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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썰

제목 그대로임 오늘 내 첫 여자친구 생일임 그래서 오랜만에 과거 회상이나 하면서 썰 좀 풀어보려고
글 길어

나 중학교 여중 다녔는데 중2 때 있었던 일임
언젠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도 중2 1학기 끝나갈 쯤인거 같음 우리 학교 급식실이 1학년이랑 3학년 짝수 반, 2학년이랑 3학년 홀수 반이 같이 썼움
급식실에서 친구랑 잔반처리 줄 기다리면서 장난쳤는데 내 앞에 서 있던 3학년 선배를 친거임 나 되게 쫄보란 말야 개쫄아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얼굴 봤는데 조카 예쁜거 진짜 내가 태어나서 실제로 본 사람중에 제일 예뻤음 첫눈에 반한다라는 말을 여기서 이해를 했음 그 언니 이름표 보고 이름은 알았겠다 너무 친해지고 싶어서 내가 아는 SNS 다 뒤졌는데 그 언니만 안 나오더라 학교 가도 그 날 이후로 찾아 볼 수가 없었음

그래도 아는 선배들은 많아서 여기저기 수소문 해보니까 언니가 원래 긴생머리엿는데 숏단발을 했더라고 맨날 급식실에서 언니 찾고 그 언니가 5반이였는데 5반에 다른 아는 언니 본답시고 짝녀언니 보러가고 그랬음
한 달을 그렇게 지켜보기만 했나 슬슬 지치고 짜증이 나는거임 내가 맨날 5반 가니까 짝녀도 내 존재를 대충 알고 있겠다 싶어서 매점에서 후다닥 망고 주스 사다가 언니 밥 먹는데 가서 주스 내려놓고 친해지고 싶다고 소리 꽥 지르고 도망침 어디서 나온 용기였는지 지금 생각하면 죽어버리고 싶음

그 날 종례 때 언니가 나 찾으러 우리 반 온거임 나 그때 심장 진짜 터지는 줄 알았잖아 언니가 고맙다면서 과자 주는데 이때다 싶어서 언니 번호 따고 집 가서 언니한테 연락함 그러면서 친해져가지고 따로 만나서 놀기도 하고 같이 등하교도 하고 그럼 근데 문제는 언니랑 연락을 하면서 언니가 남친이 있다는 걸 알아버린거임ㅋㅋ..

나만 레즈지 언니 입장 생각 전혀 못 함 아무튼 남친 있는 마당에 고백이나 하고 차이자하는 심보로 저녁에 고백했는데 역시나 차이고 사이도 멀어짐 그렇게 여름방학함

여름방학 끝나고 학교 가니까 1학기 때는 그렇게 보이지도 않던 언니가 자꾸 보이는거임 복도에서 마주쳐 급식실에서 마주쳐 보건실에 하다하다 체육 겹치는 시간도 많았음 난 맨날 언니 피해다니고 그랬는데 어느날 언니한테 먼저 연락이 온거임 본인은 나랑 놀러 다니고 같이 등하교 했을 때 너무 재밌었다고 다시 그렇게 지내면 안되냐면서 나만 괜찮으면 전처럼 지내고 싶다는거 난 아직 언니 좋아하니까 언니가 그렇게 말 하는데 누가 싫다그래 당연히 좋다 그러고 또 연락 하고 같이 다니고 그랬지
주말에 언니랑 같이 영화보고 카페가서 수다 떠는데 언니가 갑자기 자기 헤어졌다고 그럼 난 속으로 ㅈㄴ 환호하고 자지러지고 난리 생쇼를 함

근데 언니가 그 말을 하고 나서부터 뭔가 하는 행동, 말투가 약간씩 달라지더라? 사람이 촉이라는 게 있잖아? 뭔가 나한테 하는 행동이 썸 탈때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야 아프다 하면 약 사다주고 뭐 먹고 싶다하면 사주고 전에는 안 기다려주던 방과후도 기다려서 같이 하교 해주질 않나.. 그렇게 두달? 간 보다가 언니 방과후 끝나는거 기다리고 같이 집 가는 길에 내가 그냥 고백함 아직 언니 좋아한다고 그랬더니 언니가 왜 이제야 말 해주냐면서 자기도 내가 좋데 나 때문에 본인 여자 좋아하게 됐으니까 책임지라는거임 그래서 사귐 사귀면서 딱히 달라지는 건 없었음 똑같이 시간 나면 따로 만나서 놀고 학교 쉬는시간에 내가 맨날 언니 보러 가고 서로 방과후 기다려주고 가끔 집 비는 날 있으면 언니가 와서 밥 해주고 진짜 너무 행복했음 싸운 적 한 번 없고 서로 연락 문제니 뭐니 그런거로 서운하지 않게 하고

언니가 고등학교 갔을 땐 내가 중3이였으니까 서로 바쁠 시기에도 시간 나면 연락해주고 만나고 그랬는데 언니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된거임 그래서 헤어졌음 싸운 적 없고 정말 잘 만나고 있는데 설마 이사가서 헤어질 줄이야 언니 이사 간 후에도 가끔 연락 했는데 어느 순간 끊기더라 그렇게 언니랑 1년 반 만나고 너무 슬프게 헤어짐
너무 좋았어서, 아직 서로 좋아하는데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게 너무 속상해서 며칠을 펑펑울고 밥도 꼬박 안 먹고 그랬는데 헤어지고 며칠 있다가 집으로 택배 하나가 온거임 내가 좋아하는 과자랑 젤리 잔뜩 있고 안에 편지 하나 들어있었는데 언니가 보낸거였음 그 편지 읽고 엄청 울었잖아 아직도 그 편지 한 문장이 정확히 기억이 남

"여태 사람 만나면서 이렇게 행복한 적 없었는데 ㅇㅇ이(내 이름) 덕분에 행복한 연애가 뭔지 알았어. 고마워 좋아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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