하루종일 나만 기다리는 사람이니 내가 늦게 들어오는게 싫겠지.. 하고 존중함. 그래서 매번 와이프가 아프다, 부모님이 집에 오신다 등등 각종 핑계로 불참함. 하지만 사람들이 눈치가 개빠른지 와이프가 못가게 하는 걸 앎. 이제 직장사람들은 나한테 술먹자는 얘기도 안꺼냄. 와이프한테 이 얘길 했더니 센스가 부족하다며 와이프 두고 술마시러 나다니는게 정상이냐 함. 두달에 한번 부서 회식 말고는 참석한 건 거의 1년에 두번꼴임. 그 중에 한번은 ㅂㄹ친구들이랑 먹는거고.. 진짜 스트레스가 감당이 안되는데 취미생활도 맘대로 못갖게 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음.. 보통 술자리 빈도는 아직도 궁금함. 보통 이정도 먹음? 사람들한테 물어보질 못하겠음..
경제얘기 하다 딴 데로 샜는데 암튼 나는 작년 초 용돈을 쟁취했지만 커피값과 점심으로 다 나감. 와이프는 용돈을 모아서 선물을 사는 남편들의 미담을 소개하는데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음... 와이프는 용돈이 따로 없고 와이프가 결제하라고 하는 것들이나 송금하라는 것들을 내가 처리하면 되고 와이프는 친구들 한번씩 만나서 알아서 쓰고 옴. 많이 쓰진 않긴 함.. 모르겠음. 이젠 이 생활이 자연스러운데 빡침..

다음으로는 하루 일상을 되짚어봄.
- 아침 : 일어나서 애기들 씻기고 어린이집 보낼 준비 시키고 나도 씻고 옷 갈아입고 출근함. 아침식사는 안함.

- 출근 후 : 일함. 바빠서 연락을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연락하면 뭔가에 항상 화가 나있는 와이프에게 혼남.

- 퇴근 후 : 애기들 씻기고 놀아주고 틈틈이 설거지 등등 집안일 도와주고 야근하러 출근함.(업무 특성 상 야근이 권장됨. 의무는 아니며 눈치도 볼 필요 없지만 야근 안하면 다음날 업무 메꾸기 어려움. 야근수당은 보장.) 야근은 평균 8시반부터 11시정도까지 하며 아무리 일이 많이 남아도 그때는 꼭 퇴근하려함.

여유가 별로 없음. 취미생활따위... 주말은 거의 육아지옥에 빠짐. 와이프는 애기들 어린이집 보낸 후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지만 나는...? 그런거 없음.. 그러나 와이프는 항상 피곤하니까 짬날 때 나보고 다리를 주물러 달라 함. 이런 삶을 몇년을 살다보니 나는 그냥 돈벌어다주는 기계인가 싶음.
언젠가는 취미생활을 할 것을 권하길래 기타를 배우러 다녔으나 집에서 연습을 못하게 했으며 심지어 학원은 ㅋㄹㄴ 크리로 그만둠... 안놈안...

하루에 최소 한번은 싸움. 다른건 몰라도 이게 제일 나를 힘들게 함.
와이프는 내가 하는 얘기를 99프로 맘에 안들어함. 예를 들자면 경제관도 나는 투자를 통한 재테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와이프는 저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함. 나를 돈미새 취급하고 비난을 퍼부음.
내가 먹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운동을 할 시간이 없다보니 건강이 안좋아지는게 느껴짐. 그래서 내가 살을 빼겠다고 식단 조절 하겠다 하니 그럼 자기가 그걸 다 준비해줘야 하냐고 뭐라해서 그럼 다이어트 도시락을 먹겠다 하니 자나깨나 돈쓸 생각만 한다고 비난을 퍼부음.
내가 운전할 때는 옆에서 엄청 ㅈㄹ함.. 그러나 본인이 운전할 때는 내가 어떠한 감탄사라도 내는 순간 사자후가 돌아옴.
육아 할때도 많이 부딪힘. 사실 요즘은 이게 거의 70%정도 되는듯 함. 내가 애를 혼내면 애들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고 뭐라하면서 본인은 잘만 혼내고 내가 이걸 지적하는 순간 당연히 사자후가 돌아옴... 애들 앞에서 싸우면 안된다는 사람이 본인이 화가나면 망설이지 않고 분위기를 조져놓으나 내가 화를 내면 애들 앞에서 행동 조심하라고 함.
이제는 관계가 우리 힘으로는 회복이 안될 것 같다고 느낀 나는 부부클리닉을 다니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봤지만 돈이 아깝고 본인은 필요성을 못느끼겠다며 되려 내가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또 사자후를 날림..

진짜 이제는 너무 힘듬. 이혼하고싶다는 말을 하루에 수천번은 되뇌이는 것 같지만 못하겠는게 진짜 애들한테 상처가 될까봐... 예전의 나는 자존감 넘치고 활발한 사람이었는데 결혼하고 자존감이 거의 내핵까지 파고 듦. 게다가 욕구도 식욕밖에 안남음.. 성욕조차 사라짐.. 와이프는 섹스리스는 이혼사유라고 하니 관계를 자주 가져야 한다고 하나 나는 이젠 흥분조차 안됨.. 싸우는 것도 지긋지긋함.. 나도 물론 성격이 ㅈㄹ맞아서 와이프가 뭐라하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했지만 지금은 말도 섞기 싫음..

걍 어딘가 털어놓고 싶지만 털어놓을 데도 없어서 여기다 넋두리하듯 올림... ㅅㅂ 객관적으로 쓰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한 것 같지만 욕을 하든 위로를 하든 그냥 두서없고 긴 글 읽어줘서 감사함..


+ 이렇게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실 줄은 몰랐네요;; 와이프랑 좀 더 얘기해보고 풀어나가겠습니다. 이혼은 애들 생각하면 힘들 것 같아서 어떻게든 풀어나가는게 답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휴직하기 곤란한 직장이고 애들 아직 어린 5살 2살이라서 제가 혼자 케어해주기에는 애들한테 못할 짓이고 떨어져 살면 애들 보고싶어서 미칠지도 모르겠어서.. 어떤 분이 봉급수준을 물어보셨는데 연봉으로 봤을 때 세후 6500정도입니다. 용돈은 월 15이고요..ㅋㅋㅋ 박봉의 기준이 모호하니 와이프가 제게 주는 용돈이 얼마나 아까운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혼은 하지 않기로 제가 결정했으니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고구마를 선사해드려 죄송합니다..
추천수116
반대수4
베플신박하다|2021.04.05 17:05
예전에 마트에서 과자 한봉지에 울분을 토했다는 아저씨 봤다는 글을 읽었었는데 이 글도 참... 나도 여자지만 저건해도 너무 함. 내가 이만저만해서 그러는데 술 한잔하고 들어갈게ㅡ하면 너무 늦지말아라.하고 이해도 해줘야지. 자기가 직장생활을 모른다고 남편을 쥐잡듯 잡으면 어떤 사람이 버틸 수 있나ㅡㅡ 쓰니, 참자다 진짜 큰일나요.
베플까꿍|2021.04.05 04:59
읽는것만으로 글쓴이 마음이 이해됨, 아내이야기도 들어봐야겠지만, 세상좋은 남편에 아기들 아빠인건 맞네요, 안되면 남편분이라도 상담받아보세요, 혼자 속앓이 하는것보다 훨씬 좋아질거에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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